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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웅]마루타 1-27

작성자고향설470|작성시간26.06.19|조회수37 목록 댓글 1

본부 건물에서 12호동 지하 한 쪽에 특별
실험실 일부가 있었고, 진공 실험과 가스
실험실은 2층 요시무라(吉村) 반 옆 복도에
있었다. 복도 옆에 붙어 있는 방으로
들어가면, 관계자외 출입금지라고 붉은
안으로 들어가면 진공상자라고 쓰여 있는
특수한 방이 있었다. 가스 실험도 그곳에서
이루어졌다. 모두 유리벽으로 되어 있어
밖에서 안을 관찰할 수 있었다. 그래서
촬영은 유리벽 밖에서 했다. 가스실에 함께
들어가 촬영할 필요는 없었다.
  토요일 하오에 있는 특별 실험은 언제나
우치우미(內海) 반에서 시작했다. 혈청
연구팀인데, 그들이 하려는 실험은
착혈실험(搾血實驗)과
대체수혈실험(代替輸血實驗)이었다.
공기정맥주사실험(空氣靜脈注射實驗)은
그동안 여러 번 되풀이되어 실험의 결론을SPAN style="FONT-SIZE: 11pt">얻었기 때문에 더 이상 하지 않았다.
  사진반의 가와다 요시오(川田由夫)
고원(雇員)은 다른 후배 두 사람을 데리고
사진기와 영사기를 들고 촬영 준비를
하려는 것이었다. 기와다 요시오에게
있어서는 토요일 하오의 특별실험 촬영이
그로서는 마지막 작업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새로운 느낌이었다.
사진반이 실험장에 도착했을 때 말의
울음소리가 들렸다. 착혈(搾血) 대상을
말로 하였다. 착혈의 대상으로는 여러 가지
동물을 쓰고 있었다. 동물 가운데는 쥐나
토끼같은 것을 비롯해 파리나 모기같은
곤충에 이르기까지 사용하는 것이었다.
특히 마루타를 빠뜨리지 않았다.
실험장에는 혈청반 반장 우치우미
이에모지(內海家茂) 기사(의사)도 나와
있었다. 그는 희끗희끗한 머리를 쓸어
올리며 대형 원심분리기 앞에 서 있었다.
동물을 매달아 놓고 동맥에 바늘을 꽂아
호수로 뿜어 내는 방법이 있고 대형
원심분리를 이용해 회전시키면서 짜내는
방법이 있었다. 그들을 여러 가지 방법을
써서 이미 해보았지만 이번에는 시간이
많이 걸리는 방법은 피할 듯했다. 대형
원심분리기 조작을 조수들이 하고 있었다.
  "오늘은 말의 착혈만 합니까, 기사님?"
  가와다 요시오가 우치우미(內海)에게
물었다. 그는 안경 다리를 만지며 씨익
웃더니 대답했다.
  "걱정 말게. 빨리 끝내고 나도 장춘에 가
볼 일이 있네."
  "지루해서 묻는 것은 아닙니다."
  "애들아, 빨리빨리 서둘러 해."
  반장은 시계를 보며 재촉했다. 말은
하지 못하고 마장(馬場)에서 은퇴하는 말이
실험으로 배정된 듯했다. 그러나 아직
힘차게 달릴 수 있는 튼튼한 네 다리가
있었고, 귀도 늘어지지 않고 꼿꼿하게 서
있었다. 말은 고개를 들어 사방을
두리번거렸다. 밝은 불빛이 기분 나쁜지
머리를 휘두르기도 했다.
  말의 입에 재갈이 물려졌다. 그리고,
고삐를 당겨 대형 원심분리기 위로 끌고
갔다. 대형 원심분리기는 고속으로
회전하는 둥근 회전 엔진이 부착되어 있고,
각종 측정도구며, 피를 뽑아내는 펌프
장치가 위쪽으로 매달려 있었다. 말은
원심분리기 위에 올라가 다리와 몸통이
철제 고리에 끼워졌다. 그 철제 고리에
끼워져 조이면 말은 움직이지 못하게 되어
의심스런 눈초리로 두리번거렸으나, 아무
소용이 없었다. 부착이 완료되자 반장이
작동을 하라고 손짓했다. 그리고 그는
원심분리기 앞쪽에 있는 각종 측정계기
앞에 섰다. 반장 옆에 조수가 필기도구를
들고 섰다. 기계가 돌아가기 시작했다.
