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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빛 여정ㅡ21회

작성자고향설470|작성시간26.06.18|조회수51 목록 댓글 3


제 21장,
 
점심을 먹고 나서 민희는 외출준비를 한다.
 
외출준비라고 해야 얼굴을 잠시 만지는 것이다.
 
평소에 화장이라고는 잘 하지 않고 지내고 있는 우민희다.
 
“날씨가 많이 춥소.
안에도 든든한 옷을 입으면 좋을 것이오.“
 
김형우는 민희가 옷을 입는 것을 거들어준다.
 
어디 한군데 군살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민희는 날씬한 몸매를 가지고 있다.
 
그렇다고 마른 체형은 아니지만 나이에 비해서 날씬한 몸매다.
 
외투를 입고 모자를 쓰고 나니 다른 사람처럼 보인다.
 
“참으로 멋지고 아름답소.
그 옷이 당신을 위해서 존재하는 것만 같아 보기 좋소.“
 
”형우씨!
이런 고급스러운 옷 감히 상상조차 하지 못했어요.
누가 보면 욕을 하지 않을까 겁이 나요.“
 
”그런 말이 어디 있소?
그리고 이렇게 나서면 누가 당신을 혼자서 어렵고 힘들게 살아가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겠소?
참으로 아름답고 우아하게 보이는 당신의 모습이 나와 가장 친한 사람이라고 자랑하고 싶은 내 마음 모르겠소?“
 
“자꾸 놀리지 말아요.”
 
민희는 다시 얼굴이 빨개져 온다.
 
그와의 진하고 뜨거운 키스를 한 것이 떠오른다.
 
“여사님!
나가시지요?“
 
김형우는 앞장서서 현관문을 열고 민희가 나오기를 기다린다.
 
“어디로 모실까요?”
 
“농담이 이제는 많이 늘었어요.”
 
“하하하.........
내가 그렇소?“
 
”네!
처음에는 농담을 할 줄 모르는 사람인 줄 알았어요.
늘 점잖고 무게 있고 근엄하다고 할까? 그런 인상이었거든요.“
 
“민희씨와 단 둘이만 있으면 이젠 마음이 편해서 그런 것이오.
당신이 편안해하고 행복해하면 나도 덩달아 편안해지고 행복해지는 기분 아시오?“
 
늘 그렇듯이 두 사람의 손은 꼭 잡고 있다.
 
“오늘은 어디 멋진 곳을 가 볼까요?”
 
“어디가 멋진 곳인데요?”
 
“미사리 조종경기장 부근에 멋진 라이브카페가 많다고 하는데 우리 그곳으로 갈까요?”
 
“젊은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인데 우리가 어울릴까요?”
 
“우리는 누구보다도 더 젊고 활기찬 마음이 있지 않소?
그리고 그런 곳에 젊은 사람들만 가라고 한 법이 명시되어 있는 것도 아닌데 우리라고 못갈 것이 뭐가 있겠소?“
 
“그럼 가 봐요.
라이브카페 말만 들었지 실제로는 가 본적이 없어요.“
 
”그럼 우리 오늘 젊은 기분을 내 봅시다.“
 
김형우는 미사리 쪽으로 차의 방향을 잡는다.
 
그러나 급할 것도 없고 서두를 것도 없다.
 
영업은 성업 중이다.
 
아직 저녁때가 되지 않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빈자리가 없을 정도다.
 
그들은 다행히도 무대가 바로 보이는 좋은 곳에 자리를 차지하고 앉는다.
 
구정을 앞두고 있어서 그런지 젊은 쌍들이 대다수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조금은 고급스러운 안주와 와인을 주문한다.
 
민희의 차림새가 귀품이 있어 보였는지 종업원들의 태도는 무척이나 상냥하고 예의바르다.
 
“민희!
이런 곳에서도 당신의 모습은 아주 잘 어울리고 있소.
아름답고 품위가 넘치는 당신의 모습이 너무 자랑스럽소.“
 
”자꾸 그러지 마세요.
부끄러움으로 얼굴이 새빨개지는 것 같아요.“
 
”구정이 되어가니 친정에 갈 것이 아니요?“
 
”아뇨!
이번 명절부터는 친정에 가지 않기로 했습니다.“
 
”정말 그래도 되는 것이오?“
 
”네!
아침에 아버지하고 통화를 했는데 이제는 제가 아니라 며느리들의 손에 의해서 조상님들의 차례 상을 봐 드리고 싶으시다는 간절한 마음이시랍니다.
사실 그 동안 서로 바쁘다는 이유로 차례 상에 올리는 음식 모두 며느리들의 손보다는 제 손으로 모두 준비를 했었지요.
아버지의 그런 마음 충분히 이해를 하고 도와드리도록 했습니다.“
 
