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여산폭포【望廬山瀑布】-여산 폭포를 바라보며-이백【李白】
日照香爐生紫煙【일조향로생자연】향로봉에 해 비치니, 자색 안개 피어올라
遙看瀑布掛長川【요간폭포괘장천】아득히 폭포 바라보니, 긴 내가 걸려있구나
飛流直下三千尺【비유직하삼천척】날아 솟았다 바로 떨어진 물줄기 삼천 척
疑是銀河落九天【의시은하락구천】이것 혹 은하수 하늘에서 떨어 것 아닐까
기구를 보자
日照香爐生紫煙【일조향로생자연】향로봉에 해 비치니, 자색 안개 피어올라
이백이 천하의 명산인 여산에 올랐다. 그 여산 이곳저곳을 구경하다가 어느 한 깊숙한 골짜기에 멈춰 섰다. 그 곳은 어둑하였다. 어쩌면 무섭기까지도 하였다. 무엇인가 분명하지 않았다.
그런데 갑자기 햇빛이 비치니【日照】 드러나는 놀라운 광경이 있었다. 바로 향로【香爐】봉이었다. 이백 자신으로서는 정말 놀라운 발견이다. 해가 비춰서야 드러나는 곳이니 그곳은 아주 깊숙한 곳임을 알 수 있다
갑자기 이백의 눈에 들어온 아름다운 자연이 이백을 자극한 것이다. 다른 것과 확실히 구별되는 아름답고 신기한 것이었다. 그 봉우리는 모양이 향로처럼 생겼다. 지금껏 느껴보지 못한 신선한 느낌이다.
그리고 그 속에서는 물안개가 연기처럼 피어올랐다. 그 빛깔은 깊숙한 자색연기【紫煙】이었다. 이 순간 이백의 마음속에는 이 물안개가 향로에서 피어오르는 향불로 인식되는 것이었다. 특이하고 빼어난 자연물이 이백의 마음에 일으킨 심상이다. 그것은 신과의 교섭이라는 신비하고 숭고한 이미지였다
향불은 인간이 신과 접속을 시도 할 때 사용하는 의식 물품이다. 향기를 피우면서 사라지는 것이 현상계의 사람이 죽어 넋이 되어 정신계로 돌아가는 모습으로 비춰지는 것이다.
이때의 물안개는 향불이다. 따라서 작가는 물안개의 <생겨남>을 <피어오른다>고 표현하였다. 그렇다면 이 향로는 개인 차원의 작은 향로가 아니라, 이 세상 차원의 큰 향로다. 인간세계가 어떠한 염원을 안고 하늘에 향불을 피우는 것이다. 이백의 의식은 이러한 정신적 차원의 형상을 생각한 것이다. 여기서 이백 시의 정신 차원과 품격이 드러난다.
승구를 보자
遙看瀑布掛長川【요간폭포괘장천】아득히 폭포 바라보니, 긴 내가 걸려있구나
향로봉이라는 자연을 이러한 정신 차원에서 보게 되었다. 이백은 이제 더욱 가까이 다가가 향로봉 주위의 사물을 살피게 된다. 살피는 것을 <아득히【遙】 살핀다【看】>고 표현하였다. 여기서 <아득히【遙】>는 <관심을 가지고 세심하게> 라는 의미의 심리적 태도를 표현한 말로 생각된다.
이번에는 향로봉 아래로 흘러내리는 폭포를 보게 된다. 그것은 마치 긴 물굽이가 산에 걸려있는【掛】 모습이다. 일반적으로 물은 평지에서 흘러가는 것이고, 비는 하늘에서 떨어지는 법인데, 눈앞에 보이기로는 산에 걸려있는【掛】 것이다.
그러나 지금, 이백의 의식은 인간세계가 하늘에 지성을 드리는 목적으로 향불을 피워 제사를 지내는 것이다. 따라서 산에 걸린 물굽이는 그냥 작은 물굽이여서는 안 된다. 긴 강이라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작가는 긴 강을 떠올리는 것이다. 인간에게 풍요와 낭만을 주는, 마을 가까이에 있는 친근한 긴 냇물【長川】의 이미지로 표현한 것이다
전구를 보자
飛流直下三千尺【비유직하삼천척】날아 솟았다 바로 떨어진 물줄기 삼천 척
다시 작가의 시선은 떨어지는 물, 즉 여산폭포로 더 가까이 다가선다. 그래서 더 상세한 모습이 관찰된다.
아득히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거대한 물굽이, 그 물 덩이가 아무리 많고 거세어도 높은 곳에서 떨어지면 받는 공기의 저항 때문에, 그것은 날듯이 흩어져 잠시 날아오를【飛】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리고는 다시 중력에 의하여 곧바로【直】 흐르다가【流】 떨어져 내리는【下】 것이다. 삼천 척이나 길게 말이다.
어느 곳에도 닿지 않고 한 번에 떨어져 내리는 거대한 물 덩이의 소리는 얼마나 웅장했을까. 그 거침없음과 시원함과 상쾌함은 그 가까이에 서 보아야 느낄 수 있으리라. 그러한 장쾌함과 웅장함은 하늘이라야 할 수 있는 신성하고 신비한 것이다.
그리고 떨어지는 물굽이는 장대하여 마치 삼천 척이나 되어보였다. 아니 삼천 척이라 표현해도 결코 과장이 아닐 것이다. 그것은 인간의 향로봉 향로에 피워 올리는 거대한 물보라에 답하는 하늘의 물줄기이기 때문이다.
결구를 보자
疑是銀河落九天【의시은하락구천】이것 혹 은하수 하늘에서 떨어 것 아닐까
이백은 이제 그 장대한 자연의 절경에 이 떨어지는 물줄기가 정말 아득히 먼 하늘에서【九天】 떨어지는 은하수 물일 것이라 느껴진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바위와 나무와 흙으로 이루어진 여산에 저렇게 맑고도 많은 물이 그렇게 길게, 마치 강물이 끊임없이 거꾸로 쏟아지는 것처럼 그렇게 떨어질 수는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인간세상 전체가 하늘에 지내는 제사를 하늘이 기쁘게 받아들이고, 그 보답으로 은하수 물을 아낌없이 내어 보내는 하늘의 축복이 지금 실현 중이라고 이백은 생각하는 것이다. 이백의 기품 높은 뜻과 웅혼한 기상과 신선하고 선명한 상상력이 천의무봉한 솜씨로 태어난 하나의 시작품【詩作品】인 것이다.
깨어나고 싶지 않은 꿈속에 있는 것 같다. 그리하여 결코, 돌아오고 싶지 않은 녹록한 현실을 떠난 이상 세계에 머물고 있는 느낌인 것이다. 이 순간 이미 현실의 카타르시스는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이백이 지은 이 시를 읽을 때마다 이백이 경험한 것과 같은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게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