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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생정

[후기]'정신 병원 입원' 두렵나요? 무섭나요? 정신 병원 입원 후기

작성자Born This Way|작성시간18.11.08|조회수45,511 목록 댓글 152










안녕! 내용이 길어질 것 같아 인삿말은 생략할게!

이 글을 쓰게 된 이유는 '신경정신과'에 대한 후기와 인식이 많이 변한걸 쭉빵만 봐도 많이 느껴
하지만 아직까지 '정신 병원 입원'은 편견이나 장벽이 높은 것 같아 조금이라도 문턱이 낮아졌으면 하는 바람에 두려움을 무릅쓰고 입원 후기를 써 봐!

앞서 나를 알아보는 댓글은 절대 달지 말아줬으면 해!

또, 생정 공지엔 병원 정보 필수이지만 개인 정보와 정신 병원 특성상 병원 이름은 밝히지 않을거야

(신경 정신과 후기보면 안 쓴 글 많길래 참고함)




* 증상 : 우울증, 공황장애, 불안장애, 불면증, 자해 → + 연극성 성격장애 → +성인 ADHD

일단 난 입원 전에 병원을 다니면서 상담과 약을 먹은 지 1년이 넘었어.
병원은 두 곳을 다녔는데 안타깝게도 두 병원 다 나와 맞지않았고 마지막으로 다닌 병원에서 큰 상처를 받아 상황이 더 악화되었어

* 입원 계기 : 자해

입원 전 내 증상은 우울, 공황, 불안, 불면 그리고 자해가 있었는데
입원하게 된 큰 계기는 '자해' 때문이야
주변에 사람이 없거나 외롭고 공허함을 느끼면 자해를 하는 습관이 있었어 자해에 경중은 없지만 한 번 자해를 할 때 마다 지혈과 수술을 해야하는 큰 자해여서 삶이 피폐해지는 걸 스스로 느끼고 내가 먼저 부모님께 병원에 입원하고 싶다고 말씀 드렸어



* 병원 입원

난 시골에 살아서 마땅히 갈 병원이 근처에 없었기 때문에 가까운 대학 병원을 찾았어
정신 병원은 (내가 알기로) 폐쇄, 반개방, 완전 개방 세 개로 나뉘는 걸로 알아
또, 입원에는 응급 입원, 보호 입원(강제 입원), 동의 입원, 자의 입원 네개로 나뉘어
응급 입원은 병원 측에서 입원 시키는 것, 보호 입원은 보호자가 입원 시키는 것, 자의 입원은 스스로 입원 하는 것 (미성년자의 경우 보호자의 동의 하)


+ 내가 자의와 동의를 헷갈렸어! 댓글 보고 수정했어

더 자세한 건 이 댓글 봐줘!



나는 완전 폐쇄 병동, 동의 입원이었어

창고문 같은 큰 잠긴 문을 열면 긴 복도가 나오고 또 문이 있어
그 문을 열면 병동이 나오고 병동을 들어가기 전에 한 번 더 비밀번호를 입력해야 출입이 가능한 문이 있어
그러니까 병동으로 가기 전 총 세개의 잠긴 문이 있는거야
당연하지만 환자는 절대 그 문을 열 수 없어

첫번째 문을 열면 복도에 사물함이 있어
사회에서 있던 옷, 출입이 불가한 물건 들을 다 두고 환자복만 입고 들어가게 돼
여기서 가져온 짐은 간호사 분이 검사후 통과된 물건만 들여보내줘

처음 가자마자 담당 선생님과 보호자 상담, 그 후 나랑 상담이 진행됐어
엄마랑 상담한 내용은 아직까지 뭔 지 몰라
나는 여기 왜 들어오려고 생각했는지 (자의 입원 이었으니까), 어떤 점이 힘들고 불편한지, 입원 중에 뭐를 가장 치료했으면 하는 지 등을 물어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난 한시간 넘게 걸렸어

상담을 하고 나면 검사 된 짐이 들어오는데 휴대폰은 물론 이어폰, 충전기 심지어 긴 머리끈 조차 반입이 안됐어
짜서 쓰는 로션인데 알루미늄 소재로 된 로션 있잖아 (후시딘 소재같이) 그것도 반입이 안되고 간호사 실에 맡겼다 사용했어 (왜인지 모르겠지만 스트라이덱스도 안됐음)
엄마가 병실에서 필요한 물건을 병원 편의점에서 사와주시고 보호자는 이만 떠나


