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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씬은 정환과 덕선을 벽씬 이전과 이후로 나눌 만큼 중요한 씬이라 내 맘대로 나노로 뜯어먹기로 함.
사실 1회 씨익 미소부터 어? 하는 느낌이 왔지만 확신을 하게 된 건 이 벽씬 때문인데,
비록 덕선이 지금은 선우를 좋아한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정환 뿐만 아니라 덕선도 이 벽씬 이후로 정환을 대하는 게 조금은 달라졌어.
응칠의 '확인키스'와 '만나지마라캐라'나 응사의 병원씬 '나에겐 오빠가 있다' 같은 느낌이었다고나 할까.
어남류임을 믿게 된 씬이기도 해.
사실 이 두 사람은 너무 오랫동안 한 동네에서 가족처럼 자라왔기 때문에 18살이나 먹고서도 서로를 남자와 여자로 보기 쉽지 않지.
개인적으로 정환은 사춘기 이후로 덕선을 조금 다르게 보기 시작했던 것 같아.
덕선이 '여자'로 보여지거나 자각될 위기의 순간(?)이면 늘 다른 아이들보다는 조금 더 발끈했거든.
어쩌면 정환은 본능적으로, 덕선이가 여자가 되어버리면 이전으로 결코 돌아갈 수 없을 거라는 위기감을 느꼈던 게 아닌가 싶어.
그리고 이 벽씬에서, 정환의 예감(?)은 사실이 되어 버렸지.
아주 개인적으로, 벽씬은 3단계를 밟아간다 생각함.
첫번째는 아무렇지 않은 일상적 정팔과 덕선의 단계임. 학주에게 붙잡히냐 아니냐의 다급한 순간인데다
일단 눈에 띄지 않으려 숨느라 몹시 뛰어 앞이 노래질 정도로 숨이 찼고,
무사히 숨어 있는 게 중요한 단계이지만... 찰나에 지나감.
두번째 단계는 '어라 뭔가 이상하다'의 단계인 것 같아.
먼저 이상함을 느낀 것은 정환 쪽. 덕선이가 너무 지쳐서 가슴팍에 얼굴을 기대왔을 때인데,
아무리 가족처럼 가깝게 지냈다 해도, 특히 철 들고 나서 서로를 이렇게 가까이 느낄 일이 뭐가 있었겠어.
정팔이가 너무 급해서 '썸씽 스페셜'을 덕선이 가슴팍에 안길 때만 해도 그 스킨십이라는 것이 찰나에 끝났고
위기 상황을 모면하기 위한 것이었던데다 트인 공간이었기에 뭔가를 느낄 수가 없었다면
두 사람은 지금 쫓기고(?) 있고, 더할 나위 없이 바짝 붙어 있는 상황.
정상적인 성장단계를 밟고 있는 남자아이라면 미묘한 것을 느끼지 않을 수 없는 거지.
게다가 학주가 근처에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움직일 수도 없어.
움직이는 게 더 위험하지, 사실. ㅎㅎ
이건 원래 신 피디가 사소한 소품 하나에도 의미부여하는 집착 스타일이라서 든 망상인데
정환이가 덕선이 가슴팍에 안긴 '썸씽 스페셜'과 그 '썸씽 스페셜'을 잃어버린 후 덕선의 주변을 맴돌며 영역표시를 하던 개(정팔의 별명은 개)
그리고 덕선이가 가슴팍에 안겨준 '썸씽 스페셜' 대신 정팔의 가슴팍에 안겨 있다는 게
뭔가 묘하더라고.
덕선이는 정환이의 '썸씽 스페셜' 아니 '썸원 스페셜'이 될 운명이었다는 건가. ㅎㅎㅎㅎ
덕선이가 썸씽 스페셜을 잃어버린 날 정환이의 '썸원 스페셜'이 된 건 뭔가 아이러니하지.
응칠의 여주가 확인키스까지 받아도 끝내 남주가 폭탄선언하기 전까지 남주 마음을 몰랐던 답답이였던 반면,
덕선이는 그보다는 훨씬 눈치가 있고 예민한 듯 해.
덕선이는 정환이만큼은 아니지만 뭔가 묘한 것을 느껴. 무려 김정팔과 '어색함'을 느끼는 거야.
그건 이 둘이 소녀와 소년이 아닌, 여자와 남자로 만났기 때문인데, 그걸 덕선이도 예민하게 느끼는 거야.
썸씽 스페셜을 찔러넣을 때만 해도 거기 있는 줄도 몰랐던(?) 덕선이의 가슴이 적나라하게 느껴지는 순간,
선데이서울을 즐겨보고 성인영화관에 몰래 드나들었던 건장한 18세 남자 고등학생이
스스로를 제어하는 것은 미션 임파서블이었스므니다.
덕선이는 뭔가 이상한 것을 느끼기는 했으나 그걸 계속 느끼고 있을 수 없을 만큼 지친 상태인데
그래서 정환이는 더 미칠 지경이 되고 말았음.
그리고 3단계.
제어 불능에 빠진 정환이는 죽고 싶을 지경이고, 덕선이도 확실히 뭔가 이상한 것을 느껴 버렸음.
서로를 남자와 여자로 그 이상 더 확실하게 느낄 수가 없음.
학주의 위협이 사라진 이후에도 둘이 꼼짝도 하지 못했던 건,
움직이면 더 위험(?)해서가 아니었을까 싶기도 해. ㅎㅎ
사실 저 골목이 두 사람이 나란히 서 있어도 되는 골목이잖아. 그런데 계속 저렇게 서 있어.
