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전문가
진은영-
나는 엉망이야 그렇지만 너는 사랑의 마법을 사랑했지. 나는 돌멩이의 일종이었는데
네가 건드리자 가장 연한 싹이 돋아났어. 너는 마법을 부리길 좋아해. 나는 식물의 일종
이었는데 네가 부러뜨리자 새빨간 피가 땅 위로 하염없이 흘러갔어. 너의 마법을 확신한
다. 나는 바다의 일종. 네가 흰 발가락을 담그자 기름처럼 타올랐어. 너는 사랑의 마법사,
그 방면의 전문가. 나는 기름의 일종이었는데, 오 나의 불타오를 준비. 너는 나를 사랑했
었다. 폐유로 가득 찬 유조선이 부서지며 침몰할 때, 나는 슬픔과 망각을 섞지 못한다. 푸
른 물과 기름처럼. 물 위를 떠돌며 영원히
진은영
대전 출생. 2000년 《문학과 사회》로 등단.
시집 『일곱 개의 단어로 된 사전』 『우리는 매일매일』 『훔쳐가는 노래』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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