- 못 갖고 들어간 물건 : 휴대폰, 충전기, 보조배터리, 이어폰, 지갑, 모든 화장품, 타월, 수건 (두 장만 반입 후 교체하며 사용), 스프링 달린 수첩, 필기구, 안경 통
- 추가로 산 물건 : 슬리퍼 (아무 장식 없는 고무 소재), 색 없는 립밤, 스프링 없는 공책, 컴퓨터 용 사인펜, 생리대
- 공동으로 사용하는 물건 (간호사실에서 빌려 그 앞에서 사용 후 반납): 빗, 손톱 깎이, 면도기 (남자만 사용)




 * 생활

am 08:00 ~ 아침 식사

am 09:00 아침 약 배급

(프로그램 진행 or 자유시간)

pm 12:20 ~ 점심 식사

pm 01:00 점심 약 배급

(프로그램 진행 or 자유시간)

pm 05:40 ~ 저녁 식사

pm 07:00 ~ 저녁 약 배급

(자유시간)

pm 09:00 밤 약 배급

pm 10:00 취침

+ 자유 시간 때 담당 선생님과 상담 진행
새벽, 아침, 점심, 저녁 체온, 맥박, 혈압을 잼
(점심 저녁 체온 잴 때 다음 날 식사 정함)

매주 일요일 새벽 키와 몸무게 재기


 병실 종류엔 다인실(6인실), 3인실, 1인실 이 있어

1인실은 처음 입원한 환자가 무조건 하루는 있는 곳이야 (예외는 있음 그게 나였는데 자의였고 당장 무슨 일이 벌어지는 심각한 상황이 아니었고 1인실이 꽉 차있어서 예외됨) 1인 실에는 cctv가 있어 24시간 내내 지켜보는 방이야
이 방을 제외하고 cctv는 어디에도 없어
3인실은 보통 공동 생활이 어려운 환자들이 써 많이 어려서 부모님이 같이 있는 환자나 혼잣말, 습관성 도난 등 남에게 피해주는 환자 경우야


내가 간 병실은 6인실, 다인실이라고 불려
1인실을 거쳐 대부분 이 곳으로 가
병실은 똑같은 병실 구조인데 진짜 침대랑 사물함 6개만 있어
커튼 없고 콘센트 구멍은 막혀있어 병동 내 거울은 모두 깨지지않는 아크릴 거울이야

샤워실은 세면대 하나, 아크릴 거울 하나, 꼭대기에 붙어있는 샤워기 하나 이렇게 있어
샤워실 개방 시간은 아침 식사 전 한시간, 저녁 식사 후 한시간이고 환자들끼리 대화로 순서를 정해서 씻는 편이야


모든 자기 물건엔 스티커를 붙여 (입원하면 손목띠에 있는 개인 정보 스티커 그거야)
매 주 물품 검사를 진행해 나는 여기서 손목에 차고 들어온 머리끈을 압수 당했어(묶어서 쓰는 머리끈 있잖아 풀면 긴 끈인 거)

휴대폰 반입이 안되니 간호사실 앞에 공중 전화가 있어
개인 전화 카드를 사용해 간식 시킬 때 카드를 주문할 수 있어


간식 시키는 건 무엇이냐, 매일 저녁 식사 후 8시에서 10시까지 간식 신청을 받아
돈은 외부에서 맡기고 들어오고 보통 보호자가 계속 간식비를 넣어줘
(기도를 막을 수 있는 사탕이나 껌은 불가, 1.5리터 음료수 불가, 유리병 불가)
하루 중 환자들이 가장 기다리는 순간이 아닐까 해ㅋㅋㅋ 8시 땡 되자마자 간호사실 앞으로 우르르 나감ㅋㅋㅋ

면회는 등본에 등재된 가족이 아니면 출입이 불가해 (이혼 한 전남편 못들어 오는 거 봄)

면회 때도 마찬가지로 출입이 불가한 물건은 다 제외하고, 보호자의 휴대전화도 맡기고 들어가
면회 시간은 정해져있지않지만 밤 9시엔 무조건 다 퇴장이야






* 치료

일단 주치의 선생님과 담당 선생님 두 분이 내게 배치돼
주말을 제외한 매일 주치의 선생님이 오셔서 간단한 안부 의사를 묻고 가셔
(잠은 잘 잤는지, 약은 어떤지, 생활은 어떤지 등)
담당 선생님과는 역시 주말을 제외한 월 ~ 금 매일 상담을 진행해
주치의 선생님과 다른 점이 있다면 좀 더 세부적이고 전문적인 '상담 치료'를 해
또, 임상 심리 선생님과의 상담 시간을 몇 번 가져 - 여기서 '연극성 성격장애' 판단을 받았어

내 상담 시간은 총 시간은 1시간 내외이고 나보다 더 긴 환자는 3시간 하는 것도 봤어 사람마다 달라!

