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흐와 모네의 붓꽃
화가 반 고흐의 이야기다.
그리 길지 않은 삶에 수많은 정신질환과 병으로 고통스러웠을 그는 여러 차례 입원과 자해, 발작 등을 반복한 후 1889년 5월 8일, 프랑스 생 레미 정신병원에 자발적으로 입원했다.
그는 발작이 일어날 때면 물감을 씹어 먹는 등 평소의 그라고는 생각되지 않을 만큼 폭력적인 성향을 띄었다고 한다. 병원 측에서 그의 그림 활동 중단을 권유할 만큼 끔찍한 환영에 시달리며 괴로워했지만, 반 고흐는 그림을 그리지 않았다면 진작 스스로 죽었을 것이라 했다.
병원에 입원한 그는 첫 주부터 그림의 열정을 느끼기 시작했다. 그러한 에너지를 가져다 준 원동력은 5월에 흐드러이 피어나있던 붓꽃, 아이리스였다. 아이리스에 빠진 그는 이듬해 퇴원할 때까지 총 네 점의 그림을 완성했다.
‘기쁜 소식과 행운’, 아이리스가 가진 꽃말이다.
반 고흐가 이러한 아이리스의 꽃말 때문에 더더욱 흥미를 느끼고 그려내지 않았을까 하는 추측이 많다. 아이리스가 가진 꽃말이 사악한 영혼으로부터 자신을 지켜줄 것이라고 믿었고, 그로 인해 자신에게 닥친 모든 발작과 병적인 증세를 이겨낼 수 있다는 자기 암시를 되뇌며 붓꽃을 그렸을 것으로 예측된다. 동생 테오에게 보낸 편지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
“이곳으로 오길 잘한 것 같다. 요즘 보라색 붓꽃 그림과 라일락 덤불 그림 두 점을 그리고 있는데 두 점 모두 정원에서 얻은 소재다.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생각이 다시 생겨나고 있다. 일을 할 수 있는 능력도 다시 회복될 것이다.
상단에 자리한 ‘붓꽃’은 고흐가 병원에 입원 후 완성해낸 첫 작품이다.
그림 속 아이리스가 마치 바람에 흔들리는 모습과, 뒤에 자리한 금잔화와 흙의 따스한 색감에서 고흐의 희망적인 기운이 느껴지는 듯하다.
장미와 해바라기, 작약 등 수많은 서양화가들이 모델로 삼았던 꽃에 비해 비교적 붓꽃은 소재로 쓰이지 않았다. 아마 반 고흐가 일본의 목판화의 영향을 받지 않았을까 하는 추측도 존재하지만 이는 확인하기 어렵다. 하지만 검은 윤곽선을 사용하는 것은 일본 목판 인쇄의 특징 중 하나다. 이러한 특징이 회화의 표현력을 강화한 것 같다.
원래의 붓꽃 작품들의 꽃잎 색깔은 보라색이었지만, 시간이 지나며 색이 바래 파란색이 되었다. 고흐는 색채에 큰 관심을 가졌기 때문에 꽃을 통해 색깔을 연구하고 싶어 했고, 그만큼 많이 그렸다. 아이리스의 짙은 보라색은 뇌 속 감각중추에 자극을 주어 불면증과 감정의 완화를 끌어내는 색깔로, 그 시기 고흐가 자연스레 붓꽃이란 모델에 매료된 게 아닌가 싶다. 그는 “나 자신을 보다 강렬하게 표현하기 위해 색을 자의적으로 사용한다”고 말했고, 그만큼 색의 시각적, 심리적 감정 효과를 열정적으로 탐구하곤 했다.
그 중 반 고흐가 가장 사랑한 색인 노란색과 보라색 아이리스가 강렬히 대비되는 그림도 함께 탄생했다. 붓꽃의 보라색 덕에 노란색이 더더욱 강렬히 눈에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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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리스 붓꽃
'아이리스'라는 이름은 그리스 신화의 무지개의 여신인 이리스에서 따온 것. 헤라 여신이 충복 이리스에게 내린 축복의 숨결이 땅으로 떨어져 핀 꽃이라고 한다.
출처 : 문화매거진(https://www.munwhamagazi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