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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 연재소설

삼국지(三國志) (250) 조조의 고민, 애타는 장송

작성자정해민(뉴저지)|작성시간21.01.16|조회수224 목록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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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三國志) (250)    조조의 고민, 애타는 장송 

한편, 허창의 조조는 서량의 마초를 진압하고 돌아온 뒤에 깊은 고민에 잠겨 있었다. 
그것은 계속된 전쟁으로 인해, 자신의 병사들의 피로도가 극심한 지경에 이르렀고, 점령지 백성들의 민심 위무를 비롯해 살펴 보아야 할 일이 산적한 데다가, 전쟁으로 인한 재정이 급격히 줄어든 탓이었다. 그리하여 조조가 근정전 앞에서 서성이고 있을 때에, 모사 정욱이 시종에게 보고서를 잔뜩 들려 나타나, 

"승상, 저것들은 서벌(西伐) 당시에 잃은 군마(軍馬)와 군량(軍糧) 목록입니다. 승상께서 확인하십시오." 
하고, 산적한 보고서를 가르키며 아뢰었다. 그러자 침울한 표정을 거두지 아니하던 조조는 들려온 목록을 한번 쓰윽 살펴보고 나서, 
"저리 많은가 ?" 
하고, 반문하였다. 그러자 정욱이 한숨을 한번 쉬면서 말한다. 

"조홍과, 하후연, 조인의 부대는 사상자가 절반이 넘고, 청주, 병주, 서주의 세금도 바닥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주공...이번 전쟁으로 팔 년동안 모아온 군량의 칠 할을 잃었습니다." 

"음 ! ... 손실은 크지만 멀리 내다 본다면, 얻은게 훨씬 많네. 우선, 서량의 마등, 마초 부자의 시름을 덜게 되었고, 또, 서량 팔 군(八郡)을 얻게 되었네. 서량은 추운 땅이라, 준마와 용사가 많이 배출 되지, 우리가 중원을 점거한 지도 10년이 됐지 ?" 
"네," 
"그런데 우리 군대가 무기력해져 가니, 서량의 군마들로 군영을 보충해야 해," 
"예, 옳으신 말씀입니다만, 서량은 동탁시기 이후, 마씨 부자가 점거하다가, 이제 갓 넘어온 지라 민심은 물론이고 농토가 흉흉해 세금도, 징집도 순조롭지 않게 될 겁니다." 
"음, 그러나 지금부터는 세 가지만 집중하게." 
"세 가지라니오 ?" 
"첫째, 양민(養民), 둘째, 개간(開墾), 셋째, 휴전(休戰)." 
"네, 자세히 말씀해 주십시오." 

"서량은 본디 척박한 땅 인데 다가, 계속되는 전쟁과 한파 까지 겹쳐, 백성들 삶이 더욱 힘들어졌을꺼야. 명을 전하게, 서량의 모든 주둔군은 필히, 군량을 현지에서 자경하여 조달 하고, 백성들에게 좁쌀 한 톨, 건들이면 참한다, 그리고 장안 군량고의 모든 군량을 이재민들의 구제에 사용한다. 그리고 서량 팔 군의 백성들 세금을 이 년간 면제하니, 이것이 양민이네. " 
"아 ! 알겠습니다. 다음은 요 ?" 
"상장군 우금을 보내, 노약자들을 몰고가, 서량의 황무지를 개간토록 하게, 지원자에게는 금전과 음식과 공물을 내린다. 첫 삼 년은 모든 수확물은 자신이 가지며, 삼 년 후에는 삼대 칠로 나누어, 삼을 군량으로 쓴다." 
"하 ! 좋습니다. 셋 째는 요 ?" 
"현재, 우리가 보유한 중원 사개 주와 서량의 각 지역들은 사방으로 수 천리에 달하지만, 군사들은 계속된 전쟁으로 이미 극도로 지쳐있다. 그러니 이제는 휴전을 하면서 병사들의 훈련에 힘쓰고 군량과 군수품을 축적해 우리의 역량이 강성해졌을 때, 남벌을 하겠다. 이는 이른바, 남을 이기려거든 자신이 먼저 강해져야 하는 것을 실현에 옮기는 것이네." 

