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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의 서약, 그리고 다시 이별 -
둘은 아라곤이 떠날 때까지 로스로리엔의 숲 속 오솔길을 거닐며 한 계절을 보냈다.
하짓날 저녁 아라손의 아들 아라곤과 엘론드의 딸 아르웬은 로스로리엔 한가운데의 아름다운 언덕 케린 암로스에 올라 엘라노르와 니프레딜이 피어 있는 불멸의 풀밭을 맨발로 거닐었다.
그들은 그 언덕 위에서 동쪽의 어둠과 서쪽의 황혼을 바라보며 기쁜 마음으로 결혼을 서약했다.
아르웬이 말했다.
" 저 어둠은 음험하지만 제 마음은 기쁨으로 넘쳐요.
에스텔, 당신이 저 어둠을 깨뜨릴 위대한 용사 중 한 분이니까요. "
그러자 아라곤이 답했다.
"아! 난 알 수 없소.
앞 일이 어떻게 될는지 나로서는 예측할 수가 없소.
그러나 그대의 희망에서 나도 희망을 얻을 것이오.
그리고 난 저 어둠을 철저히 파괴할 것이오.
하지만 아르웬, 저 황혼도 날 위한 건 아니오.
난 죽음을 피할 수 없는 인간이니 저녁별 그대가 나와 함께 하겠다면 저 황혼을 다 포기해야 하오."
그 말에 그녀는 서쪽을 응시하며 하얀 나무처럼 조용히 서 있더니 이윽고 이렇게 말했다.
"전 당신과 함께 하겠어요,
그리고 황혼은 단념하겠어요."
딸의 선택을 알게 된 엘론드는 무척 상심했으나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오랫동안 우려해 온, 그 누구도 쉽게 견딜 수 없는 운명이 닥쳤음을 안 것이다.
아라곤이 리븐델로 돌아 왔을 때 엘론드는 그를 불러 이렇게 말했다.
" 내 아들이여, 희망이 사라지는 시절이 올 것이야.
그 이상은 나로서도 잘 알 수가 없어.
이제 우리 사이에는 그림자가 가로놓였네.
어쩌면 내가 잃음으로 해서 인간이 왕권이 회복되도록 정해진 건지도 몰라.
따라서 자네를 사랑하지만 이 말은 해야겠네.
아르웬 운도미엘이 보잘것 없는 명분 때문에 삶의 품위가 손상되는 일이 있어서 안 되네.
인간이 그녀를 신부로 맞으려면 곤도르와 아르노르 양국의 왕 정도는 되어야 해.
그렇다고 해도 우리의 승리는 나에게 단지 슬픔과 이별을 가져다줄 뿐이야.
자네에겐 잠시나마 기쁨의 희망을 안겨줄 테지만.
아, 내아들이여! 종국에 아르웬에게 인간의 운명이 너무도 가혹한 일이 될 것 같아 두렵네."
이 일은 엘론드와 아라곤 사이를 가로막은 장벽이 되었고 그들은 더 이상 이에 대해 거론하지 않았다.
아라곤은 다시 위험과 고역의 여행길에 나섰다.

사우론의 힘이 커가고 바랏두르가 한결 강대해지면서 세상이 어두워지고 중간계 공포가 깔리는 동안,
아르웬은 리븐델에 머물렀다.
아라곤이 떠나고 없을 때 그녀는 멀리서나마 마음속으로 그를 지켜보았다.
< 왕의 깃발 >
또한 그녀는 희망을 잃지 않고 그를 위해 누메노르인의 왕권을 이은 엘렌딜의 후계자만이 휘두를 수 있는 거대한 왕의 깃발을 만들었다.
몇 년후 갈라인은 엘론드와 작별하고,
에리아도르의 동족에게로 돌아가 그 곳에서 혼자 살았다.
아라곤이 오랜 세월 동안 먼 나라에서 지냈기에 그녀는 아들을 거의 볼 수 없었다.
그러나 언젠가 한번 불방으로 온 아라곤이 어머니를 찾아왔을 때,
그녀는 아들이 떠나기 전에 이렇게 말했다.
"내 아들 에스텔아, 이것이 우리의 마지막 이별이구나,
난 근심으로 하등한 인간들만큼이나 늙고 말았다.
게다가 이제 난 중간계에 밀려드는 어둠을 더 이상 견딜 수가 없구나.
이제 곧 세상을 떠나게 될 것 같다."
아라곤이 어머니를 위로하려고 애쓰면서 말했다.
" 그렇지만 어둠 너머에는 빛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정말 그렇다면 어머니께서 그 빛을 보고 기뻐하도록 해드리겠습니다."
그러나 갈라인은 이런 린노드(노래)로 답할 뿐이었다.
"Onen i-estel edain, u-chebin estel animI."
(I gave Hope to the Dúnedain, I have kept no hope for myself)
"난 두네다인에게 희망을 주었으나, 나에게는 아무 희망도 남기지 않았네."
아라곤은 무거운 마음으로 어머니와 작별했다.
갈라인은 이듬해 봄이 되기 전에 세상을 떠났다.
- 4부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