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살게한 오카리나와의 첫 1박2일
몇 년 전 불발된 페스티벌..
한번은 꼭 가보고 싶었던 간절함 때문이었을까
삐거덕거리기도 했지만 결국 우린 여주행 버스에 올랐다
예정보다 늦게 도착하여 프리마켓은 포기하고 숙소에서 7중주와 프린지연주 연습을 짧게 하고
놓쳐서는 안되는 미카코 혼야 콘서트 보러 고고~~
시간이 흐를수록 혼야님의 연주는 더 여유로워지고 더 깊어졌다.
소녀같이 맑은 연주와 나비같은 몸짓에 언제나 홀릭당한다.
저녁 식사후 프린지 연주를 하고 들은 스펑님의 강의는 재미도 있었고
새로운 용어 `기활음' `지활음'도 알게 되었고 빅콘서트에서의 연주는
대륙의 광활함과 웅장함을 잘 표현한 서사적이면서 멋이 있었다.
라이브 듣는걸 좋아하는 나로서는 빅콘서트야말로 가장 기대가 컸었다
최고의 오카리니스트들의 연주에 나의 귀는 호강하고 그들의 오카소리는 힐링 그 자체였다.
드디어 7중주 타임...
우리 팀은 운이 좋게도 앞쪽이었다.
나는 7중주가 이번이 처음이라 긴장도 살짝 되고 설레기도 했다.
믿음이 가는 단원들과 든든히 받쳐주시는 양선생님의 지도하에 무사히 연주를 해 내어 개인적으로는 내심 뿌듯했다.
7중주의 매력에 계속 빠져들고 싶지만 건강상태가 좋지않아 좋은 경험으로, 재미있는 추억으로 남겨본다.
피곤하여 곧 숙소로 돌아왔지만 잠은 1분도 못자고 다음날 아침을 맞이했다.
따뜻하고 시원한 콩나물 국물로 속을 달래고, 피곤한 몸을 풀었다.
에밀리아노님과 함께했던 700인 대합주 연습의 강의는 마무리를 잘 하고 기본에 충실하라 였던것 같다.
그래서인지 연주도 깔끔하고 정갈한 느낌이 들었다.
700인 대합주 연습을 마치고 미루토님 강의 들으러 빠르게 이동했다.
당김음과 밴딩 같을 것을 얘기하는데 음악이라고는 오카리나가 전부인 내겐
언제나 어려운 공부이다. 그래도 유익한 시간이었다.
끝나고 점심식사하러 갔지만 피곤해서인지 밥이 안넘어가 반찬만 먹고있는데
혹시나하고 연습했던 곡을 갑자기 하자고 하여 점심도 못먹고 프린지 무대 마지막을 장식했다.
숙소에 가서 캐리어 가지고 나와 잠시 쉬었다가 폐막식 빅콘서트로 다시한번 힐링하고
700인 대합주로 페스티벌은 끝이 났다.
7중주 연주, 프린지 연주, 특강, 빅콘서트...
1박 2일로는 부족한 시간이 아니었나 싶다.
2박 3일은 해야 오카리나 박람회, 프리마켓을 여유있게 구경하고
다른 팀의 연주도 제대로 들을 수 있을 것 같다.
9년전 무남독려 외동딸을 먼저 보내고 생명없는 사람처럼 보내고 있다가
6년전 친구따라 오카리나를 잡은 뒤 미친듯이 여기까지 달려왔다.
오카리나를 불면 답답하고 아픈 마음이 조금씩 조금씩 줄어들어 숨쉬는 공간이 넓어지는 것 같아 불고 또 불었다.
몸이 아파 이제는 쉬고 싶은데 오카리나를 손에서 놓지 못하고 있다.
마법처럼 빠져버린 오카리나지만, 하면 할 수록 어려운 오카리나가 지금은 두렵기까지 하다.
하지만 내년에도 오카리나를 잡고 있다면 또 페스티벌에 참가하고 싶다.
그때는 여유를 가지고 좀 더 즐기고 싶다.
나를 살게한 오카리나와 1박 2일 여행을 떠날 수 있어서 참 좋았다
오카리나를 사랑하는 많은 사람들과 한 곳에 모여 함께 연주 할수 있어서 참 좋았다
새로운 경험, 생각지도 못한 길을 걷게 해준 오카리나!
나를 숨쉴 수 있게 해준 오카리나! 참, 고맙다.
- 하늘소리 앙상블팀과 수고해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