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신공41-2 2. 다음 날, 이천운들은 수해방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근처의 작은 마을로 향했다. 장강에서 고기를 잡으며 살아가는 전형적인 시골마을이었다. "그런데 왜 이렇게 사람이 없죠? 썰렁하네요." 송영수는 주변들 두리번거리며 중얼거렸다. 낮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주변엔 지나는 행인이 거의 없었다. 그리고 그나마 지나는 행인들고 지치고 초라한 몰골이었다. "글세...... 무슨 난리라도 난건가?" 이천운도 고개를 갸웃거리며 송영수의 말에 동조했다. 그때, 힘없어 보이는 이십 여명의 사람들이 보였다. 다들 지치고 힘든 기색으로 어디 먼 길을 떠나는 지 손마다 짐을 가득 들고 있었다. "저 사람들에게 물어보자." 이천운은 일행들에게 말한 뒤 사람들에게 다가갔다. 낯선 사람이 다가가자 그들은 곧 경계의 눈빛으로 이천운들을 살폈다. "나쁜 사람은 아니니 걱정하지 마십시오. 무슨 난리라도 난 겁니까? 왜 마을이 이렇게 썰렁하죠?" 이천운이 상대방을 안심시키기 위해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쿨~럭~! 옥면신협이라는 놈 때문에 이렇게 도망가고 있소." 예순가량의 노인이 기침을 하며 말을 했다. 그의 말에 송영수를 비롯한 일행들은 일제히 이천운의 얼굴을 바라봤다. "그게 무슨 말이죠? 어쩌면 우리가 도울 방법이 있을지도 모르니 자세히 좀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송영수가 나서며 공손히 말했다. 노인은 황대호의 덩치를 바라보곤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었다. "이마을은 원래 평범한 마을이었소. 십여전부터 갑자기 생겨난 수해방이란 단체가 생겨나 우릴 괴롭히기 시작했지. 우린 근처 마을들과 힘을 모아 덤벼봤지만, 400이 넘는 그들을 당해낼 수 없었네. 그리고 그들의 폭정이 시작된 거지." "저항같은 건 해보지 않았나요?" "당연히 해봤지만, 참담히 무너졌지. 그 뒤 우리는 그냥 체념하고 평범하게 살아왔네. 그런데 이천운이란 처음 보는 놈이 나타나 일을 터뜨린 거야. 화가 난 수해방주는 사흘안데 이천운을 데려오지 않으면 우리 마을을 몰살시켜버린다고 했지. 하지만 이천운이란 놈을 잡을 방법이 없으니 할 수 없이 도망치는 것이오. 남은 사람들은 갈곳이 없어 모든 걸 포기한 사람들이지." "대체 이천운이 무슨 일을 했기에 그러는 거죠?" "내 손녀가 추행당하는 것을 구해줬다고 하더군." 노인은 말을 하면서 뒤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이천운이 구해줬던 소녀는 고개를 숙이고 멍한 표정으로 서 있었다. "그러면 옳은 일을 한 것이 아닌가요?" "그건 그렇지. 나도 감사해하고 있다네. 하지만 그의 행동은 결과적으로 우릴 더 힘들게 하는 거라네. 도와주려면 끝까지 도와줄 일이지. 이렇게 일만 저지르고 도망치다니......" 노인은 하늘을 올려다보고 긴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저......" 이천운이 말끝을 흐리며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왜 그러나?" "제가 바로 그 옥면신협 이천운 입니다만......" "헉!" 노인은 손녀의 설명을 듣고 옥면신협을 중년정도의 사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때문에 바로 앞에 있는 어린 청년이 자신이 옥면신협이라고 하자 놀라 헛바람을 들이켰다. "은공에겐 미안하지만, 우리가 살기 위해선 어쩔 수 없구료." 노인은 미안한 표정으로 이천운들에게 사과했다. 이천운은 영문을 몰라 의아한 눈으로 그를 바라봤다. "이들을 죽이면 우린 살 수 있다!" 노인은 뒤로 물러서며 근처의 사람들을 향해 큰소리로 외쳤다. 그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사람들은 짐을 내려놓고 몽둥이를 들었다. 어느새 집안에 숨어있던 다른 사람들도 다가와 이천운들은 백여명의 주민들에게 포위됐다. 이천운이 소녀를 도와줬기 때문에, 그들은 함부로 공격하지 못하고 머뭇거렸다. "휴~! 이런 식으론 우릴 막을 수 없습니다." 