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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소고기 맛집

보성 원조 양탕

작성자조 근영[영광축산영농조합]|작성시간12.02.09|조회수295 목록 댓글 0

보성에서 일 보고 서울로 향하는 길을 28번 국도 미력면 쪽으로 잡았다.

미력면은 10여년 전 옹기 취재하러 간 적도 있고, 대나무 분재 하는 분을 취재한 적이 있는 곳이다.

그때 28번 국도로 갔는지 기억이 흐릿하지만, 나즈막한 산과 아열대 넝쿨식물이 빼곳한 숲이 인상적이었다.

그런데, 그 길에 '양탕'을 낸다는 식당이 길가에 줄지어 있다.

응? 보성에 웬 양탕 타운이? 보성에 소가 많나? 근처에 도축장이 있나? 별 생각을 다하다 일단 차를 세우고 한 그릇 하기로 했다.

 

 

 

 

길가에서 대충 눈에 띄는 집은 3곳.

나중에 자료 보니 여기 외에도 다수이다.

원조미력양탕과 미력원조양탕은 다른 집이다.

나는 원조미력양탕집으로 갔다.

 

 

어? 메뉴판을 보니 보신탕도 판다.

보신탕과 양탕을 함께 판다는 게, 이 이상야릇한 조합이... 하여간 양탕을 시켰다.

그리고 주인인듯한 아주머니께 물었다.

"여기 한우 양이에요 육우 양이에요?"

"네? 여기 염소인데..."

"에? 소 양 아니구요?"

아, 뭔 이런 일이...

양탕이라 해서 나는 양곰탕을 생각했는데, 여기서는 흑염소탕을 양탕이라고 한다는 것이다.

만약 흑염소탕이라고 적혀 있었으면 나는 이 집들을 그냥 지나쳤을 것이다.

흑염소를 맛있게 먹어본 기억이 별로 없는데다 그 찐뜩하고 누린 국물 냄새를 별로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어쩌나, 이미 주문이 들어간 것을.

 

 

  그냥 이런저런 정도의 반찬이 나오고, 이런 탕이 나온다.

 

 

 

들깨며 양념법이 보신탕과 흡사하다.

국물을 뒤지면 이런 고기가 나온다.

 

 

고기 양만큼 토란줄기가 들어가 있다.

고기는 초고추장과 들깨가루를 섞은 양념에 찍어 먹는다.

 

 

쫄깃한 식감이 좋다.

생각밖으로 누린내도 적다.

국물은 진국이란 느낌보다 맑고 개운하다는 느낌이 강했다.

 

주인 아주머니와의 인터뷰.

-여기 양탕집이 많은 이유는?

"우리가 양탕 한 지 40년이 넘었다. 3대 대물림이다. 우리집이 유명해지니까 10년쯤 전부터 다른 집들이 생겼다."

-맛내는 비법이라도 있느냐.

"뼈를 오랫동안 고아 국물이 맛있다는 것이다."

-왜 흑염소탕이 아니고 양탕이냐.

"나도 모른다. 예전부터 그리 불렀다."

 

혹 보성에서는 염소를 양이라 하나?

보신탕도 파니까 혹시 보양탕에서 '보'자를 떼고 양탕이라 한 것은 아닐까?

하여간 '양탕'이라는 이름 때문에 별로 즐기지도 않는 흑염소탕을 참 오랜만에 맛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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