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2006.3.27. 서경호 기자
'2차 가는 사람하고 사돈도 안 맺는다'. 서울 용산구 보건소는 지난해 이런 내용의 현수막을 길거리에 내걸었다. 용산구 보건소 관계자는 "현수막을 내건 것은 건전한 음주문화 조성을 위해 보건소가 하고 있는 여러 가지 활동 중에 하나"라고 말했다.
지나친 음주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면서 하룻밤에 장소를 바꿔 가며 마시는 '한국식 음주문화'가 조금씩 바뀌고 있다. 이런 음주 세태의 변화는 창업시장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안주 값을 싸게 하고 술을 많이 팔아 매출을 올리던 전통적인 주점들은 상대적으로 손님이 줄어드는데 반해 한 자리에서 식사겸 술을 마실 수 있는 요리주점이나 전문 음식점이 인기를 모으고 있다. 요리주점이란 끼니를 해결할 정도로 안주가 푸짐하고 음식 질도 높은 주점을 가리킨다. 술집이 음식점을 닮아 가면서 술집과 음식점의 경계도 모호해지고 있다. 술을 적게 마시며 대화를 하는 음주 문화가 퍼지면서 요리주점이나 전문음식점의 인테리어는 갈수록 고급화되고 있다.
대표적인 요리 주점은 역시 일식 요리주점. 이자카야나 로바다야키, 2005년 히트 업종인 오뎅(어묵)바 등이 대표적이다. 일식 주점은 기존의 호프나 소주방과 달리 탕을 비롯해 스시.튀김류 등 안주가 다양하다. 식사대용 메뉴로는 알밥.튀김.어묵탕 등이 있다. 일식 주점들은 서울 강남과 종로, 부산 해운대 등 젊은층이 많이 모이는 곳에서 빠른 속도로 점포를 늘리고 있다. '한국식 주점'도 많이 나왔다. '섬마을 이야기'는 활어회를 팔면서 얼큰 수제비. 서더리탕. 해물누룽지탕. 매운 어묵탕. 알탕. 회덮밥을 내놓는다. 섬마을 이야기가 20~30평형대 중대형 점이라면 한국형 선술집 '지짐이'는 10~20평 대의 소형 주점이다. 전.튀김.밥.탕.구이.면 등을 메뉴에 올렸다.
외식 프랜차이즈 기업 해리코리아에서 운영하는 퓨전 요리주점 '유객주'는 '아늑한 분위기와 푸짐한 안주가 기다리는 곳'이라는 광고 문구를 내세우고 있다. 유객주는 김치전 등 전 요리와 볶음요리. 조개탕.해물탕.김치우동전골 등 탕 요리 등의 메뉴를 갖췄다.
이와는 반대로 음식점이 술집을 닮아가는 사례도 있다. 서울 강남과 부산 남포동, 광주 충장로 등 지역 중심 상권에는 최근 들어 식사와 술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카페 겸용 주점형 중식 레스토랑이 인기다. 기존 중식 전문점과 달리 가격이 저렴하다. 중국식 요리주점 '朋友(붕우)'는 깐풍기 등 중국 요리 가격을 1만~1만5000원에 내놨다. 중국 맥주를 곁들여 한잔 할 수 있는 주점식 대중요리점을 표방하고 있다. 세계 각국의 꼬치 요리를 맛볼 수 있는 세계 꼬치 요리 전문점 '화투'는 해물꼬치 라이스, 멕시코 타코, 모듬꼬치 등을 식사 겸 안주를 할 수 있는 메뉴로 내세웠다.
요리주점이 최근 술집 창업의 대세이긴 하지만 꼭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이경희 한국창업전략연구소장은 "기존 주점은 안주 품질을 중요하게 여기지 않았기 때문에 안주에 대한 소비자 불만이 적었다. 하지만 요리주점으로 성공하려면 신선한 식자재 사용은 물론 요리도 전문 음식점 수준으로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소장은 요리주점의 성공 요건으로 ▶고객관리 프로그램 운영 등 패밀리 레스토랑급의 경영 노하우가 있어야 하며▶ 매장 내 포스터나 메뉴판의 수준도 높이고▶실내 분위기를 카페 수준으로 올려야 할 것 등을 제시했다.
<느낀 점과 의견>
이 기사는 실로 와닿는 내용이었다. 우리나라는 원래 음주가무를 즐기던 민족들이 모여 살았는지 음주문화가 아주 과했던 것이 사실이다. 술을 좋아하지 않거나 잘 못 마시는 사람에게도 무턱대고 권하는 것이 예의로 느껴지는 시절이 있었을 만큼이나 말이다.
하지만 불과 1~2년 사이에 이러한 문화는 웰빙이라는 식생활문화로 인해 순식간에 바뀌어 버렸다. 유기농 식재들을 찾고 소위 말하는 집밥을 최고로 여기는 추세가 되며 외식산업에 큰 폭풍우가 밀려왔다.
건강적인 측면보다는 고객이 좋아하는 맛에 더 치중하던 외식산업은 이러한 트렌드에 맞춰 속속들히 변화하기 시작했다. 이제는 이러한 대세가 도입기를 지나 성숙기에 들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 내용은 마냥 생소하지만은 않았다.
예로 부터 한국인은 반주를 즐겨오던 민족으로 알고 있는데 요즘 트렌드가 반주와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술만 부어라 마셔라 하는 분위기가 아닌 식사를 하면서 가볍게 한 두 잔씩 마시는 것.
나도 예전에 티비프로그램에서 비슷한 경우를 본 적이 있다. 일식 주점 분위기의 오뎅바에서 잔술을 파는 것을 보았는데, 많은 고객들이 식사로 오뎅을 먹으로 왔다가 술을 딱 한잔만 같이 마셨으면 좋겠다는 말들이 많자 사장이 고객들의 의견을 수렴해 잔술을 팔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특히나 이 잔술은 혼자 오는 고객에게 큰 인기였다고 한다. 병으로 시켜서 다 먹지 못하고 가는 것은 낭비이기 때문이다.
창업을 시작하려는 사람은 이처럼 현재의 트렌드를 잘 파악하여 접근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트렌드에 알맞는 경영법이 필요할 것이다. 음식과 술에 어울리는 분위기 조성 뿐만 아니라 사소한 인테리어 하나조차도 고객의 만족도를 높이는데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또한 전형적인 주점이 아닌 요리주점이기 때문에 맛면을 무시할 수 없다. 요리에 더 비중을 두게 될 것이므로 요리가 만족스럽지 못하다면 술은 아예 팔리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요즘은 고객이 10인 10색이라하여 각각의 취향이 다르고 선호하는 것이 다르므로 다양한 방법으로 외식산업에 뛰어들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