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방 조녜 별나비
복아야.
우린 오랜 시간 서로에게 둘 뿐이었지.
그동안 나의 세상이 훌륭했다면
그건 네가 훌륭했기 때문이야.
너는 나의 세상이고, 나는 너의 세상이니까.
우린 세상의 일원이자 그 자체야.
명영
배신하지 않는 인간을 본 적이 없다.
너도 인간이니 언젠가 나를 배신하겠지.
인간인 네가 날 배신하지 않을 거라 생각해서
널 사랑한게 아니다.
네가 날 배신하더라도 널 사랑할 각오로 아낀 것이다.
신룡
책을 읽고 풍부한 단어를 알게 된다는 건,
슬픔의 저 끝에서부터
기쁨의 저 끝까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수많은 감정들의 결을
하나하나 구분해내는 거에요.
정확히 그만큼의 감정을
정확히 그만큼의 단어로 집어내어
자신의 마음을 선명하게 들여다보는거죠.
내가 얼마큼 슬픈지, 내가 얼마큼 기쁜지.
내가 무엇에 행복하고, 무엇에 불행한지.
자신의 마음이 자신을 위한 목적을 결정하도록.
홍화
사람이 참 신기해.
불공평한 일을 처음 겪을 땐 억울해서 미칠 것 같은데
그게 계속해서 반복되면 어느새 익숙해져서
반항할 의욕도, 분노도,
전부 사라져 버리거든.
암주
괜찮아. 네가 괜찮아질때까지 기다릴게.
기다릴 수 있어.
아까도 여기서 널 오랫동안 기다렸는데,
네가 일어났을 때 정말 기뻤어.
그러니까 괜찮아.
기다릴게.
한설
울 옆엔 맑은 시냇물, 그 위엔 누대가 서 있고
대 앞에는 가득히 복사꽃이 만발했네.
꽃잎을 은밀하게 흐르는 물에 띄워 보내지 말라.
어부가 찾아들까 염려되나니.
.
.
.
복숭아 꽃을-
왜 어부한테 들키면 안 돼?
태하
구슬이 든 상자에 쇳조각을 넣고 흔들면
구슬엔 상처가 잔뜩 나고
어떤 구슬을 깨져버리기도 하는데,
가끔씩은 이렇게, 제법 매끈한 구슬이 나올 때가 있죠.
저는 이것을 운이 좋았다고 부르는데,
사람들은 이것을 훌륭한 것이라고 부르더군요.
이 구슬 안이 깨져있는지 어떤지는 알지도 못하면서.
물론 이 구슬은 아주 귀한 것입니다.
깨진 구슬을 이것과 비교하며 조롱할 때
얼마나 유용합니까.
백매
저는 폐하의 양심입니다.
저는 폐하의 양심을 지키는 것입니다.
양심은 어둠 속에서 길을 밝히는 등불이고,
인생의 긴 여정 속에서 길을 잃지 않게 하는 이정표입니다.
하지만 양심을 지키지 않으면 반드시 잘못된 길로 들어서게 됩니다.
세상에 돌이킬 수 있는 일만이 있는 줄 아십니까.
반드시 처절하게 후회하는 순간이 올 것입니다.
하난
사람의 마음이란 건 말이야,
아무리 최선을 다해서 진심으로 정성을 쏟는다고 해도 반드시 얻을 수 있는 게 아냐.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 안 돼. 그러지 않으면 애초에 얻을 수 없는 거니까.
결과를 보장받지 못한다는 걸 알면서도
전부를 걸어야 한다는 말이야.
갑연
별들은 작고 멀리에 있지만 반드시 그 자리에 존재해.
그리고 그건 우리에게 길을 안내하지.
별은 하늘에 있고 제 발은 땅에 있어요.
눈앞은 어둡고 길은 너무 험해요.
걱정마, 복아야.
우리가 배운 모든 것이 네 길을 밝힐테니.
명영 & 복아
제 눈이 보이지 않는것이ㅡ
당신께는 흠이 되나요?
..아가씨가 더 행복해지길 원할 뿐입니다.
나는 눈이 멀었고, 당신은 글을 못쓰죠.
그러나 그동안 우리는 서로를 마음속 깊이 아꼈습니다.
하지만 이 종이를 가지게 된 그 순간부터,
당신은 글을 못 써서 불행해지고,
저는 눈이 안 보여서 불행해졌군요.
아가씨 & 태하
삶에서 목적이 하나뿐이지도 않지만,
하나의 목적조차도 다른 수많은 목적 없인 이루어지지 않아.
복아
낭자. 친절이란 건 아주 소중한 겁니다.
굳이 할 필요가 없는 일인데도 일부러 마음을 써주는 거잖아요?
친절은, 베푸는 사람에게도 의무가 있습니다.
친절을 베풀 가치가 없는 사람한테 친절을 베푸는 것은 금은보화를 진흙탕에 던지는 것과 같으니 친절의 가치를 모르는 사람에겐 두 번째 기회를 주지 않을 것.
추국
진실을 알고 있지만 말하지 않는 것과
진실을 알려고 하지 않는 건 다른 거야.
진실은 항상 그 자리에 있어.
네가 그 자리를 바라보지 못하는 것뿐이지.
넌 진실을 정면으로 바라볼 용기가 없는 비겁자니까.
네가 바른 자리를 볼 수 없는데
바를 정자가 새겨질 리 없잖아?
이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