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이 되어 프자덴 거리에 장티푸스를 살포한 지 약 5시간이 경과되면서 하얼빈 헌병대와 하얼빈 주둔 공병대, 731부대 방역반, 하얼빈 시경국 경찰과 특무기관이 출동하여 프자덴을 봉쇄하였다. 이유는 밤사이 장티푸스 전염병이 돌아 수십 명의 방역과 타 지구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였다. 프자덴과 이어지는 외곽 거리는 모두 차단되었다. 외부와의 차단은 주로 하얼빈 헌병본부에서 맡았다. 방역 복장을 한 위생병들이 방역차를 몰고 거리를 다니며 소독약을 살포하면서 죽은 환자나 신음하고 있는 환자들을 수송 차량에 실었다. 외부와의 길이 차단되었기 때문에 프자덴 주민들은 그 곳을 벗어나지 못했다. 다만 사망자나 환자를 신고하여 데려가도록 하는 일밖에 하지 못했다. 날이 밝으면서 사망자 수는 급격이 늘어났고, 프자덴과 하얼빈 타지역이 완전히 차단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거리에서도 환자가 발행하기 시작했다. 밤사이 유동 인구가 있었는데, 그때 외곽지대로 번진 프자덴 지구에 한정된 것이 아니라, 하얼빈 전 시가지를 위협하기 시작했다. 하얼빈 주둔 관동군 지휘관들은 모여서 걱정하였다. 하얼빈에는 일본 군인과 그 가족, 그밖에 상인들이나 여러 가지 이유로 살고 있는 인구가 10만 명에 해당했다. 하얼빈 인구 38만 명중에 4분의1이 일본인이었다. 프자덴의 거리에도 일본인이 다수 있었다. 타만족에 대한 죽음은 별로 신경쓸 일이 아니었으나 일본시민의 죽음은 심각한 양상이었다. 관동군 지휘관들은 일본인들을 보호해 놓지 못하고 작전을 편 사실에 대해 책임 추궁을 하자고 떠들었지만 일의 성격으로 보아 공식화할 수 없기 때문에 불평으로 끝나고 최대한 수습을 하자는데 모아졌다. 밖으로 나오지 않고 집 안에 머물며 몸을 사렸고, 가게는 문을 닫았다. 거리에는 방역반 차량과 헌병대들의 트럭이 연신 소음을 내며 다녔다. 환자들을 수송하는 위생 트럭도 꼬리를 물고 지나갔다. 특정지역에 관동군 헌병대와 특무기관들이 들어가 격리 수용을 한다는 명목으로 집 안에 있는 사람들을 모두 끌어내었다. 백인계 러시아인과 중국인이 모여있는 프자덴 중심거리 도박장과 마약 밀매 골목이었다. 그곳에서 가장 많은 전염병이 돌아 사망자도 많았다. 방역반과 함께 러시아인들과 중국인, 그 밖의 한국인들을 조사했다. 대부분의 일본인들은 전염병이 감염되지 않았으면 외곽지역으로 빼돌렸다. 그러나 타민족 시민은 특무기관원들은 리스트에 오른 도박범이나 마약 관계 인물들을 잡히는대로 장티푸스가 전염되었다고 판정하고 보호감에 수감시켰다. 하얼빈 헌병대와 특부기관원들이 노린 목적이었다. 암흑가로 둘러싸인 프자덴 지구는 삽시간에 이 잡듯이 휩쓸었다. 신원이 불확실한 자도 장티프스 감염자로 판정하고는 보호감으로 이송되었다. 수십 대의 트럭이 미리 만들어 놓은 감옥과 프자덴 거리를 오고갔다. 그들이 스파이의 혐의라거나 마약범이기 때문이 아니라 장티푸스 감염자이기 때문에 격리 수용한다는 명목이었다. 본인조차 정말 장티푸스에 감염된 것으로 알고 고민하였다. 열이 나지 않고 아무렇지 않은 사람조차 장티푸스에 감염되었고, 특별 나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더러는 격리 수용되지 않으려고 피했으나 프자덴을 벗어날 수 없었다. 총기로 무장한 중국인은 일본군들의 짓을 의심하고 격리 수용되지 않으려고 버티었다. 