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unt Shasta 산행기, 5월3일 2024년

작성자Kenny|작성시간24.05.10|조회수141 목록 댓글 3

아침 5시 기상해서, 간단히 세면 후에 최동백 선배님께서 정성 들여서 만들어주신 북엇국에 밥 한 그릇 말아서 맛있는 아침 식사를 했다. 위에 자극적일 수도 있는 김치는 패스했다. 산행 중 추울까 봐 방풍과 방한을 위해 위아래 베이스 레이어, 미드 레이어 입고 그리고 그 위에 하드 셸 바지와 하드 셸 재킷들을 입었다. 날씨에 맞지 않게 너무 덥게 입어서 나중에 산행 중 후회하게 되었다. 정신없이 준비하고 KOA campground에서 Bunny Flat 트레일 헤드(6,950피트)로 모두 이동했다. 이번 원정에 오신 모든 분과 같이 기념 촬영을 마치고 오전 8:46쯤에 Helen lake 베이스캠프를 목표로 산행을 시작했다. 생각보다 맑고 따뜻한 날씨와 그리고 강렬한 햇볕에 산행 시작부터 덥고 땀도 많이 나서 당황했다. 이런 따뜻한 날씨를 제대로 숙지 못하고 옷들을 너무 겹겹이 껴입었다. 처음으로 고지대에서 시작하는 산행이기에 평상시보다 느린 속도로 진행했다. 물은 평상시 하이킹 때와 다르게 1리터만 지참하는 실수를 저질렀다. 원래 계획은 트레일 헤드에서 1.7마일 거리에 있는 Horse 캠프에서 물 보충하려 했지만, 다른 길로 빠지는 바람에 물 보충에 실패했다. 다음부터는 늘 하던 대로 물 2.7리터 지참하기로 마음속으로 다짐하며 계속 산행하다가 더워서 하드 셸 재킷을 벗어버리니 날아갈 것같이 시원했다. 그리고 신기하게도 산행 시작한 뒤 조금 지나니 기분도 상쾌해지고 모든 걱정과 불안들이 없어졌다. 산행 시작하고 2시간 후쯤인 오전 11:20경에 집행부에서 백팩을 가볍게 다시 싸고 3시까지 올라갈 수 있는 데 까지만 산행하고 철수하기로 결정했다. 모두 점심 먹고나서 배낭을 가볍게 준비하고 정오 12:10분쯤에 다시 산행을 시작했다. 고도 8,600피트 지점을 넘어서면서 가벼운 두통을 느꼈다 그러나 더 심해지지는 않아서 산행하는 데 문제가 되지는 않았다. 물이 점점 바닥을 보이기에 물을 아끼기 위해서 눈을 집어먹으면서 Helen lake를 목표로 계속 산행했다. 눈이 생각보다 맛있어서 놀랐다. Helen lake에 가까워질수록 경사가 심해지며 왼편으로는 눈이 많이 쌓여 있는 경사 70~80도의 높은 Casaval Ridge를 보며 위압감을 느꼈다. 원정 떠나기 전 이곳 날씨와 눈사태에 대해서 계속 주시하고 있었고 이곳이 예상외로 눈사태 다발 지역임을 알고 있었기에 긴장을 많이 했다. 만약 이 순간에 왼편에서 눈사태가 나면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생각도 해 보았다 하지만 지금 같이 지친 상태에서는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 그래도 만약을 대비해서 더욱 긴장을 유지하며 계속 산행하다 보니 심박수가 175 이상 오르기 시작하였다. 100보 정도 걸으면 오르던 심박수가 이제는 50보 그리고 조금 후에는 30보만 걸어도 175를 넘어갔다. 산행 속도를 조금 줄이고 30보마다 쉬다 가다 하면서 심박수 170 밑으로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니 산행 속도는 더욱 느려졌다. 지치고 힘들어하던 중에 뒤에서 LA에서 오신 유쾌하고 텐션이 높으신 Sarah 선배님이 노래를 부르며 힘차게 치고 올라오셨다. 쾌할 한 목소리의 선배님 노래를 들으니 나도 다시 힘이 나서 힘차게 산행을 이어 갈수 있었다. 이때부터는 일부러 속도를 내서 걸었고 느리게 걸을 때와 심박수의 차이가 거의 없었기에 속도를 올리고 계속 30보 걷고 쉬고 하면서 산행을 계속하였다. 이런 식으로 계속 가다가 고도계를 보니 어느새 고도 가 10,000피트를 가리키고 있었고 Helen lake도 더욱 가까워졌다.
조급해하며 조금 더 가다 보니 이제 하산할 시간이라고 밑에서 이성의 형님이 부르셔서 시간을 보니 이때가 오후 2:50분 정도 그리고 이곳까지 산행 거리는 3마일에 고도는 10,118피트였다. 조금만 더 가면 Helen lake인데 아쉬웠지만 그래도 미련 없이 즐거운 마음으로 하산을 시작하였다. 사라 선배님도 하산 소식에 즐거워하시면서 뛰어서 내려가셨다. 정말 대단하신 분이시다. 나중에 대화를 해보니 LA에서 매주 고도 11,000피트 되는 산으로 산행 다니신다고 하셨다. 짐 풀어놓은 8,500피트 지점까지 내려와서 에너지 충전을 위해 남은 음식물들을 섭취했다 그리고 버지니아에서 오신 존 선배님께서 눈 녹여 놓은 물을 나누어 주셔서 갈증을 해소하고 물 보충도 하였다. 만약 이 물이 없었다면 내려가면서 아주 힘들었을 듯했다. 배낭에 짐들을 싸고 다시 하산을 시작하였다. 하산 중에 윤정선배님과 시팅 글리세이딩 도 하면서 내려왔다. 선배님 글리세이딩 하는 장면을 비디오카메라에 담지 못해 아쉬웠다. 트레일 헤드까지 1.5마일 정도 남은 구간부터는 하루 종일 따뜻한 날씨 탓에 눈들이 많이 녹았는지 걸을 때마다 종종 눈 속으로 무릎 아니면 허벅지까지 빠지기 시작했다. 한 번씩 빠질 때마다 힘도 들고 기운도 같이 빠져서 매우 난감했으나 마침내 트레일 헤드 도착했다. 트레일 헤드에서 무거운 배낭 내려놓고 두 고문님과 다른 분들 기다리고 있으니 행복하면서도 많은 아쉬움이 몰려왔다. 모두들 무사히 하산하시고 그리고 나서 차를 타고 KOA campground로 무사히들 귀환했다. KOA Campground 도착 후에는 짐들 풀어놓고 옆에 가까이에 있는 이웃분들과 한자리에 모여 불상근 대장님께서 피어놓으신 모닥불 옆 테이블에서 라면, 누룽지, 떡국들 만들어서 저녁 식사하고 음료수와 맥주들 마시면서 즐겁고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즐거운 저녁 식사 후에 따뜻하게 샤워하고 잠자리에 들면서 힘들고 아쉬웠지만 행복했던 Mount Shasta 산행을 마무리했다.

