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소개
김종휘
한국방송통신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졸업.
연세대 사회교육원에서 시 창작 과정 수료.
2015년 『문학의 오늘』 2회 추천으로 등단.
시집으로 『버려진 것들은 누군가를 기다리고』, 『낯익어서, 낯선』이 있다.
책소개
김종휘 시인의 세 번째 시집 『유채색 정원』이 시작시인선 0565번으로 출간되었다. 김종휘 시인은 2015년 『문학의 오늘』에 추천을 받아 등단했다. 시집으로 『버려진 것들은 누군가를 기다리고』, 『낯익어서, 낯선』이 있다.
김종휘 시집은 상실을 단순한 과거의 아픔이 아닌, 현재의 삶을 재구성하는 지속적인 힘으로 바라본다. 상실 이후에도 화자는 중심이 아닌 기울어진 자리에서 세계를 예민하게 감각하며, 거대한 관념 대신 일상 속 작은 징후들-검색창의 이름, 집안의 물건, 계절의 어긋난 냄새, 전철의 꽃바구니, 부엌 창문 너머 장미꽃-에 주목한다. 이 시들은 부재의 기록이자, 그 부재에도 삶이 닫히지 않았음을 증언하는 감각의 기록이다.
특히 김종휘 시의 특징은 절제된 문체에 있다. 슬픔이나 불안을 과장하거나 희망을 미화하지 않고, 사소한 몸짓과 사물, 미세한 풍경의 변화를 오래 보여줌으로써 독자를 감각의 자리로 이끈다. 이는 삶의 무게를 견디는 낮고 단단한 서정으로, 큰 목소리 대신 세계가 보내는 미세한 신호를 놓치지 않으려는 태도에서 비롯된다.
이 시집의 핵심은 상실 자체가 아니라 상실 후에도 세계의 신호를 듣고자 하는 감각의 윤리다. 사라진 것은 돌아오지 않지만, 부재가 오히려 사물의 표정과 기억을 더욱 예민하게 느끼게 한다. 기울어진 몸과 흔들리는 시선은 무기력이 아니라 더 깊이 보고 느끼는 새로운 감각의 형식임을 드러낸다.
결국 김종휘의 시는 상실에 대한 애도이자, 잃어버린 뒤에도 감각할 수 있는 것을 다시 발견하고 긍정하는 문학이다. 삶이 무너지고 사랑이 떠나도 인간은 다시 바라보고 듣고 살아가며, 그의 시는 이 보통의 지속을 성실하게 기록한다. 감상적 위안이 아니라, 상실 이후 삶을 포기하지 않으려는 단단한 사람의 태도가 이 시집을 통해 독자에게 오래 울림을 남긴다
작가의 말
자주 찾아오는 어지럼증 때문에
들풀의 나지막한 소리에 귀 기울이고
시의 세계로 매일 망명합니다.
가슴 깊은 곳에
이름 하나 담아 삭혔더니 물소리가 자릴 잡고
이끼 낀 바닥엔 달빛이 고입니다.
몇 년 전부터
그 샘에 자국눈 쌓이듯 물 고이기 시작해서
가슴 시린 시어들 건져보려 애쓰지만
샘물은 늘 바닥을 넘지 못합니다.
지난밤 꿈속에
희미한 밤색 양복의 여운처럼
희미한 흔적들을 문장으로 옮겼습니다.
여기까지 인도해 주신 하나님과
지도해 주신 선생님들께 감사드립니다.
목차
- 제1부
유채색 정원 12
유배지에서 14
지난겨울을 검색한다 16
찻집에서 18
시간의 지평선 20
숲속 학교 22
슬픔의 깊이 23
길 위에서 만난 오월 24
국경을 바라보며 26
이 시대의 슬픔 28
다녀간 자리마다 30
문득 32
샛강 두리 34
별서 정원에서 36
호도의 추억 38
제2부
마을 축제 42
계절의 무단 횡단 44
창문의 설득 46
감자 48
모도 바다 50
등으로 쓴 문자 52
오후가 흔들리다 54
바다로 돌아간 망둥이 56
우주에서 날아온 57
우리 동네 분수 58
격렬비열도 60
동행 62
붓의 국경 64
그를 찾아가던 날 66
이사 가던 날 68
제3부
한옥마을에서 70
폐염전에서 72
그곳은 지금 74
전화위복 76
붉은 돌담 77
어떤 부고 78
수종사에서 80
밥을 주는 일 82
설레이는 말 84
낙화 86
너를 기다리는 일 87
이별의 그늘 88
혼자 가는 길 90
병원을 순회하다 92
검사실에서 94
제4부
아득한 기억이 문을 열다 98
눈물 반 방울 100
골목에서 101
공평 102
오랜 친구 104
위로 106
달의 정원 108
그날의 풍경 110
나의 자작나무 111
달의 나라 112
샛강에서 114
진수성찬 116
바람길을 꿈꾼다 118
추억을 파먹다 120
모자와 나비 122
온후한 사람들 124
마포대교를 건너며 126
해 설
김태균 상실 이후의 감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