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기적을 이뤄낸 나라다. 세계 10위권의 경제 대국, 절대 빈곤의 긴 터널을 스스로의 힘으로 빠져나온 나라. 그 자랑스러운 여정을 우리는 함께 걸어왔다.
그렇다면 묻겠다. 그 풍요의 시대, 장애인의 하루는 얼마나 따뜻한가.
배고픔은 줄었다. 그러나 사람은 배부름만으로 살아가지 않는다. 좋은 책 한 권을 천천히 넘길 때, 오늘의 세상을 신문 한 장으로 느낄 때, 마음을 울리는 이야기 하나와 조용히 마주할 때 — 그때 비로소 인간은 살아있음을 실감한다. 그 작고도 소중한 일상이, 많은 장애인에게는 아직 닿지 않은 먼 이야기다.
점자 도서는 여전히 부족하고, 오디오북은 낯설며, 문화시설의 문턱은 좀처럼 낮아지지 않는다. 지적 자극과 정서적 풍요는 특별한 혜택이 아니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누려야 할 존엄의 몫이다.
이제 복지의 언어가 달라져야 한다. 생존에서 삶으로, 지원에서 향유로. 장애인이 책을 읽고 세상을 느끼며 문화 속에서 자신을 발견하는 나라 — 그것이 진정한 선진국의 얼굴이다.
빵의 시대는 지났다. 지금은 마음을 채울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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