지하실을 거점으로 해서 한동안 총격전까지 일어났으나 관동군의 화력을 당할 수 없어 모두 사살되었다. 격리 수용에 불복하면 현장에서 사살되도록 되어 있었다. 그래서, 방역반의 위생병이 간단한 검사를 해서 장티푸스 감염자라고 판정하면 벗어날 수 없었다. 장티푸스 감염자는 여자나 아이들보다는 남자들이 많았다. 실제는 그와 반대였다. 실제 장티푸스 감염자는 다른 수송도로 해서 병원으로 옮겨졌다. 장티푸스가 기승을 부린 도박장과 마약 모두 격리 시키고 공병대가 들어가 건물을 파괴했다. 갑자기 발생한 장티푸스 전염병은 프자덴의 음식점이 비위생적이고 깨끗하지 못해서 발생한 것으로 보도했다. 그렇게 상부에 보고되었다. 특히 지저분한 시장이며, 하천 부근의 프자덴 주택가에 많은 환자가 나온 사실을 무슨 증거를 제시하듯이 내놓았다. 작전을 개시한 지 사흘 뒤까지 사망자는 계속 나왔고, 전염 환자는 늘어갔다. 요시다와 모리가와는 하얼빈 길림가의 백화료(白花寮)에서 지내며 프자덴 작전의 진행을 지켜보았다. 프자덴 거리에는 적(중국 팔로군이나 소련 적군)이 하얼빈에 주둔해 있는 일본군과 그 가족들에게 피해를 입히기 위해 생균을 하천에 풀었다는 유언비어가 것이었는데, 하얼빈 특무기관원들의 역설전 작전이었다. 프자덴 중국인 시장거리에서 수천 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그리고 신고를 하지 못했거나, 할 능력이 없는 환자도 많았고, 일가족이 모두 죽은 경우는 집 안에서 시체가 썩고 있었다. 거리에는 장티푸스로 죽은 사람들이 여기저기 뒹굴었다. 프자덴의 사람들은 물조차 끓이지 않은 것은 마시지 않았다. 방역반에서 하천이며 물을 대대적으로 소독했기 때문에 더이상 번지지 않는다고 했으나 주민들은 믿지 않았다. 전염병은 사흘을 고비로 더 이상 번지지 않았다. 마치 갑자기 발생하였다가 갑자기 그치는 양상이었다. "이번에 중국인들이 가장 많이 장교 휴게실에서 커피를 마시던 이시이 나가데 대위가 말했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중국인 시장거리가 가장 지저분했지. 장티푸스는 비위생적이면 발생한다는 사실이지." 장교들 가운데는 작전을 모르는 사람이 더 많았다. 그러나 요시다와 모리가와는 작전에 참가한 사람으로서 이시이 나가데가 수다를 떨고 있다고 생각했다. "중국인 뿐만이 아니라 일본인 일가족이 몰살 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이번 일은 알 수가 없어." "프자덴의 중국인 아파트 주민은 몽땅 전염되었다고 하더군. 정말 소련 적군이 수도물에 장티푸스를 넣었던 모양이지?" "프자덴의 중국인 아파트?" 그곳에 다녀왔던 요시다였다. 그의 머릿속에 카투사 댄스 홀의 댄서 손진영의 얼굴이 떠올랐다. 물이 나오지 않아 뒤쪽 우물에서 물을 길어 마시고 빨래는 앞에 흐르는 하천에서 한다는 중국인 아파트에서 그 날 밤 갑자기 물이 나왔다. 손진영은 손뼉을 칠 만큼 기뻐하며서 그 물로 샤워를 하지 않았던가. 여기까지 생각하던 요시다는 그 수도물이 나오게 된 동기를 생각했다. 그 아파트 주민들 거의가 장티푸스에 전염되었다면 그것은 수도물에 대한 오염이다. 만주인 소녀와 댄서 손진영은 어떻게 되었을까. 무사한 것일까. 아니면 피해를 입었을까. 요시다는 그녀들의 운명이 마치 자기탓인 되어 신음한다면 구제해 주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며 모리가와 중위에게 나오라고 손짓했다. "모리가와, 나하고 함께 하천에 있는 프자덴의 중국인 아파트로 가자." "그곳에는 전염병이 기승을 부리고 있답니다." "알고 있어. 