이천운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그리곤 옆에 있던 황대호를 향해 눈짓을 했다. 황대호는 고개를 끄덕여 답한 뒤 주변을 살폈다. 마침 그의 눈에 두 팔로도 안을 수 없는 굵은 나무가 보였다. 그는 나무를 향해 성큼성큼 큰 걸음을 옮겼다. 다들 그의 엄청난 몸집을 두려워하고 있었으므로, 호기심어린 눈으로 그를 바라봤다. "흠...... 이 정도면 되겠군." 그는 나무를 어루만지며 상태를 살폈다. 그리곤 두 팔을 걷어붙이고 나무를 감쌌다. 그는 다른 사람보다 팔도 길었기 때문에 겨우 나무를 안을 수 있었다. 그의 팔에 굵은 힘줄이 천천히 나타나기 시작했다. "끙~!" 그가 힘을 쓰자 나무가 서서히 흔들렸다. 바람이 불어도 꿈쩍하지 않을 것 같은 나무는 서서히 위로 올라오기 시작했다. "대단해요. 아무리 내공이 강하다지만 힘만으로 나무를 뽑아버리려고 하다니......" 송영수가 놀란 얼굴로 중얼거렸다. 마을 사람들을 비롯한 장내의 모든 사람들도 놀라 입을 다물지 못했다. "우라차차차~!" 황대호가 커다란 기합소리와 함께 팔을 위로 들어올리자, 땅이 잠시 흔들리며 나무의 뿌리가 드러났다. 그의 얼굴은 점점 붉게 변했다. "우싸라~!" 잠시 시간이 지나자 나무의 뿌리는 완전히 모습을 드러냈다. "뭐...... 뭐냐?" "저게 사람의 힘이냐?" 중인들은 놀라며 자신도 모르게 뒷걸음질 쳤다. 그는 나무를 완전히 뽑은 뒤 중인들을 향해 몸을 돌렸다. 그리곤 기합 소리와 함께 나무를 던졌다. 쿵~! 요란한 음성이 들리며 나무는 마을 사람들 바로 앞에 떨어졌다. 떨어질때의 충격으로 장내에는 흙먼지가 흩날려 잠시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다. "봤소? 수해방인지 뭔지 하는 놈들은 내가 처리해 주겠소." 황대호는 이천운을 향해 득의의 눈빛을 날린 뒤, 호탕하게 가슴을 치며 말했다. "와~!" "이천운~! 이천운~!" 황대호의 거짓말 같은 힘에 마을 주민들은 무기를 내리고 열광했다. 그러나 이천운은 어색한 웃음을 짓고 손을 흔들며 속으로 이런 생각을 했다. '젠장~! 난 그냥 힘만 보여주고 도망치자는 뜻이었는데...... 대호놈은 왜 저런 쓸데없는 말을 한 거야? 우리 넷이서 사백명을 이길 수 있을까? 아니 살아남을 수는 있으려나?' 그는 중인들의 눈치를 살피며 천천히 뒷걸음질 치려했다. 그러나 사람들이 그와 황대호의 주위를 감싸고 있었기 때문에 그럴 수 없었다. "형...... 안색이 않좋아요. 무슨 걱정 있어요?" 송영수가 이천운의 안색을 살피며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의 말에 이천운은 주변의 눈치를 살피며 은밀히 전음을 날렸다. "당연하지. 수해방놈들 강하냐?" "네...... 사백이 넘는다고 하잖아요." "그럼 우리가 이길 수 있을까?" "아마 힘들걸요." "웃!" 송영수의 말에 이천운은 신음을 흘렸다. 그리곤 사람들을 헤치며 자리를 벗어났다. 갑작스런 그의 행동에 주민들은 의아한 눈으로 일제히 그를 바라봤다. "어디 가시는 겁니까?" 예의 노인이 의아한 목소리로 물었다. "그게......" 그는 대충 얼버무리고 도망치려했다. 순간 그의 귀에 송영수의 나직한 전음이 들렸다. "형. 진짜 도망칠 건가요?" "당연하지." "수해방을 이기기만 하면 엄청난 명성이 따를 텐데요. 그러면 옥면신협이라 불리며 사람들의 칭송을 받는 것도 시간문제예요." 송영수의 말에 이천운의 얼굴엔 갈등의 빛이 역력했다. 그의 표정변화에 주민들은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조심스럽게 그의 눈치를 살폈다. "어디 가는 거냐?" 황대호가 다가와 이천운의 어깨를 짚으며 물었다. 그의 말에 이천운은 뭔가를 결심한 듯 얼굴을 피며 미소 띤 얼굴로 말했다. "언제까지 여기에 있을 거냐?" "그러면.......?" "어서 정보를 수집하고 작전을 짜서 놈들을 없애버려야지. 가자!" 이천운은 일부로 큰 소리로 외친 후, 주민들을 향해 주먹을 불끈 쥐어 보였다. 그의 행동에 중인들은 다시 환호성을 지르며 열광했다. "에~휴~! 그놈의 명호가 뭔지...... 옥면신협이 그렇게 중요한 건가?" 송영수는 고개를 저으며 이천운의 뒤를 따랐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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