"아 ! 승상 !... 관련 대신들을 소집해서, 말씀하신 삼대 계획을 시행하겠습니다." 
정욱은 조조의 탁월한 삼대 계획에 대한 소상한 설명을 듣고, 감탄해 마지 않으며 대답하였다.  
                    ... 
조조가 이런 명을 하달한 뒤, 그 자리에서 서천의 유장이 사신과 함께 많은 공물을 보내왔다는 보고를 받게된다.   
"서천의 유장은 유비와 한 통속 아닌가 ?.. 황친을 자처하면서 왕래가 없었는데, 무슨 꿍꿍이가 있어, 공물과 사신을 보내온 것일까 ? " 
"사자가 별가(別駕: 각 주(州) 자사(刺史)의 보좌관) 장송이면, 그 자는 유장의 측근이자 심복이면서 사대부들 중에서도 세력가입니다. " 
"유장이 대체, 무슨 속셈이지 ?...무슨 부탁인가 ?..아니면 속임수 일까 ?..." 
"승상 ! 어찌 되었든 장송을 일단 만나보시죠." 
"아니 !... 만나지 않겠네, 장송에게 며칠 기다리게 하고, 일단 역관에 묵게 하게." 
조조는 그 말을 끝으로 안으로 들어가 버린다. 
"네, 알겠습니다." 
       ... 
조조와 화해를 조성하여 서천을 지키려고 자진해서 허창으로 온 장송은 정욱의 안내로 역관에 들어 하루, 이틀을 보내면서 조조와의 면담을 애타게 기다렸다. 
그러나 삼일 째가 되어도 조조는 자신과의 면담은 커녕, 안위조차 전혀 관심이 없는 것이 아닌가 ? 
그리하여 장송은 뇌물을 주고 사람을 시켜, 조조의 동행과 면담 성사여부를 알아오게 하였다. 그러나 돌아온 심부름꾼은 조조가 아직은 만나 줄 수 없다고 하는 것이 아닌가 ? 

"뭐라구 ? 오늘도 시간이 없으시다구 ?" 

"네, 오늘은 승상께서 아드님 돌잔치가 있어, 만나실 수 없습니다. 승상께서 양해를 구하셨습니다." 

"뭐야 ? (승상이 나이가 몇인데, 아들 돌잔치를 ?...하긴, 조조는 처첩을 열둘이나 둔 색골이라더니..) 어린 아들의 생일잔치 때문에 감히 서천에서 온 특사를 홀대해 ? " 
장송은 심부름꾼에게 손가락질을 하며 불만을 표시하였다. 
"아 ... 대인께서 양해하십시오." 
심부름꾼은 그 말을 남기고 물러가 버린다. 

"헛 참 ! 듣기론 조조가 도량이 넓고, 인재를 중시한다더니, 헹 ! 이제 보니, 헛소문이었구만 ! " 
장송은 독백을 하듯이 혼잣말을 중얼거리며 자신을 만나주지 않는 조조의 처사를 비난하였다.  
그리고 이번에는 정욱에게 사람을 보내, 조조와의 조속한 면담 성사여부를 부탁하게 되었다. 
부탁을 받은 정욱이 승상부로 조조를 찾아갔다.  

"승상, 오늘이 벌서 닷새 째입니다. 역관지기 말로는 장송이 술김에 성을 내고 불만으로 가득차, 승상의 홀대를 원망하고 있다고 합니다. " 

"우리가 홀대했으니, 원망을 듣는거야 당연하지," 
조조는 당연한 조치에 당연한 결과란 듯이 피워놓은 숯불만 불젓가락으로 툭툭 건드리며 대답한다.  
"하 ... 익주는 천 리 길이라, 어렵게 온 것인데, 우리가 이렇게 홀대하면 승상에 대한 존경심이 식어 버리지 않겠습니까 ?  유장은 그래도 한 지역의 제후인데요 ..." 
정욱이 이렇게까지 말하면서, 조조가 서천의 특사로 온 장송을 속히 만나주기를 간청하였다. 
그러자 그 말을 들은 조조가 순간, 정욱을 쏘아본다.  

정욱은 조조의 매서운 눈길과 마주치자 순간, 움찔하였다. 
(이크, 주공의 심사를 불편하게 했나 ?...) 
그러나 조조는 금방 다시 숯불로 눈길을 주면서, 
"음 !...정대인께서 이렇게까지 부탁을 하니, 내가 내일쯤은 만나주어야 하겠군." 
하고, 정욱을 잔뜩 추켜세우면서 말하는 것이었다. 그러자 갑자기 조조가 자신을 추켜 세운 것에 부담을 느낀 정욱이 

"하 !... 승상 ! ..." 
하고, 사심이 없음을 간접적으로 표현해 보였다. 그러자 조조는,  
"방금 그 자를 위해 한 말이 아니었던가 ? 그래서 답했거늘, 어찌 속히 가서 전하질 않나 ? " 
하고, 뭔가 정욱의 처사에 못 마땅한 표정을 짓는다. 그러자 정욱이, 
"소신은 승상의 의중을 모르겠습니다." 
하고, 대답한다. 그러자 조조가 한 손에 불젓가락을 든 채로 정욱을 정면으로 응시하며 묻는다. 
"듣기론 허창의 관리들의 기품이 떨어졌다지 ? 십년 전 낙양처럼 말이야." 
"어, 어 ..." 
정욱이 조조의 질문을 받고, 쩔쩔매었다. 

"보통, 외지의 관리가 들어오면, 고관들이 뇌물을 받는다던데 ?...혹시 자네도 장송한테 뭣좀 받은게 아닌가 ?" 
조조는 불젓가락으로 정욱을 가리키며 물었다.  