  말이 놀라서 머리를 휘둘렀으나 그것은
잠깐이었다. 빠르게 돌자 말은 혼수상태로
가만히 있었다. 회전 속도가 빨라지면서
계기판의 수치가 올라가지 시작했다.
반장은 회전 속도와 계기판의 수치를
번갈아 보다가 구술하기 시작했다.
  "팽창 압력 45, 저항 치수 2.6"
  반장의 구술을 받아 조수가 용지에 적어
넣었다. 가와다 요시오는 원심분리기
작동이 끝나고 멈추면 사용한 동무의
바라보았다.
  "착혈하라."
  반장이 지시하자 다른 기수가
원심분리기에 있는 버튼을 조작했다. 말의
몸이 회전하면서 떠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몇 분이 지나자 대형 원심분리기는
멈추었다.
  말은 피와 수분이 빠져 다른 모습으로
변해 있었다. 박제된 뼈에 가죽을 씌워
헐렁한 모습이었다. 말이 치워지자 다른
방에 대기시켜 놓았던 마루타가
끌려나왔다.
  남자 마루타는 정확히 나이를 알 수는
없었으나 삼십 전후의 건장한 체격이었다.
잘 먹여서 얼굴은 부옇고, 발가벗은 몸통은
살집이 좋았다. 특별 실험실 안으로
기색이었다.
  "원심분리기에 매라. 대체 수혈을
시도하고, 원심분리기로 혈액을
분리시킨다."
  반장이 말했다. 마루타는 일본 말을 알아
듣고 펄쩍 뛰면서 들어왔던 문으로
달아나려고 했다. 손에는 수갑이 채워져
있었기 때문에 몸을 뒤뚱거리며 뛰어갔다.
그러나 문 앞에 있는 반원에게 잡혀 다시
끌려왔다. 그 청년은 몸을 틀며 저항했다.
  "싫다, 목욕을 시킨 후 석방시킨다고
하더니 날 어떡하겠다는 것이야?"
  마루타가 고함을 쳤다. 그의 고함소리가
지하실의 특별 실험실 안을 울렸다. 그러나
그 누구도 그의 말에 신경쓰지 않았다.
  "뭐하나? 빨리 해라."
달려들어 원심분리기에 올라가지 않으려는
그의 몸을 들어올렸다. 그의 발가벗은 몸이
원심분리기 안으로 들어갔다. 옆으로
뉘어질 때 그가 심한 반항을 해서 지켜보고
서 있던 다른 반원들이 합세했다. 예닐곱
명이 그의 몸을 눌러 수갑을 풀고 팔을
끌어내려 고리쇠에 채웠다. 두 다리도
채웠고, 머리도 고정시켰다. 그는
차렷자세로 반듯하게 누워있는 꼴이
되었다. 말과는 약간 다른 형태로
고정되었다. 고정되면서 몹시 당황한 그는
고함을 질러 댔다.
  "이놈의 새끼들. 날 놓아준다고 해 놓고
사기를 쳤구나. 이놈의 새끼들. 지옥에
떨어질 놈, 날 어떡하겠다는 것이냐.
개새끼, 개보다 못한 새끼들."
반장이 손짓하며 신호를 했다. 그러나 반원
한 명이 마스크 같은 조그만 물건을 가지고
가서 마루타의 입에 넣었다. 재갈이 물리자
그는 더 이상 소리를 지르지 못했다.
그것은 말(馬)을 실험할 때와 별로 큰
차이가 없었다.
  반듯하게 누워있는 마루타의 몸통에
투명한 유리통이 씌워지면서 목과 팔, 다리
등에 주사 바늘이 꽂혔다. 주사 바늘은
고무줄에 압착되어 빠지지 않게 조여졌고,
주사와 이어진 고무 호수는 원통 밖으로
이어져 다른 계기 속으로 들어가 있었다.