이번 Mount Shasta 원정은 준비와 과정 모두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느낀 귀중한 경험이었습니다. 등반 그 자체로도 큰 도전이었지만 단순히 물리적 도전 이상의 것이었고 그리고 자연과의 교감이었습니다. 모든 불안과 걱정을 떨쳐내고, 대장님, 고문님 그리고 동료들과 한 걸음 한 걸음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그 순간순간이 삶의 진정한 선물이었다고 느꼈습니다. 비록 다음날 나쁜 기상으로 인해 등반 첫날 철수하기는 했지만 무모하게 자연에 맞서지 않고 순순히 물러나야 한다는 교훈을 얻은 소중한 시간들이었습니다. 이번 경험을 바탕으로 저 자신도 조금 더 성장했다고도 느끼지만, 그것보다도 저 자신을 다시 되돌아보았을 때 반성할 일들이 더 많았고 그리고 앞으로는 더욱 겸손해야 하겠다는 다짐도 해보게 됩니다.

Ken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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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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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Jade | 작성시간 24.05.10 자세히 잘 쓰셨네요. 잘 읽었습니다. 화이팅 !!
  • 작성자이성의 | 작성시간 24.05.11 👍
  • 작성자산사랑 | 작성시간 24.05.13 충분히 대리만족한 기행문 잘 읽었습니다. 인간의 도전이 자연과의 교감을 형성케 하는군요. 홧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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