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앞에 마주 서기까지
얼마나 많은 별들의 초상을 따랐는지 모른다
그대의 말 한마디에
세상의 하룻밤이 어찌나 먹먹해졌는지 모른다
/안녕의 메아리
사실은 좋아해. 이렇게 계속, 계속 같이 있자
.
.
.
입 밖으로 튀어나가
네 마음에 닿을수만 있었다면
나는 끝내 내 목소리가 잠길 때까지 말했을 것이다
/비문의 연서
내일이 오기 전에 가야하겠지,
그러면 내일이 미워 죽겠다가도
내일 만나자,
그러면 살아있고 싶어지니까
/내
부산은 잘 있습니다
언제나 말뿐인 다정
말뿐인 청춘
말뿐인 맹세로
누구든 잘 있습니다
/거리를 가늠하는 일
달갑지 않은 생각이 든다
당신이 나를 사랑하긴 하지만
그렇다고 내 삶까지 사랑할 수가 있을까
/절벽에서 입맞추기
안녕 내 존재,
울지 말라고 하진 않을게
죽으려고 하지 마
/안녕 우리 존재
나는 전생에 전생이 지겨워 죽은 사람
사후에 신이 내게 다음 생을 말하였을 때
곧장 고개를 돌렸지만
굴러가는 시선마다 아쉬운 그대가 아른거려
못 이기는 척 이번 생으로 건너온 사람
첫눈에 알아보았네
그대는 내가
전생에서 유일하게 믿었던 인생이구나
/반가운 얼굴
봄에 사랑하게 된 사람이
여름에도 사랑스러울 때
그 애는 그대라고 적힌다
/헌책방의 나무들
울었냐고 물어보면 울었다고 대답하고 싶은 사람
너는 울었다는 내 대답에 어찌할 바를 몰랐다
나는 그 어쩔 줄 모름을 특히나 좋아했다
/사탕수수
모든 시는 나선미 시인의 <지금은 인생의 한복판>에서 발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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