마루타를 설치하는 일이 완료되자 이번에는
특별 실험실에 킥킥거리는 소리가 들리면서
원숭이 한 마리가 들어왔다. 원숭이는
몸집이 작았다. 원숭이의 목에 끈을 매어
이리저리 휘저으며 지하실 안의 모습을
신기한듯 둘러보았다.
  원숭이를 쇠로 된 의자에 앉혔다. 의자에
앉힌 후 원숭이의 다리며 팔을 고리에 걸어
고정시켰다. 몸에도 가죽으로 된 벨트가
감겨 고정되고, 머리도 둥근 가죽으로 매여
등받이에 매어졌다. 머리가 고정되면서
원숭이는 몸을 꿈틀거리며 발악을 했다.
처음에는 호기심에 가득 찬 눈으로
둘러보기만 하던 원숭이가 계속 당황하며
보챘다. 그러나, 의자에 고정되어 몸을
움직이지 못하고 입을 크게 벌려 소릴
질렀다. 계속 소리를 내자 반원이 원숭이용
재갈을 물렸다. 원숭이가 입을 벌리지
못하게 조이는 기구였다. 원숭이의 혈관을
찾아 주사 바늘이 꽂혀졌다. 계속 반항하던
기구를 보며 잠자코 있었다.
  원심분리기에 있는 마루타의 몸이 한
바퀴 돌면서 원숭이를 마주보는 자세가
되었다. 청년은 입이 재갈이 물려 말을
못하고 눈으로 바라볼 뿐이었다. 그의 눈이
원숭이를 보더니 야릇한 호기심으로 반짝
빛났다. 원숭이와 마루타 청년의 시선이
마주쳤다. 혈액이 교환되기 전에 시선이
교환되고 있었다.
  반장이 시작하라고 손짓했다. 가와다
요시오는 이때부터 촬영을 시작했다.
마루타와 원숭이의 표정과 몸의 움직임을
놓치지 않고 기록 영화로 담아 두어야
했다.
  기계조작에 의해서 마루타의 혈액이
원숭이의 혈액 속에 들어가기 시작했다.
당황한 청년이 그의 시선을 쉴새없이
굴리고 있었다. 그가 움직일 수 있는 것은
눈동자뿐이었다. 영문을 모르는 원숭이는
몸을 꿈틀꿈틀 하면서 계속 벗어나려는
몸짓을 반복했다.
  사람의 피가 얼마 만큼 빠지면 생명에
위험에 초래하는가 -- 하는 실험을 지난날
수없이 많이 했었다. 사람의 건강 상태와
체중에 따라 양은 다르나 대부분 3분의 1이
빠져 나가면 죽었다. 그 수치는 원심분리기
계기판에서 표시되어 있었다. 이를테면
원심분리기에 올라 있는 마루타의 체중과
추측되는 피의 양이 기록되고, 그 양의
3분의 1이 어느 정도인지 표시되어 있었다.
그래서 피는 3분이 1에 육박하도록 빼내는
것이었고 마루타가 죽기 직전에 다른
  원숭이의 피를 마루타에 넣지는 않았다.
그것은 지난날 여러 번 되풀이한 실험에서
다른 동물의 피가 사람의 혈관에 들어가면
죽는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었다. 동물의
피로는 사람의 피를 대신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린 지는 오래 전이었다. 이제는
반대 방향에서 실험하는 것이었다. 동물은
사람의 피를 받아들이는 것일까. 사람과
가장 가까운 원숭이를 시작으로 해서 그와
같은 실험은 계속되고 있었다.
  사람의 피가 천천히 원숭이의 체내에
들어가 원숭이 피와 섞이자 원숭이에게서
이상 반응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5분 정도
경과하자 원숭이의 몸이 지나치게 떨리기
시작했다. 기침을 심하게 하면서
발작증세가 나타났다. 사람의 피도
나타났으나 그 원인과 측정치를 알아내기
위해 되풀이되는 반복 실험이었다. 동물과
사람의 대체수혈 실험은 여러 가지
데이터를 만족스럽게 해주지 못했다.
