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막이슈

[스크랩] [문학]첫사랑의 강

작성자dear night|작성시간19.07.24|조회수3,873 목록 댓글 5






그 여름 강가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다가

너를 처음 사랑하게 되었지

물속에 잠긴 발이 신비롭다고 느꼈지

검은 돌들 틈에서 흰 발가락이 움직이며

은어처럼 헤엄치는 듯했지


너에 대한 다른 것들은 잊어도

그것은 잊을 수 없지

이후에도 너를 사랑하게 된 순간들이 많았지만

그 첫사랑의 강

물푸레나무 옆에서

너는 아직도 나를 기다리고 있지



많은 여름들이 지나고 나 혼자

그 강에 갔었지

그리고 두 발을 물에 담그고

그 자리에 앉아 보았지

환영처럼 물속에 너의 두 발이 나타났지

물에 비친 물푸레나무 검은 그림자 사이로

그 희고 작은 발이


나도 모르게 그 발을 만지려고

물속에 손을 넣었지

우리를 만지는 손이 불에 데지 않는다면

우리가 사랑한다고 할 수 있는가

기억을 꺼내다가 그 불에 데지 않는다면

사랑했다고 할 수 있는가


그때 나는 알았지

어떤 것들은 사라지지 않는다고

우리가 한때 있던 그곳에

그대로 살고 있다고

떠나온 것은 우리 자신이라고





류시화, 첫사랑의 강











다음검색
스크랩 원문 : 쭉빵카페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WENDY DARLING | 작성시간 19.07.24 와 너무 좋다
  • 작성자@offclASTRO | 작성시간 19.07.24 아...ㅠ 내 첫사랑 생각나네... 딱 초여름때였어 그래서 더 기억난다..
  • 작성자Cherry Bomb ! | 작성시간 19.07.24 어떤 것들은 사라지지 않는다고
    이 부분 너무 좋아ㅜㅜ
  • 삭제된 댓글입니다.
  • 답댓글 작성자dear night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9.07.24 댓글 이제봤네 쏴리 히얼 댓글 첨부 이미지 이미지 확대
댓글 전체보기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