상담 내용 :
나같은 경우는 어떤 한 사건이 아닌 어릴 적 환경에서 비롯된 병이었기 때문에 굉장히 어릴 때 기억부터 상담을 했어
예를 들자면 어릴 때 부모님 사이가 어땠는 지, 부모님과의 관계는 어땠는지, 학교 생활, 친구 관계, 대학 진학을 포기한 이유 등
나아가서 힘들었던 기억, 자해를 왜 하는지, 자해를 하고 나면 어떤 기분인지, 왜 죽고싶은 생각이 드는지 등 감정적인 부분을 많이 건드려
(상담하면 열이면 아홉 다 울어ㅋㅋㅋ)
그러면서 복잡했던 내 기억과 감정을 천천히 돌아보며 정리하는 시간을 갖게 되었어



 

프로그램 :


월요일 : 아침 회의, 사회성 기르기 수업


화요일 : 화요 모임, 산책


수요일 : 레크레이션


목요일 : 미술 치료, 산책


금요일 : 레크레이션



월요일 아침 회의 : 의사 선생님 두 분과 함께하고 임의적으로 회장과 부회장이 정해져 회장 부회장에겐 대본이 존재하는데 회의 순서, 출석, 소감 묻기 등 간단한 진행을 맡게돼
한 주를 시작하며 환자들의 계획, 선생님들의 환자 개개인 약 복용 설명

사회성 수업 : 이건 병동에서 나만 듣던 활동이야 사회에 있을 법한 난감한 상황을 두고 어떻게 대응하는 지를 배워 상황극이라고 생각하면 쉬울 것 같아
예) 거절하기 - 약속 거절하기, 돈 빌려주는 부탁 거절하기 등

화요 모임 : 차를 마시면서 가벼운 대화 나누기
예) 좋아하는 음식, 좋아하는 색깔


화, 목 산책 : 주치의 선생님의 허락하에 (입원하고 최소 한 주는 있어야 허락이 떨어졌어) 

환자들, 담당 의사 선생님 최소 두 분, 실습생들과 병원 주변 산책 혹은 배드민턴


수, 금 레크레이션 : 간호학과, 의예과 학생들이 준비하는 레크레이션

예) 돌아가면서 서로의 얼굴 그려주기, 화분 케이크 만들기, 사자 성어 맞추기, 일심동체 게임 등 (흔한 레크레이션 생각하면 될 듯)

목요일 미술치료 : 주제 정해서 그림 그리고 대화 나누기
예) '봄' 하면 생각 나는 것 그리기 - "저는 개나리를 그렸어요" 소개 - "왜 개나리를 그렸나요?", "강아지 그림이 있는데 키우는 강아지예요?" 질문 - 대답



자유시간이 너무 많은 거 아닌가? 라고 생각할 수 있어
하지만 내가 입원한 병원은 대학병원이라 간호학과, 의예과 학생들이 실습을 와 거의 하루 내내 같이 있어
사람 만나기를 꺼리고 집에만 쳐박혀 생활하던 내가 갑자기 많은 사람을 만나려니 두렵고 무서웠어 초반, 이 부분에서 입원을 후회하기도 했어


하지만 지금 생각하기엔 가장 효과가 좋은 치료가 아니었나 싶어
내가 느낀 병원 생활은 진짜 사회에 나가기 전 '하나의 작은 사회' 라고 생각했어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고 공통점을 발견하고 유대를 쌓는 자연스러운 인간 관계를 경험 할 수 있었어


그럼 자세히 자유시간엔 무얼 하냐! 휴대폰 반입 불가인데 지루하고 재미없는거 아냐? 라고 묻는다면


1) 독서
일단 책을 많이 읽었어 병원 공동 휴게실에 책이 있었고 외부에서 읽고싶은 책을 검사 후 들여보내줘 그럼 그 책을 읽었어
약 두달여간 동안 책을 스무권 정도 읽었던 것 같아