불필요한 것이기도 했지만, 마치
경기종목에 있기 때문에 싫어도 해야 하는
운동경기와 같은 것이었다.
  피가 많이 빠져나가자 청년은 힘을 잃기
시작했다. 조금 전까지도 반항적으로
근육이 꿈틀거리며 매여 있는 장치에서
벗어나려고 본능적인 몸부림을 쳤으나,
이제는 얼굴이 창백해지면서 눈을 감았다.
잠자는 것처럼 조용했는데, 그의 표정이
마치 황홀한 무엇을 경험하는 것처럼
웃음이 번졌다. 얼굴은 매우 기분 좋은
표정이었다. 그 과정은 마루타의 피를
임박한 피가 빠져 나가면서 사람은
혼수상태가 되는데, 그때 황홀한 감각을
경험하는 경우가 있었다. 모든 사람에게
적용되지는 않았다. 그러나 대부분 그러한
경험을 하는 것이다.
  원숭이가 몸을 바르르 떨더니 죽었다.
원숭이의 심장에 이상이 생겨 쇼크사를 한
것이었다. 사람의 피와 섞인 원숭이의 피를
모두 빼내게 하면서 마루타와 분리되었다.
  마루타 청년은 아직 생명은
부지(扶持)하고 있었다. 계기판에 나온
혈압의 수치는 아래로 뚝 떨어져 있지만
아직 맥박은 뛰고 있었으며 호흡을 했다.
  반장의 지시를 받아 다른 실험으로
원심분리기가 돌아갔다. 고속으로
돌아가면서 몸 속에 있는 피를 비롯한 모든
것이다. 사람을 대형 원심분리기에 넣어
돌리면 혀가 튀어 나오고 창자가 뱃가죽을
뚫고 터져 나오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것을 보완하는 원통을 부착하고는
부작용은 없었다. 일차로 혈액을 짜내고,
다음은 체내의 모든 불순물의 체액을
짜내는 것이었다. 그렇게 오래 걸리지는
않았다. 십여 분이 지나자 완료가 되었다는
빨간불이 들어왔다.
  원심분리기가 멈추자 반원들은 그 상태를
보려고 가까이 다가오면서 즐거운 분위기가
실험실 안에 메웠다. 마루타의 몸에서
뽑아낸 체액 가운데 새로운 표본은 없을까
하는 기대감으로 기사와 기수, 그리고
다수의 조수들은 계기판의 주위에
둘러섰다.
가죽을 씌운 미이라 같은 형상으로 바뀌어
고정되어 있었다. 사람을 형성하는 물질의
대부분이 체액으로 되어 있다는 사실을
증명이나 하듯이 마루타의 몸은 가죽처럼
쭈그러들었다. 얼굴은 단번에 늙어 노인이
된 것 같이 쭈글쭈글 했고, 처음에 눕혀질
때 팽팽하고 탄력있던 근육이 쭈글쭈글
해졌다. 모두 피부와 근육이 물기를 잃고
쭈구러들었으나 청년의 생식기관은 처음과
달라진 것이 없이 그대로였다. 기수 한
명이 그것을 발견하고 말했다.
  "여기 저 물건은 달라."
  그러자 사람들은 웃음을 터뜨렸다.
혈청반에는 최근에 전선의 야전 병원에
사용할 혈액 공급이 부족해 건강한
마루타의 피를 뽑아 보내는 일을 한 일이
짜내듯이 모두 뽑아 다량의 혈액을 보낸
일이 있었다. 그렇게 되자 혈액을 공급하는
세부적인 과정을 모르는 전선의
야전병원에서 더 보내달라는 독촉이 왔다.
그러나 부대장이 거절하였다. 세균전의
준비가 더 바빴던 것이다.
  그 후에도 혈청반에서 인체에 행했던
실험은 이제 결론을 얻은 것도 많았다.