"아, 아, 아 !...정욱은 그런 놈이 아닙니다. 승상 ! 의심을 거둬 주십시오 !" 

정욱은 선채로 보고를 하다가 그 자리에 꿇어 엎디면서, 머리를 조아리며 몸을 <벌벌> 떨었다. 
조조가 엎디어 떨고있는 정욱을 내려다 보며 입을 열었다.  
"으하하하핫 !...농담 좀 해 봤네 ! 하하하하하 ! ..." 
그러면서 정욱이 고개를 들자, 

"정욱, 정말 자네는 순진하구먼, 응 ?... 하하하하하 !..." 
하고, 정욱을 내려다 보며, 호탕하게 웃어젖힌다. 

"승상, 순진한 사람 놀리지 마십시오..." 
"아, 하하하하...알았네, 알았어 ! 앞으로 자네한텐 농담을 않겠네, 장송을 만나지 않은건 그가 여기온 저의를 알수 없어서였지만, 이젠, 대충 알 것 같네. 허니, 내일 내가 만나보겠네." 
"아, 예 !,,, 그리하시도록 조치하겠습니다." 
정욱이 자리에서 일어나 조조에게 인사를 한 뒤 물러나간다.  
            ... 
다음날, 장송은 수레를 타고 조조의 승상부 앞에 당도하였다.  
그리하여 승상 알현을 고하니, 용모가 청백하고 눈이 또랑또랑한 이십 세 중반의 청년이 나와, 마중인사를 한다. 

"소인 승상부 주부 양수가 장대인을 맞이합니다." 
"승상께선 ? ..." 
"자, 드시죠." 
양수는 손짓을 해보이며 장송을 안내하였다. 

장송은 양수의 안내에 따라 조조의 앞에 당도하였다. 조조는 좌우의 시종이 시립한 가운데 의자에 몸을 비스듬히 기대고 눈을 감은 채 있었는데, 이는 어느 모로 보나 특사를 맞이하는 자세가 아니었다. 

장송이 조조의 모습을 보고, 잠시 난처한 모습을 보인다.  
양수가 눈을 감고 있는 조조를 부른다. 

"승상, 승상 ! 서천 특사가 왔습니다." 
그러자 의자에 비스듬히 기대어 턱을 괴고, 눈을 감고 있던 조조가 눈을 떠보인다. 
그 모습을 보고, 장송이 입을 열어 인사를 아뢴다. 

"아, 익주의 별가 장송이 승상을 뵈옵니다." 
그러자 장송의 보잘 것 없는 외모를 슬쩍 건너다 본 조조는 눈을 도로 감아 보이며 신통치 않은 대답을 한다. 

"자네가 바로, 익주 별가 정송인가 ? " 
"소인은 베풀<장>, 소나무 <송>, 장송입니다." 

조조가 자신의 이름을 잘못 알고 있는 것 같아, 장송은 자신의 이름을 정확히 아뢰었다. 
그러나 거만한 모습의 조조는, 
"아, 그럼, <정>이 아니라, <장>이었군." 
하고, 장송에 대한 관심이 예전부터 없었다는 표현을 해보인다. 그리고 이어서, 
"장 별가 ? ... 서천의 유장은 몇 해째 조정에 조공을 바치지 않다가, 갑자기...이유가 뭔가 ?" 
"예, 서촉에서 허창에 이르는 길이 험한 데 다가, 도적이 들끓어 방법이 없었습니다." 
그러자 조조가 눈을 번쩍뜨며 자리에서 몸을 일으켜 꼿꼿이 앉은 채로 따지듯이 묻는다. 

"무슨 헛소리인가 ? 내가 중원을 평정해서, 이제는 천하가 태평하고 백성들도 살 만한데, 무슨 도적이 있다하나 ?" 
"남쪽엔 손권, 북쪽엔 장로, 서쪽엔 유비 등의 삼인이 버티고, 군사가 수십 만이나 되다 보니, 어찌 태평하겠습니까 ?" 

"정송... 사자로 온 자가 어찌 예의도 모르나 ?  응 ?..." 
조조가 장송의 이름을 또다시 <정송>으로 부르며 손가락질을 하면서 따지듯이 말한다. 그러자 장송은 곧바로 이름부터 다시 한번 정확히 말한다. 
"승상, 저는 정송이 아니라, 장송입니다. 아뢰옵니다. 예의를 알기에, 천 리 먼길을 왔지만 역관에서 무려 엿새를 기다렸습니다..." 
"무엄하다 !" 
조조가 갑자기 벼락같은 소리를 내지르는 통에 장송이 깜짝 놀란다. 
장송이 이유를 몰라 어리벙벙한 바로 그때,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 조조는 그대로 내실로 들어가 버리는 것이 아닌가 ? 

이유를 모르는 장송은 자신의 군주 유장에게, 호기롭게 조조와의 동맹을 주선하겠다고 하며, 많은 공물을 싣고 천 리 길을 왔건만, 조조와의 초대면에서 박대를 당하고 보니, 속이 타들어가 버릴 지경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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