“참으로 잘 된 일이오.
실은 오늘 마음이 나도 무척이나 화가 나고 우울했었소.
조상님들의 차례도 명절도 아랑곳없이 스키장으로 여행을 떠난다고 하는 며느리의 말에 어떻게 대응을 해야 할지 정말 화가 났었소.“
 
”차례도 지내지 않고 여행이라니요?
있을 수 없는 일 아닌가요?“
 
”절에 돈을 보내는 것으로 자신들의 할 일을 모두 다 했다는 생각을 하고 있으니 그 생각을 무엇으로 막을 수가 있겠소?
그것을 그대로 따라가는 아들들이 참으로 바보스럽고 한심하다는 생각이오.“
 
”정말 세태가 점점 더 한심하게 되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렇게 나가다가는 조상도 모두 없어지고 말 것만 같아요.“
 
”그래서 마음을 안정시키기가 무척이나 힘들었소.
다행히 부탁을 해 놓았던 당신 외투가 도착을 했다는 전화를 받고 나서야 마음을 풀고 기분이 좋아진 것이오.“
 
”미리 부탁을 해 두었다고요?“
 
”그렇소?
아무것이나 입히고 싶은 마음이 아니었으니까!
그리고 이런 것이야 말로 당신과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거든!“
 
“그런 것도 모르고 있었어요.
저는 당신을 위해서 아무것도 준비한 것이 없는데 어떻게 해요?“
 
“당신이 매일 정성을 다해서 해 주는 음식 말고는 내게는 더 이상 필요한 것이 없소.
그 음식 안에는 당신의 정성과 사랑 그리고 나를 향하는 그리움이 있지 않소?“
 
“아이 참!
그런 것까지도 모두 들켰어요?“
 
두 사람의 눈에는 서로에 대한 사랑으로 가득 차 있다.
 
“형우씨!
구정에 혼자서만 그 산사에 가시겠네요?“
 
“그렇소!”
 
“그럼 우리 이렇게 하면 어떨까요?”
 
“어떻게 말이오?”
 
“저도 그 절에 가려는 생각을 했었거든요.
어차피 구정에 친정에 가지 않으니 시간이 생겨요.
당신은 가족들과 구정을 지낼 것이라고 생각하고 구정 전날 산사에 가려던 생각이었어요.
우리 전날 같이 절에 가요.“
 
“가서 밤을 지낼 수 있소?”
 
“그럼요!
오고 가는 것이 언제나 자유로운 곳이지요.“
 
”참으로 좋은 생각이오.
여행 삼아서 갑시다.“
 
“네!
그렇게 하도록 해요.
준비를 할게요.“
 
“이왕이면 아침 일찍 출발을 합시다.
다른 곳에서 바람도 쏘이며 하루를 즐기다 저녁때쯤 도착하는 것으로 합시다.“
 
“네!
그러면 더욱 좋겠지요.“
 
그들이 그런 대화를 나누는 사이에 주인인 현역 가수가 무대를 채운다.
 
민희는 이렇게 가까이에서 가수의 노래를 듣는 것이 처음이다.
 
참으로 신기하고 신나는 음악이다.
 
민희는 발장구를 맞춘다.
 
흥에 겨워하는 민희의 모습이 사랑스럽다는 듯 바라보는 김형우다.
 
“너무 좋아요.
흥이 저절로 나고 기분이 아주 좋아져요.
이래서 비싼 돈을 주고서도 이런 곳을 찾는 모양이에요.“
 
”그래서 젊음이 좋은 것이 아니요?
이런 열정과 젊음이 있기에 더욱 신명나는 세상이 되는 것 같기도 하지요.“
 
“네!
그런 것 같아요.
음악은 삶에 있어서 활력소가 되고 윤활유가 되는 것 같아요.“
 
그들은 분위기에 흠뻑 빠져든다.
 
젊은 사람들의 환호성이 대단하다.
 
함께 어우러지는 분위기가 더욱 고조되고 시간이 가는 줄도 모른다.
 
밤이 이슥해서야 그곳을 나온다.
 
“참 기분이 좋은 시간이었어요.”
 
“자주 이런 곳을 옵시다.
당신이 그렇게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 나까지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지고 흐뭇했소.“
 
”형우씨를 만나서 새로운 많은 세상을 알게 되는 것 같아요.
그저 남의 일이려니 하고 살아왔던 세계를 들어가고 함께 어울릴 수 있다는 것이 너무나 좋고 정말 행복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편안하게 잘 자요!”
 
“네!
조심해서 가세요.“
 
김형우는 민희를 데려다 주고 집으로 돌아온다.
 
이미 집안의 모든 불들은 다 꺼져 있다.
 
