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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이슈

[문학]한국 문학의 첫문장

작성자모구모구파인애플맛|작성시간21.01.24|조회수3,586 목록 댓글 8





운수 좋은 날

새침하게 흐린 품이 눈이 올 듯하더니 눈은 아니 오고 얼다가 만 비가 추적추적 내리었다. 이날이야말로 동소문 안에서 인력거꾼 노릇을 하는 김 첨지에게는 오래간만에도 닥친 운수 좋은 날이었다.
-현진건,1924년




사랑 손님과 어머니

나는 금년 6살 난 처녀애입니다. 내 이름은 박옥희이구요. 우리 집 식구라고는 세상에서 제일 예쁜 우리 어머니와 단 두 식구뿐이랍니다. 아차 큰일났군, 외삼촌을 빼놓을 뻔했으니.
-주요섭,1935년




날개

박제가 되어버린 천재를 아시오?
-이상,1936년





메밀 꽃 필 무렵

여름장이란 애시당초에 글러서 해는 아직 중천에 있건만 장판은 벌써 쓸쓸하고 더운 햇발이 벌려 놓은 전시장 밑으로 등줄기를 훅훅 볶는다.
-이효석,1936년





치숙

우리 아저씨 말이지요? 아따 저 거시기, 한참 당년에 무엇이냐 그놈의 것, 사회주의라더냐, 막덕이라더냐, 그걸 하다 징역 살고 나와서 폐병으로 시방 앓고 누웠는 우리 오촌 고모부 그 양반…… 머, 말두 마시오. 대체 사람이 어쩌면 글쎄…… 내 원!
-채만식,1938년



광장

바다는, 크레파스보다 진한, 푸르고 육중한 비늘을 무겁게 뒤채면서, 숨을 쉰다.
-최인훈,1960년




젊은 느티나무

그에게서는 언제나 비누 냄새가 난다.
-강신재,1960년




무진기행

버스가 산모퉁이를 돌아갈 때 나는 '무진 Mujin 10km'라는 이정비를 보았다. 그것은 옛날과 똑같은 모습으로 길가의 잡초 속에서 튀어나와 있었다.
-김승옥,1964년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사람들은 아버지를 난장이라고 불렀다.
-조세희,1978년





가시고기

아빠는 멍텅구리입니다.
-조창인,2000년





칼의 노래

버려진 섬마다 꽃이 피었다.
-김훈,2001년




눈물을 마시는 새

하늘을 불사르던 용의 노여움도 잊혀지고
왕자들의 석비도 사토 속에 묻혀버린
그리고 그런 것들에 누구도 신경쓰지 않는
생존이 천박한 농담이 된 시대에

한 남자가 사막을 걷고 있었다.
-이영도,2003년





피를 마시는 새

세 바다가 한 바다가 되고
모든 대지 위에서 산맥들의 질주가 멈춘
그리고, 그런 것들에 누구도 신경쓰지 않는
꿈의 적서가 남김없이 규정된 시대에

한 남자가 호반에 서 있었다.
-이영도,2005년




카스테라

이 냉장고의 전생은 훌리건이었을 것이다.
-박민규,2005년




엄마를 부탁해

엄마를 잃어버린지 일주일째다.
-신경숙,2008년




우아한 거짓말

내일을 준비하던 천지가, 오늘 죽었다.
-김려령,2009년




7년의 밤

나는 내 아버지의 사형 집행인이었다.
-정유정,201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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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배귤이 | 작성시간 21.01.24 좋다
  • 작성자고탱 | 작성시간 21.01.24 엄마를 부탁해 진짜 울면서 읽음
  • 작성자너 무 귀여워 | 작성시간 21.01.24 와 근대문학작품들 표현력 너무 좋다
  • 작성자꺄아야호 | 작성시간 21.01.24 와 광장 소름돋는다..
  • 작성자이수만이 해주는 소개 아니면 안받음 | 작성시간 21.01.24 박제가 되어버린 천재를 아시오? 교과서에서 처음 만났던 때를 잊을 수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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