이를테면 사람의 폐에다가 연기를 대량으로
넣을 때 어떤 반응을 얻는가. 그 연기가
석탄 가스일 경우면 어떻고, 담배연기면
어떠한가. 마약(대마초) 연기를 다량으로
마신 마루타는 어떤 반응을 일으키는가.
각종 마약을 먹이고 반응을 보는 것과 달리
연기 실험에 해당했다. 특히 독가스 반응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지고 실험했다.
숨을 거두는가, 특히 미란성(* 爛性)
물질이 들어갔을 때 육체가 어떻게 썩어서
문드러지는가를 실험했다.
  실험이 되풀이 되면서 좋은 성과를
내기도 했다. 모든 실험이 모두 성과를
올리는 것은 아니었다. 어느 실험은
책임자의 아이디어라고 하지만 쓸데없이
마루타를 소모하는 결과만을 내고,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것도 있어, 의사들끼리
모여 품평회를 할 때 비난 받기도 하였다.
그들의 비난 핵심은 아까운 마루타를
불필요한 실험에 소비했다는 점이었다.
엑스(X)선을 인체에 장시간 쏘이면서 했던
실험은 사람마다 그 반응과 치명도가
달라서 마루타 소비가 많았다. 더구나 간의
손상을 입었지만 단번에 표시나지 않기
  한 마리의 늙은 말과 작은 원숭이 한
마리, 그리고 건강한 청년 마루타 한 명을
죽이고 혈청반의 실험은 끝났다. 작업이
거의 끝날 무렵이 되자 반원들은 토요일
하오의 기분에 들뜨며 가족들과 부대를
나가 시내로 가서 회식할 생각들을 하였다.
하얼빈 길림가에 있는 맘보극장에 일본의
애정영화가 들어왔다고 여자하고 보러
가기로 약속했는데 시간을 지킬지
모르겠다며 들떠있는 청년 반원도 있었다.
  "그런데 조심해, 하얼빈 시는 지금
장티푸스 전염병이 돌고 있어. 가서 음식
먹을 때 끓인 것이 아니고는 절대 먹지
말라구."
  기사 한 명이 젊은 반원들에게 충고했다.
  "음식은 하얼빈 식당에 먹지 말고
싸가지고 가서 먹지요, 뭐."
  그렇게 대답하자 모두 수긍하면서, 나도
그렇게 해야겠다고 떠들었다.
우치우미(內海) 반장은 뒤처리를 맡기고
이미 실험실을 떠났다. 가와다
요시오(川田由夫)를 비롯한 두 명의
사진반원들은 촬영기를 챙기고 다음 특별
실험이 있는 12호동 2층으로 향했다.
2층에서 진공 실험과 가스 실험이 있었다.
  "선배님, 몸이 불편하세요?"
  복도를 함께 걸어가던 사진반원 청년이
가와다에게 물었다. 전에 없이 가와다의
표정이 시무룩했다. 그전 같으면
실험실에서 곧잘 농담을 지껄여 사람들을
웃겼는데, 오늘따라 입을 다물고 한 마디
말이 없었던 것이다.
  "편찮으시면 일찍 들어가 쉬시지요. 남은
촬영은 우리가 하지요."
  "괜찮아, 별거 아니야."
  마지막 촬영. 가와다의 머릿속에 그
생각이 도사리고 있자 우울해졌다. 기분이
나지 않았고, 수없이 되풀이되었던
일이었지만 전과 같이 즐겁지도 않았다.
그렇다고 싫은 느낌도 들지 않았다. 다만,
앞으로 이와 같은 진기한 장면을 렌즈에
담는 일을 못할 것이라는 생각을 하니 풀이
죽는 것이었다. 그 일이 지겹기도 했으나
두 해 동안 정들었던 작업이었다.
  그들이 2층 특별실험실에 들어서자
그곳에서는 이미 작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예정 시간보다 조금 당겨서 빨리 끝내고
토요일 하오의 나들이를 생각했는지 모를
뜻밖에도 요시다 대위가 와서 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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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규돌짱 | 작성시간 26.06.19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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