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안눌 (李安訥)
자는 자민(子)敏. 호는 동악(東岳), 선조 때 급제, 벼슬은 예조판서(禮曹判書), 양관(兩館)의 제학(提學). 시호는 문충(文忠).
노랫소리를 듣고
聞歌
누가 강가에서 미인의 노래를 부르는고.
바로 이 외로운 배에 달 떨어지는 때이네.
슬프다. 님을 그리워하는 무한한 이 마음.
세상에서 오직 여랑만이 알리라.
江頭誰唱美人詞 正是孤舟月落時 강두수창미인사 정시고주월락시
怊悵戀君無限意 世間惟有女郎知 초창련군무한의 세간유유녀랑지
1) 女郎(여랑)-남자에 못지 않는 기계와 재주를 가진 여자.
송명부의 유거에 쓰다
題宋明府幽居
두어 채의 띠집이 솔뿌리를 의지했는데
길에 드니 긴 대가 모두 문을 가리웠네.
흰 머리 늙은이가 베개를 베고 누워
손으로 책을 펼쳐 아이들을 가르치네.
數椽茅屋倚松根 逕入脩篁盡掩門 수연모옥의송근 경입수황진엄문
皤髮老翁欹枕卧 手披黃卷教兒孫 파발로옹의침와 수피황권교아손
1) 明府(명부)태수(太守)·현령(縣令)의 존칭. 2) 幽居(유거)-세상을 피하여 궁벽한 곳에 삶. 또는 그 살림, 한거 (閑居). 3) 皤髮(파발)-흰 머리털, 4) 黃卷(황권)一책, 서적.
월정의 운을 따서 의민 상인에게
大月汀韻贈義敏上人
새벽에 중이 와서 손수 쓰기 재촉하되
남쪽으로 돌아가면 다시 오지 않는다 하네.
방장께 말하노니 「가을 바람이 일어
모든 산에 누른 잎, 달은 시내에 가득하리」
清曉僧來促手題 南歸不復駐枯藜 청효승래촉수제 남귀불부주고려
爲言方丈秋風早 黃葉千峰月一溪 위언방장추풍조 황엽천봉월일계
1)上人(상인)-지덕(知德)이 뛰어난 중. 또는 중의 존칭. 2) 枯藜(고려)-지팡이. 3)方 丈(방장)一화상(和尙)·국사(國師) 등 높은 중의 처소. 또는 그 중.
삼월 삼일
三月三日
답청하며 가려 하나
머리 희려거니 그 어찌하리.
봄바람에 버들가지 하늘거리고
새벽 빗발에 복사꽃 젖어 있다.
눈으로 보아 아는 사람이 적고
마음속에는 그리움이 많아라.
앉아서 노래와 음악소리 듣나니
곳곳마다 봄빛이 성하구나.
即欲踏青去 其於垂白何 즉욕답청거 기어수백하
春風袅楊柳 曉雨濕桃花 춘풍뇨양류 효우습도화
相識眼中少 所懷心上多 상식안중소 소회심상다
坐聞歌管鬧 處處鬪年華 좌문가관료 처처투년화
1) 踏青(답청)푸른 물 위를 걷는다는 뜻으로 봄날의 교외의 산책. 또 삼월 삼일의 곡수(曲水)의 잔치. 2)年華(연화)-세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