지금은 모두 소독했어. 괜찮을 거야." "환자들이 남아 있을 텐데요. 지금 하얼빈의 병원들이 가득차서 더 이상 수송을 못하고 있다는 말도 있습니다." "두려운가? 그럼 나 혼자 가지." "반장님 거긴 왜 가시려고 하시죠?" "카투사 댄스 홀에 근무하는 그 여자 집이 거기 있어." "자네는 즐거운가?" "죄송합니다. 웃어서...... 헌병대의 차를 빌려서 함께 가시죠. 반장님." "댄서의 안위 때문에 헌병대 차를 빌려줄 수 없다. 모리가와 중위." 문 옆에 이시이 나가데가 서 있었다. 그는 요시다와 모리가와가 나누는 대화를 듣고 있었다. 그는 고개를 돌려 요시다를 쏘아보면서 말했다. "요시다군. 후미코를 사랑한다는 사람이 댄서의 안위를 위해 전염병이 득실거리는 프자덴으로 달려갈 수 있겠소?" "당신은 관여할 일이 아니오." "관여해야겠소. 당신은 731부대 방첩장교로서 어떻게 중국인 댄서에게 정을 바치고 있소. 신분을 노출시키는 것은 "나는 내 신분을 밝힌 일이 없소." "그 애들이 바보인가? 말 안해도 알지. 그런데 프자덴의 거주지까지 따라가서 밤을 지내다니 정말 직무유기다." "뭘 원하는 거야? 왜 나의 일에 사사건건 간섭이지? 이시이 나가데, 잘 들어. 월요일 저녁에 안다이에서 너의 심장을 멈춰 놓겠다." "하하하. 잘 될까 모르겠군." 이시이 나가데는 얼굴에 웃는 표정 없이 웃음소리를 내었다. 요시다와 모리가와는 장교실을 나가 복도롤 걸었다. "모리가와." "하이." "내가 부탁한다고 하고 백화료에 있는 헌병차를 빌리자고 내려가 있을 테니 차를 대기시켜 주게." "하이." 요시다는 계단을 내려가 밖으로 나갔다. 그는 이시이 대위와 다툰 일로 불쾌한 기분을 떨쳐버리지 못했다. 담배를 피워 물고 거칠게 뿜어대었다. 요시다와 모리가와는 헌병이 운전하는 차를 타고 프자덴으로 향했다. 길림가를 벗어나자 거리에 연막같은 소독약을 뿌리는 방역차의 모습이 보였다. 헌병차는 방역차가 뿌리는 연기 같은 소독약 때문에 앞이 제대로 보이지 않아 서행하였다. 침묵하고 있던 요시다가 입을 열었다. "프자덴은 8만 명의 주민이 살고 있다. 그런데 거기다가 작전 1호를 하면 어떡하자는 거지?" "스파이들이 프자덴에 잠입해 있다고 하지만 8만 명을 모두 죽이기 전에 소탕할 수 있겠나? 오히려 그놈들은 쥐새끼처럼 더 깊이 숨고 죽는 것은 시민들이지." "......" 프자덴 지구에 가까이 가자 서 있는 군 트럭의 수가 늘어났다. 프자덴으로 통한 거리는 완전히 차단되어 있었다. 무장한 보병들과 장갑차들이 길을 옆으로 하여 줄을 지어 서 있었고, 지나는 위생차나 군 트럭을 검문하고 있었다. 헌병차가 접근하자 헌병대와 보병 보초들이 차를 세웠다. 입구에는 사복을 한 특무기관 장교들도 서 있었다. 쥐를 독안에다 넣고 그 쥐를 잡기 위해 돌맹이를 추켜들고 독을 깨려는 모습과 비슷한 삼엄한 경계망이라고 모리가와는 모두 사복 차림이었다. 그들은 신분증을 꺼내 내보였다. 헌병과 보병 중사가 들여다보았고, 특무기관원이 이쪽에 신경을 쓰고 있었다. 헌병은 경례를 하고 통과시켰다. 헌병차가 프자덴 거리로 들어섰다. 거리는 한산한 모습이었고, 소독약 냄새가 풍겼다. 거리에는 더러 사람이 지나다녔으나, 별로 많이 눈에 뛰지 않았다. 그렇게 붐비던 사람들이 모두 땅속으로 꺼져버린 인상이었다. 거리에는 지저분한 물건들이 널려 있었고, 중간중간에 보초를 서고 있는 보병 병력이 있었다. 방역반의 소독은 계속되고 공병대가 있는 트럭과 장비들이 눈에 띄었다. 그곳에서 조금 떨어진 곳의 건물을 "장티푸스가 그 건물에 있으면 소독할 일이지 왜 건물은 부수는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반장님." 