2) 보드게임
그리고 게임을 했어
휴게실에 다양한 게임이 있어 부루마블을 시작으로 젠가, 루미큐브, 다빈치 코드 등등 정말 많은 보드게임이 있었어 ㅠ 진짜 넘잼

3) TV 시청
공동 휴게실에 티비가 있었어
주로 음악 방송 많이 봤었다 새로운 환자 들어오면 요즘 밖에서 1위하는 노래가 뭐야? 라고 필수 질문이었음ㅋㅋㅋ

4) 일기

일기장과 펜은 의사 선생님 허락이 떨어진 후에만 쓸 수 있었어 (우울감이 더 심해질 수 있기 때문에)

나 같은 경우엔 3주 후에 받았는데 늦게 받은 편이야




* 퇴원과 그 후


기간 - 7주

가격 - 총 400 ~ 500 (비보험)

(비용은 내가 부담한게 아니라 물어도 잘 모를거야!)


나는 병원 생활이 총 7주로 병원 측 말로는 굉장히 긴 시간 있었다고해



병원에서 권장하는 입원 기간은 3주~4주라고 들었어
안그래도 나 퇴원할 때 내가 제일 오래됐었음

현재 퇴원한지 6개월 정도가 되었어
퇴원 직후 담당 선생님과의 상담 치료를 이어 받았는데 금액이 올라가고 그만 두었어
지금은 입원 내 같은 주치의 선생님께 짧은 상담 (근황)과 약을 꾸준히 받고 있어
우울감과 자살 충동, 자해는 많이 사라졌는데 불안과 심각한 집중력 저하, 사회 부적응을 말씀드리니 검사 후 성인 ADHD를 판단 받고 이 약도 같이 복용하고있어
(불안 장애를 갖고 있는 사람은 적지않게 ADHD가 같이 있는 경우가 있다고해
성인 ADHD 증상을 확인해보고 나와 비슷하다는 사람은 꼭 이 부분을 놓치지않았으면 해!)




* 슬럼프

약을 복용하는 환자들은 언제든 슬럼프가 오기 마련인 것 같아
나 역시 그랬어
다른 사람은 기쁨이 있다면 반대로 우울함을 느끼는 건 당연한건데
난 우울함을 느끼면 '아 내가 약을 안먹었나? '혹은 '주변에서 약 안먹었니?'

라고 물어보는 것에 굉장히 자괴감이 들었어


당연한 기분을 난 못 느끼고 사는 것 같고, 내가 감당할 수 없는 것 같고, 약에 좌지우지 되는 기분
그러니까 약을 먹기 싫어지더라

주치의 선생님께 말씀드리니 선생님께선 약간 화를 내며 혼내듯이 말씀해주셨어
'마음의 병에 유난히 약에 의지하는 것 같다는 사람들이 많다. 우리가 다리가 부러졌을 땐 목발에 의지한다고 하지않는다 마음의 병도 마찬가지다 약에 의지하는 거라 생각하지말라'
이 말에 머리가 띵해지면서 지금은 거르지않고 약을 챙겨 먹어




* 끝


지금 내 생활은 많이 좋아졌어



다 나았다고 말 할 순 없지만 이렇게 안정적일 수 있나 싶을 정도 잔잔하게 하루가 흘러가
우울증은 감기라는 말이 있잖아? 난 그 말을 썩 좋아하지않아
물론 감기만큼 흔하게 걸리는 병이다라는 뜻이지만 난 감기라고 표현하는 것이 굉장히 가볍게 느껴져
우울증은 사람을 죽일 수 있는 병이야 우울증을 절대 혼자 이겨내려고 하지마 꼭 병원에 갔으면 좋겠어
처음엔 힘들거야 내게 맞는 병원, 선생님 찾기까기 어렵고 힘든 시간이 될거야 나 역시도 오히려 상담 치료 중 큰 상처를 받은 경험이 있으니까


내 글을 읽고 정신 병원 입원 그거 별 거 아니구나 라고 생각 해준다면 난 성공이야
이 글을 끝까지 읽었다는 것 부터 넌 이미 대단한 의지가 있는거야
살고 싶은 거야 아니 살아있는거야

오늘 하루 버텨줘서 고마워 수고했어!

(궁금한거 편하게 댓글로 물어봐줘 내가 아는 선에서 최선을 다해 댓글 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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