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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감상실

출렁거리는 광장의 오후 - 조수일

작성자미소.|작성시간26.06.22|조회수13 목록 댓글 0

출렁거리는 광장의 오후

 

조수일

 

 

출렁거리는 풍경 속에 당신이 있고 내가 있습니다

거리는 팔딱이는 청춘들로 넘실거립니다

희고 싱싱한 팔들이 칡넝쿨처럼 목덜미나 허리께로 오솔길을 냅니다

갓 돋아난 잎새처럼 앙증스럽고 추앙스럽습니다

지구 저편의 어느 광장 같은

낯선 듯

친밀한 듯

숨 막히는 일상을 비켜선 오후가

손등 위로 돋는 정맥처럼 푸르게 깊습니다

오후는 이울고

발꿈치를 치켜든 저물녘이 고요히 내립니다

테이블 저편

한 시절 분란했던 정염을 잠재운 당신이 문득

한풀 꺾인 오후 같다고,

들끓다 못해 허기졌을,

공허했을,

당신의 한나절 뼈마디를 생각합니다

하나, 둘씩 일렁이며 불빛이 돋습니다

흔들리듯, 출렁이듯 난무하는 거리에

쿵쾅거리던 붉은 심장을 다 소진한 당신과 나는,

줄곧 출렁이다 흘러내리지 않을 적정 수위를 상실한

한 점 정물로,

말이 없습니다

 

 

조수일
2002년 한국기독공보 신춘문예 등단.
시집 『모과를 지나는 구름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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