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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감상실

쓰러진 마음 - 조용미

작성자미소.|작성시간26.06.08|조회수40 목록 댓글 0

쓰러진 마음

조용미
 
 
  쓰러진 사람은 왜 쓰러진 걸 보게 되는 걸까

  며칠 폭우가 이어진다기에 비를 잘 볼 수 있는 곳으로 멀리 갔다 작은 여닫이창이 있는 

고택에서 긴 빗소리 속에 잠들었다

  굵은 빗소리에 깨어 방문을 열었다 낙숫물받이에 모인 빗물이 폭포처럼 쏟아져 내린다

  툇마루에 앉아 빗방울에 모래알과 흙이 자리를 바꾸며 조금씩 움직이는 걸 바라본다

  구석구석 젖지 않는 마음이 없어 일어났다

  들길을 걷다 물이 넘칠 듯한 강변길을 지나다 멀리 노란색에 끌려갔더니 해바라기 밭이었다

  바깥쪽의 해바라기들은 나와 비슷하게 뻣뻣하고 위로 올라서니 안쪽의 해바라기들이 보였다

  해바라기 밭에는 두 종류의 해바라기가 있다 가운데 있는 해바라기들은 모두 비스듬히 쓰러

져 누워 있다

  쓰러진 사람은 쓰러진 걸 보게 된다

  해바라기가 나타난 이유가 있는데 안 보이는 곳의 해바라기는 모두 쓰러져 있는데, 비는 계속 

내린다

 

 

-웹진《공정한시인의사회》2016년 10월'이달의시인' 신작시

 

조용미 

1990년 《한길문학》을 통해 작품활동을 시작. 

시집 『불안은 영혼을 잠식한다』 『일만 마리 물고기가 산을 날아오르다』 『삼베옷을 입은 자화상』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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