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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도(弓道)와 궁술(弓術)

작성자개똥이 開東夷|작성시간10.05.24|조회수440 목록 댓글 0

 

궁도(弓道)와 궁술(弓術)

 

 

 

한국 국궁(國弓)계에 “궁도(弓道)”가 맞는 말인지, 혹은 “궁술(弓術)”이 맞는 말인지 약간의 의견들이 있는 것처럼 보인다.

사실 나는 의견들이 있는지 견해차가 있는지도 모를 정도로 문외한이다.

아마도 일본에서 사용하는 “궁도”라는 왜색(?)의 표현에 대한 반발로 "궁술"을 주장하지 않나 싶기도 한데...

아직 활도 잡아보지 못한 사람으로서 오랜 경륜의 활꾼들 논란에 끼어들 주제는 되지 못하겠고..

그저 나 자신의 심심파적으로 궁도와 궁술의 뜻과 차이를 생각해 보면서 몇 자 적어보려 한다.

 

사전을 찾아보니...

 

궁도 [弓道] <명사> ① 궁술을 닦는 일. ② 궁술.

궁술 [弓術] <명사> 활 쏘는 기술. <동의어> 궁도(弓道)②.

라고 되어있다.

 

궁도와 궁술이 동의어로 표시가 되긴 하지만 정의 그 자체를 보니 궁술은 활 쏘는 기술이요 또한 궁도는 그 궁술을 닦는 일이라고 설명함으로써 약간의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사전을 찾아보기 전에 나름대로 생각해보았던 나 자신의 정의와 크게 다르지 않아 우선 안도하면서....

내 표현으로 궁도와 궁술의 차이를 얘기해 보자면 궁술이 꽃이나 열매라고 할 때 궁도라고 하는 것은 그 꽃이 피기까지, 혹은 열매가 열리기까지의 모든 과정과 방법론을 포함하는 전 과정이 아닐까 하는 것이다.

 

궁술을 논하자면...

활을 쏘는 목적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서 견해차이가 생길 수 있는 바..

만일 오직 맞히는 것만 목적으로 생각한다면 그 과정이나 방법이야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그저 잘, 많이 맞히면 대수다. 즉, 꿩 잡는 게 매고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는 것이다.

 

미국에서 활 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

첫째는 안전이다. 타인과 자신, 그리고 활과 화살의 안전 도모가 첫째 관심사다.

만일 다른 사람에게 상해를 입히게 되는 날에는 꼼짝없이 변호사를 사야 될 것이고 그러면서도 피해보상은 물론 상대방 변호사비용까지 지불해야하는 불상사를 면하기 어렵게 될 것이다.

 

둘째는 맞히는 것이다. 과녁을 맞히든, 짐승을 맞히든 맞히는 것이 목적인 것이다.

(물론 미국이나 어디서든지 그 외의 다른 목적을 가지고 활을 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첫째 목적을 만족시키면서 최단시간에 두 번째 목적을 달성하는 것, 그것이 내가 느끼는 서양인들의 활쏘기가 아닌가 싶다.

 

서양활, 특히 Compound Bow는 이 목적 달성을 위하여 그야말로 가능한 모든 방법들을 동원한 예가 아닐까 싶다. 게다가 초정밀 조준경까지 부착한 Crossbow는 진일보한 발시(發矢)도구 아닐까?

 

이런 경우라면 궁술이라는 표현도 무방하지 싶다. (물론 영어에서는 archery라는 말 밖에 없으니 굳이 구별할 필요도 없겠지만.... 하기야 궁도라는 말을 굳이 영어로 하자면 The way of archery라고 해야 할까?)

 

물론 잘 맞히기 위하여 기본자세를 올바로 배우고 익숙하게 익혀야 할 것이다.

그러면서 방법과 과정을 중히 여길 수도 있겠으나 그 모든 것들이 오직 잘 맞히기 위한 것일 뿐이라면 굳이 궁도라는 말이나 개념은 필요치 않을 것이다.

 

그러나 또 많은 사람들이 또 다른 생각에 아직도 소위 그 원시적인 활쏘기(Traditional barebow)를 죽어라 즐기기도 한다. 무언가 활을 쏘아 얻는 포획물만이 아니라 그 쏘는 과정에서 얻는 즐거움을 추구하기 때문이리라.

특히 생존과 수렵을 위하여 굳이 활을 의지하지 않아도 되는 개명천지 21세기를 살아가는 현대인으로서 또 다른 이유와 목적을 가지고 활을 쏘지 않을까?

