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스크랩] 도이노음이오(島夷老音伊吾)

작성자오대댁손자|작성시간07.07.06|조회수142 목록 댓글 2

 

어느 나라나 외국인에 대한 비칭(卑稱) 멸칭(蔑稱)이 있지만

우린 좀 심한 편이 아닐까 한다.

아무튼 세계화 시대에 썩 좋은 일은 아니다.

 

필자 어릴 때만 해도 공식 석상은 몰라도

사석에서는 대개 양놈, 되놈 하고 이야기 했다.

요즈음은 일본사람 일식집이지만 우리 아버지 세대는

식민지 백성으로 겉으로는 굽신거렸겠지만 

돌아서서는 왜놈 왜정(倭政) 왜식집(倭食)이었다.

 

이것이 원래 그랬는지? 
조선 후기 소중화(小中華) 의식 때문에 가속화 되었는지?

잘 모르겠으나 상당히 오래 된 것은 틀림 없다.

 

다음은 220년 전 연암의 열하일기 중 일부다.

 

열하일기(熱河日記) 도강록(渡江錄) 7월 5일 신사(辛巳)

 

저녁에 여럿이 술을 몇 잔 나누고, 밤이 이슥하여 취해 돌아와서 누웠다.

정사의 맞은편 방인데, 다만 베 휘장이 중간을 가리었다.

정사는 벌써 한잠이 들었고, 나 혼자 담배를 피워 물고 정신이 몽롱한데,

머리맡에서 별안간 발자국 소리가 나므로 깜짝 놀라서,

 

“거 누구냐?”

하고 소리를 지른즉,

 

 

“도이노음이오(島夷老音伊吾).”

하고 대답한다. 말소리가 심히 수상해서, 나는,

 

“이놈 누구야.”

 

하고 거듭 소리친즉,

“소인 도이노음이오

 

하고, 큰 소리로 대답한다.

 

시대와 상방(上房) 하인들이 모두 놀라 일어난다. 뺨 치는 소리가 들리고,

덜미를 밀어서 문 밖으로 끌어가는 모양이다. 이는 다름 아니라 저 갑군

(甲軍)이 밤마다 우리 일행의 숙소를 순찰하여 사신 이하 모든 사람의

수를 헤어가는 것을, 깊이 잠든 뒤이므로 여태껏 그런 줄 모르고 지냈던

것이다. 갑군이 제 스스로 “도이노음이오‘’이라 함은 더욱 절도할 일이다.

 

 

우리나라 말로 오랑캐를 ‘되놈’이라 하니,

이는 대개 ‘도이(島夷)’의 준말이요,

‘노음(老音)’은 낮고 천한 이를 가리키는 말이요,

‘이오(伊吾)’란 높은 어른에게 여쭈는 말이다.

 

갑군이 오랫동안 사행을 치르는 사이에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말을 배우되,

다만 ‘되’란 말이 귀에 익었기 때문이다. 한바탕의 소란 때문에 그만 잠이

달아나, 이어 벼룩에게 시달렸다. 정사 역시 잠이 달아났는지 촛불을 켠 채

그냥 날을 새웠다.

 

갑군(甲軍)이면 되(胡)놈 만주족이 아니라 한족(漢族)일텐데…

(淸)나라가 들어 서 온 나라가 되(胡)가 되었으니 되놈이라 한 것인지?

그 이전부터 한족이고 여진이고 몽고족이고 구별 없이 되(胡)로 부른 것인지?

그것은 잘 모르겠다.

 

이상

 

다음검색
스크랩 원문 : 구룡초부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lim888 | 작성시간 07.07.06 도이노옴 하하하하 황당하셨겠습니다><엽기적이군요 정말 자신도모르게 습관처럼 일본x하고 부르게되어 자신도 놀랄 때가 있습니다 이제는 언어 순화가 되어야할시기이구요,입밖에 욕설한번 못내어놓은 저도 일본사람을 부를때면 늘 이런식이니 고쳐져야 하겠지요?
  • 작성자오재천 | 작성시간 07.07.07 말은 나오는대로 유행하는대로 만들어 지는것 같아요 80년전 사용하는 말 해석이 안되던데요 ^^
댓글 전체보기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