집안의 어른이 귀가를 하지 않았음에도 아랑곳없이 잠이 들어 있는 자식들이다.
 
그러나 김형우의 가슴은 민희와의 즐거운 시간으로 인해 행복함에 젖어 있다.
 
큰 아들 성일이는 명절 이틀 전에 아내와 아이들을 데리고 스키장으로 떠난다.
 
둘째 성환이는 근무 중이라 외국에 나가 있고 막내 성철은 아내를 따라 처가에 내려간다는 보고만 있을 뿐이다.
 
김형우는 아들들의 그런 모습에 화가 나기도 하고 우울해진다.
 
이미 모든 것을 각오하고 있기는 했지만 막상 명절이라고 이렇게 보내야 하는 것인가를 생각하니 자신이 자식들을 잘못 키웠다는 생각이 들면서 어머니가 그립다.
 
“어머니!
용서하십시오.
그렇게 어머니께서 애지중지 키워주신 손자들의 모습에 화가 나실 것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어머니!
이 불효를 어찌 다 갚아드려야 하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김형우는 어머니께 깊은 사죄를 드린다.
 
그리고 매달 나오는 임대료를 하나도 며느리들의 통장에 입금을 시키지 않는다.
 
어머니의 건물이다.
 
임대료를 그런 며느리들에게 주어야 할 아무런 의무도 없다.
 
김형우는 백화점으로 가서 민희에게 줄 핸드백을 구입한다.
 
그 외투에 어울릴만한 것으로 고급스러운 핸드백이다.
 
민희가 좋아하고 행복해 하는 모습을 보면서 자신 역시 행복감을 느끼는 김형우다.
 
민희는 엄마에게서 오는 전화를 일체 받지 않는다.
 
그리고는 김형우와의 여행을 위해 음식을 준비한다.
 
가면서 사 먹는 것보다는 이렇게 준비해 가지고 나가 먹는 것이 맛좋기도 하고 서로의 기분을 낼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날씨가 추워서 차가운 음식은 먹기에 좋지 않다.
 
민희는 보온 도시락은 구입하고 보온병에 따끈한 국을 담고 뜨거운 커피도 준비한다.
 
반찬도 식어도 괜찮은 것으로 이것저것을 담는다.
 
특히 형우가 좋아하는 북어찜도 빠트리지 않는다.
 
이제 김형우의 식성을 모두 알고 있는 민희다.
 
김형우는 이른 아침에 민희의 집에 도착한다.
 
“내가 너무 일찍 온 것이 아니오?”
 
“아니에요.
안 그래도 모든 준비가 다 되었어요.
이제 아침을 먹고 출발을 하면 됩니다.“
 
“무엇을 이렇게 많이 준비를 했소?”
 
“가면서 사 먹는 것 보다는 이렇게 준비를 해서 가다가 먹으면 색다르고 더 좋을 것 같아서 조금 준비를 해 봤어요.”
 
“아무튼 참으로 부지런한 성품이오.
보통 여인네들 같으면 귀찮아서라도 그냥 가자고 할 것이오.“
 
“그렇지 않습니다.
사 먹는 것보다 맛도 있고 서로가 위해주는 마음도 생기고 분위기도 살릴 수 있어 좋다는 것을 알고 있는데 귀찮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
 
아침을 먹고 나서 출발을 한다.
 
그것 또한 이른 시간이다.
 
아직 게으른 사람들에게는 한 밤중이나 다름없는 새벽시간이다.
 
날이 훤하게 밝아오기 전에 출발을 한다.
 
“여사님!
이제 출발을 합니다.“
 
안전벨트를 매고 시동을 건다.
 
그리고 김형우는 무작정 부산 쪽으로 방향을 잡는다.
 
고향으로 내려가는 사람들의 차량이 의외로 많다.
 
차는 서서히 움직인다.
 
모두들 고향을 향해 부모형제들이 기다리고 있을 고향으로 내려간다.
 
잠시 김형우는 씁쓸한 기분이 되어 많은 차량들의 행렬을 주시한다.
 
민희는 그런 김형우의 마음을 알고 잡은 손에 힘을 준다.
 
“형우씨!
우리 좋은 기분으로 가요.“
 
“미안하오.
잠시 내가 생각을 다른 곳으로 돌렸던 모양이오.
당신이 이렇게 곁에 있으니 다른 생각을 하지 않을 것이오.
당신만 곁에 있으면 행복하다는 생각이오.“
 
김형우는 자신의 기분으로 인해 이 여행의 즐거움을 망치고 싶지 않다.
 
민희의 잡은 손에 힘을 주며 미소를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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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올포유 | 작성시간 26.06.18 즐감 하고 갑니다
  • 작성자실로암 | 작성시간 26.06.18 즐독
  • 작성자규돌짱 | 작성시간 26.06.18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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