 

궁도라 함은 궁술을 닦는 일이라 했으니 활 잘 쏘는 거 외의 다른 무언가도 목적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즉, 활을 쏘는 것은 점수를 따고 상을 타자는 것이나 혹은 짐승을 잡아 먹이나 가죽을 얻고자 함이 가장 급한 목적이 되겠지만 만일, 활쏘기를 통하여 몸과 마음을 닦고자 하는 공부의 목적이 있다면 궁술이라는 말보다는 궁도라는 말이 훨씬 어울리는 말이 아닌가 싶다.

 

그러기 위해서 예의를 배워야 할 것이며 자세를 바로잡아야 할 것이며 숨을 바로 쉬어야 할 것이며 바로 보고 바로 당기고 바로 놓아야 할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과녁을 적중하는 것도 기쁜 일이려니와 그 와중에 발생하는 몸과 마음의 정렬, 운기(運氣), 움직임.. 이런 가운데 발생하는 몸과 마음의 기능 향상 등을 도모하는 것 아니겠는가 하는 것이다.

 

사실 도(道), 술(術), 혹은 예(藝)라는 말은 우리가 흔히 겹쳐서 사용하기도 한다.

무술, 무도, 무예, 혹은 서예, 서도 등이 그렇다.

술이나 도와 달리, 혹은 비슷하게 그 훈련으로 인한 모종의 예(藝-기술과 아름다움?)를 도모한다면 우리는 무예, 서예 등.. 예(藝라)는 말을 붙이기도 한다.

아마도 무예를 뜻하는 영어단어인 martial art라는 말의 ‘art"도 그런 의미의 용도가 아닐까 싶기도 하다.

 

사람들은 생존의 필요성 때문에 어떤 목적달성을 위하여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나 몸놀림을 채용하게 된다.

우선 급한 것은 기술이다.

그러나 기계문명으로 대표되는 현대 문명의 발달로 인하여 우리는 옛날처럼 우리의 몸을 사용하지 않아도 되게 되었다.

삶은 편해지지만 그런 가운데 우리의 몸은 더욱 연약해지고 퇴화되고 있으며 그것은 육체적인 자아를 가지고 있는 우리를 불행하게 만들 수도 있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제는 어떤 자세나 움직임이 생존을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현대 기계문명에 밀려서 더욱 퇴화되고 있는 인간 자아를 더욱 조화로우며 건강하게 가꾸기 위한 필수적인 방법이 되고 있는 것이다.

 

나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생각해 보더라도 그것이 생존을 위한 필수적인 몸놀림이건, 혹은 퇴화되는 몸과 마음의 건강을 되찾기 위한 것이건 결국은 우리의 삶을 더욱 건강하고 아름답고 풍요롭게 가꾸기 위한 것이다.

그런 차원에서 활쏘기도 결국은 몸공부 마음공부에 다를 바 없다고 본다.

모든 공부가 그렇듯이 활을 쏜다는 그 과제 하나를 중심으로 몸은 마음을 따르기를 노력하며 마음은 몸의 속삭임에 귀를 기울이게 된다.

몸이 자유롭게 마음을 따르고, 마음이 또한 몸의 세미한 소리를 분명하게 듣게 될 때 그것이 몸과 마음의 일치가 될 것이고 그것이 생명의 약동이 될 것이며 그것이 또한 우리의 행복이 될 것이다.

 

활쏘기를 통해서도 결국은 마음 쓰는 법, 몸 쓰는 법을 배우고자 함이다.

다만 활을 잡고 화살을 날려 과녁을 추구할 뿐이다.

몸건강, 마음건강을 위하여....

 

 

 

후기:

먹고 살기 위하여 몸 놀릴 기회가 줄어들면 줄어들수록 더더욱 몸 움직이기를 힘써야 한다.

더구나 나이가 나이니만치 몸놀림을 하루라도 거르면 그만큼 굳어져간다.

끊임없이 몸짓을 해야 몸의 기능을 유지할 수 있는 지경에 이른 것이다.

그런데 그 몸놀림이 쉽지만은 않다.

동기가 분명해야 하고 계기가 있어야 하고 재미가 있어야 하고 끈기가 있어야 한다.

개인적인 형편으로 인해서 그 몸놀림을 지속하지 못하는 가운데 느꼈던 안타까움.. 초조함...

이제 그것을 국궁으로 좀 해결해볼까 하는 기대감을 갖는다.

어려서 전쟁놀이 이후 내 곁을 멀리 떠나버린 활쏘기지만 이제 중노년 내 몸놀림의 계기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활은 처음 잡아보는 것이지만 그것은 도구일 뿐.

결국 도모하는 것은 자세, 몸놀림... 거기서 빚어지는 몸공부 마음공부....

그런 마음에 몇 자 적어보았다.

 

 

 

 

 

 

후첨: 국궁교본 47페이지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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