처음에 아마 실수로 저런 상태로 포개졌을 텐데, 그 이후에 자세를 바꾸자는 생각을 하기 전에 학주가 쳐들어왔고
학주의 위협 때문에 숨소리도 못내고 있다가 학주가 아니라 스스로가 판 함정에 빠졌고
그 이후에는 오히려 자세를 바꾸거나 움직이면 더 어색하고 위험해지는 지경이 되어 버린 것 같아.
저 둘은 어떻게 숙소로 돌아왔을까?
너무너무너무 어색한 침묵만 소름끼치게 이어졌을 것 같은데. ㅎㅎ
덕선이가 둔해서 잠을 이루었다기보다는, 덕선과 정팔의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저런 게 아닐까 싶어.
덕선이도 이후 반응 보면 분명히 어색하거든. 그런데 덕선은, '좋아하는(그렇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따로 있어.
개정팔이 친구가 아닌 남자로 다가온 상황이 몹시 어색하긴 한데 그걸 계속 생각하고 싶지도 않고(개정팔이?!!!)
개정팔이 남자가 됐다고 해서 선우보다 더 좋아질 수도 없는 상황이야.
그런데 정환이는 달라. 아마 이전부터 차근차근, 자기도 모르게 조금씩 '다른 감정'이 쌓여왔을 거야.
그러니 덕선이가 '여자'가 되는 순간마다 유난히 까칠하게 반응했던 게 아닌가 싶은데
더 이상은 덕선이가 여자가 아니게 될 수 없는 지경이 되어 버린 것.
걔가 여자였어, 를 더 이상 느낄 수 없게 느껴버린 상황.
좋아하는구나, 라기보다는 걔가 여자였어에 충격을 받은 18세 고딩이 잠을 못 이루는 것 같달까.
모든 것은 이전으로 돌아갈 수가 없어. 대문을 열고 들어왔을 때 덕선이를 발견하고 멈칫, 하는 찰나의 이 순간이 정말 좋더라.
정환이에게 덕선이가 어떻게 달라졌는지 느껴져서.
외면하고 들어가려 했는데 뜻밖의 날벼락. 덕선이는 엄마한테 맞아죽기 전에 정환이를 방패 삼은 것이지만,
정환이는 천만뜻밖의 위기 상황에 마주친 거야.
덕선이의 느낌(?)이 뭔지 너무나도 잘 아는 정환이는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지.
아무렇게나 썸씽 스페셜을 찔러주던 때는 끝나 버렸어.
손끝만 스쳐도 짜릿한, 그래서 어쩔 줄 모르겠는 시간이 도래한 것.
떼어내야 하는데 손가락 하나 제대로 건들지를 못하니. ㅎㅎㅎ
어이쿠.
백허그임 무려. ㅎㅎㅎㅎㅎㅎㅎㅎ
사실 벽씬이 더 살아날 수 있었던 것은 그 이후의 달라진 두 사람의 감정선을 아주 세밀하게 짚어주었기 때문이 아닌가 싶었어.
이 씬은 정환이가 확인사살 당하는 씬이지.
그 후에 두 사람'만' 만나는 씬은 어색함이 줄줄줄 흐르고. ㅎㅎ
김정환은 막차를 탄 것 같아. 다시는 예전과 같은 친구가 될 수 없을 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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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 학주를 피해 달려가다 숨는 장면을 보면
정환이가 골목을 찾아 급히 들어가면서
덕선이 팔을 잡아당겨 끌고
들어가
겹치는 그림은 경우의 수로 얼마든지 나올 수 있는 그림이야
문제는 그 다음인데
겹친상황에 처음 던진
덕선이의 대사는
'옆으로 좀 비켜봐'가 아니라
'숨 좀 작게 쉬어!' 이거였어
그 다음 정환이 대사는
'그럼 니가
떨어져'거 아닌
'조용히 해!' 이거야
무슨 차이인지 알겠음?
둘이 지금 최우선으로 주의하고 긴장하는건
밀착한 몸이
아니라 '학주한테 들키면 안된다' 이거야
예를들어 도둑이 집주인이 잠든 집에서 도둑질을 하다
집주인이 깰 것 같은 소리가
들리면 반사반응은 뭘까?
바로 그 상태의 정지
어떤소리도 내지않고 들키면 안된다의 본능은 움직이지 않고 일시정지하는
몸이야
이미 18년의 소꿉친구라 밀착한 몸따위는
처음 그들의 신경에서 아오안된거야
정적이 찾아들고
학주가
올까 안올까 긴장만 되는 상태에서
둘은 짧지않은 가볍지않은 신체적접촉의 느낌에서 어색함을 느끼지
하지만 누구도 비켜서진
않아
어색함을 겉으로 표출하며 비켜 서는 행위 자체가
난 너를 의식하고 있어의 커밍아웃이 되는데
개정팔과 특공대의 사이에
그런 존심 상하는 일이 가당키나 할까
그저 학주에겐 들키지 말아야한다는 처음의 표면적 핑계로
(머리론)어색함을 나름대로
떨쳐버리려하면서 (정작 몸은)움직일수조차 없는것이지
이해 안되는 사람은 이 글 읽으면 좀 더 이해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으로 하나 더 퍼왔어
출처- 디시인사이드 응답하라1988 갤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