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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는 글(연설문)

참학 경기지부

작성자오재진 나무|작성시간26.06.17|조회수2 목록 댓글 0

[참교육학부모회 경기지부 성명]

공교육의 미래는 드라마가 아닌 현실에서 만들어져야 합니다. - 교육공동체의 신뢰 회복 없는 교권 회복은 불가능합니다.

안민석 경기교육감 당선인이 최근 방송 인터뷰를 통해 드라마 「참교육」에 등장하는 가상의 조직인 '교권보호국'을 참고한 제도 도입 가능성을 언급한 것과 관련하여, 참교육학부모회 경기지부는 깊은 우려를 표한다.

교권 보호의 필요성을 부정하는 사람은 없다. 교사들이 교육활동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과 고충 역시 분명 존재하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제도적 지원 또한 필요하다. 그러나 경기교육의 미래를 책임질 교육감 당선인이 드라마 속 가상의 조직을 현실 정책의 모델처럼 언급한 것은 매우 신중하지 못한 접근이다.
교육정책은 대중문화가 제공하는 통쾌한 서사나 상징적 이미지가 아니라 교육 현장의 실제 경험과 사회적 합의 위에서 설계되어야 한다. 특히 인터뷰 과정에서 언급된 '특수부대 출신 교사', '마동석 같은 강한 사람' 등의 표현은 교육 문제를 관계와 소통이 아닌 힘과 통제의 관점으로 바라보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스럽다.

교실은 통제와 진압의 공간이 아니다. 교사는 학생을 제압하는 존재가 아니라 교육적 전문성과 신뢰를 바탕으로 성장과 변화를 이끄는 존재다. 교육의 위기를 해결하는 방식 역시 강한 권위의 복원이 아니라 민주적 소통과 관계 회복에서 찾아야 한다.

우리가 더욱 우려하는 것은 이러한 발언이 최근 확산되고 있는 왜곡된 교권 담론과 맞닿아 있다는 점이다. 오늘날 공교육이 직면한 위기는 결코 단순하지 않다. 학생들의 정신건강 악화와 자살 증가, 심화되는 입시경쟁, 교육격차 확대, 교사의 과중한 업무, 교육복지의 부족 등 수많은 구조적 문제가 누적되어 있다. 그럼에도 최근 학교 현장의 모든 문제를 교권 침해와 악성민원 문제로 설명하려는 경향이 확산되고 있다.

물론 교육활동을 침해하는 사례는 분명 존재한다. 그러나 일부 사례가 공교육 위기의 본질적 원인이라는 주장은 구분되어야 한다. 학교폭력과 악성민원 문제가 마치 공교육 위기의 모든 원인인 것처럼 부각되는 현실은 교육문제에 대한 균형 잡힌 진단을 가로막고 있다.

학교 현장에서 발생하는 갈등 또한 학생이나 학부모, 교사 어느 한 집단의 문제로 환원될 수 없다. 오랜 경쟁교육 체제와 과도한 입시 부담, 교육의 공공성 약화, 학교에 대한 사회적 신뢰의 붕괴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이다. 결국 민원의 문제 역시 무너진 교육공동체의 신뢰와 소통 구조 속에서 바라봐야 하며, 특정 집단에 책임을 전가하는 방식으로는 해결될 수 없다.

우리는 이번 논의에 적극적으로 공감하며 환호하는 일부 교사들의 반응에도 우려를 표한다.

교권 회복은 학생과 학부모에 대한 통제 강화나 권위주의적 질서의 복원을 통해 이루어질 수 없다. 그럼에도 학교 문제를 학생·학부모와 교사의 대결 구도로 이해하거나, 강한 권위와 통제력에서 해법을 찾으려는 시선이 적지 않게 존재하는 현실은 안타까움을 넘어 우려를 자아낸다.

더욱 아쉬운 것은 교육의 민주성과 공공성을 강조해 온 일부 교사단체들이 이러한 논의에 대해 분명한 문제 제기와 성찰의 목소리를 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교권 보호를 요구하는 것과 학생·학부모를 문제의 원인으로 지목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이다. 교육단체라면 갈등을 확대 재생산하기보다 교육공동체 전체의 회복이라는 관점에서 해법을 제시해야 한다.

교육기본법 제2조는 교육의 목적을 인격을 도야하고 자주적 생활능력과 민주시민으로서 필요한 자질을 갖추게 하는 데 있다고 밝히고 있다. 학교는 힘에 의한 통제보다 대화와 협력, 갈등 조정과 민주적 의사결정을 배우는 공간이어야 한다.

참교육학부모회 경기지부는 안민석 당선인에게 요청한다. 교육의 위기를 학생·학부모와 교사의 대결 구도로 해석하는 접근에서 벗어나기 바란다. 드라마적 상징과 강한 권력에 기대는 정책 구상이 아니라 학생·교사·학부모가 함께 참여하는 교육공동체 회복의 비전을 제시하기 바란다.

학교의 위기는 특정 집단 때문이 아니다. 학생도, 교사도, 학부모도 각자의 자리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금 필요한 것은 누군가를 통제할 새로운 권력기구가 아니라 무너진 교육공동체의 신뢰를 회복할 새로운 상상력과 실천이다.

경기교육이 대립과 통제가 아닌 신뢰와 협력, 민주성과 공공성의 가치 위에서 다시 세워지기를 기대한다.

2026년 6월 16일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경기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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