모리가와의 말에 요시다가 화를 내며 말했다. "자네는 몰라서 그런 말을 하고 있나?" "히히히히......" 모리가와 중위는 이상한 웃음소리를 내었다. 그는 프자덴의 거리가 달라진 것이 매우 재미있어 하는 표정이었다. 중국인 시장에는 방역반과 헌병들이 많이 눈에 띄었다. 소방차들이 있어 물건을 소각하는 모습이 보였다. 그곳을 지나 헌병차는 하천 다리 앞까지 갔다. 그 다리는 수레나 마차가 지나갈 수 없을 만큼 좁았다. 헌병차를 운전하던 병사가 차에서 내려 흔들렸다. 그는 돌아와서 차 안의 요시다와 모리가와 얼굴을 보며 어깨를 추석했다. "더 이상 갈 수 없습니다. 요시다 대위님." "여기서 대기하라." 요시다는 운전병에게 지시하고 차에서 내려 다리를 건너갔다. 아파트 앞에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였으나 그렇게 많지 않았고, 가족을 잃은 노파가 하천가에 주저앉아 울고 있는 것이 보였다. 요시다는 손진영의 아파트로 향해 걸어갔다. 그녀가 무사해야 될테데, 하는 생각을 했다. 뒤에서 주춤거리며 모리가와가 따라오지 않았다. "모리가와 주위, 장티푸스는 공기에 전염되는 것이 아니고 음식물을 통하는 "아닙니다. 저는 여기 있을테니 반장님만 다녀 오십시오. 그게 좋을 것 같습니다." "......" 모리가와의 뜻은 다른 데 있었다. 요시다는 피식 웃고는 돌아서서 걸어갔다. 요시다는 아파트 계단을 올라가며 그녀가 살아 있기를 바랬다. 그는 손진영의 문 앞에 와서 초인종을 눌렀다. 안에서는 아무런 기척이 없었다. 그러자 요시다의 가슴이 뛰었다. 마치 그녀를 자신이 죽인 것 같은 착각이 들면서 가슴이 뛰었다. 요시다는 다시 초인종을 눌렀다. 안에서 문이 열렸다. 손진영이 초췌한 모습으로 서 있었다. 그녀의 모습을 보자 요시다는 반가운 생각이 들어 손을 잡았다. 그녀의 얼굴은 방의 문을 통해 사람이 누워 있는 것이 보였다. 현관에 서 있는 요시다를 쳐다보는 손진영의 눈에 눈물이 맺혔다. "만주인 소녀인가?" "네."하며 대답하고 손진영은 흐느껴 울었다. "참 착한 애였어요." 요시다는 방으로 가서 누워 있는 소녀를 내려다보았다. 심한 열로 혼수상태였다. 입술은 까칠하게 메말라 있었고 이마에는 땀이 맺혀 있었다. 자주 옷을 갈아 입혔으나 땀은 계속 흘렀다. "왜 병원으로 옮기지 않았지?" "데려가지 않아요. 위생병들이 약을 주고 갔어요. 죽으면 연락하래요. 소생할 수 없는 환자래요. 그리고 지금 병원에 환자가 "죽으면 연락하라니 그건 말도 안돼." "......" "아가씨는 괜찮아?" "네." "뭘 먹고 이 소녀가 이렇게 됐지?" "냉수를 마시고요. 사흘째 의식이 없어요. 병원으로 갈 수도 없도 정말 죽을 때만 기다려야 하나요?" "어떤 약을 주었지." "모르겠어요. 집 안을 소독하고 물에 타 먹이라고 하면서 주고 갔지만, 얘가 의식을 잃고......" "아가씨는 물을 안 마셨나?" "전 항상 끊여 먹어요. 유난스레 음식물에 신경 쓰는 편이에요. 여긴 전에도 콜레라나 페스트도 돌았어요. 전 그래서 그렇게 시켰는데, 수도물이 나온다고 좋다고 하면서 그냥 마셨어요." "수도물이 오염되었다고 생각하나?" "이 아파트 사람들이 모두 그 물을 마시고 전염병에 걸렸어요. 그 날 밤 하천에서 목욕하던 아이들도 병에 걸렸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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