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신공42-3 "우리측에서 나설 인물들을 소개하지." 사내가 앞으로 나와 웅성거리는 이천운들을 비웃으며 말했다. "이분은 나의 아버님이자 우리 수해방의 방주이신 수해용왕(水害龍王) 호평수(湖萍水)이시다." 사내의 말에 그와 비슷하게 생긴, 왕군악과 겨뤘던 노인이 앞으로 나서며 인사했다. 노인은 거만한 자세로 이천운을 노려봤다. "이분은 수해방의 호법이신 장강노노(長江老老) 장사군(張死君)이시다." 이번에는 황대호와 겨뤘던 염소수염의 노인이 앞으로 나와 인사했다. "이분은 나의 스승님이시자 수해방의 귀한 손님이신 사형귀랑(死刑鬼郞) 평모세(平慕世)이시지." 사내의 소개에 이번에는 잠시 송영수와 겨뤘던 홍의 노인이 앞으로 나서며 인사했다. "그리고 난 장차 천하를 노릴 장강신룡(長江神龍) 호천재(湖天才) 이시 다. 우하하하!" 호천재는 자신의 얼굴에 금칠을 하고도 전혀 부끄러워 기색도 없이 큰 소리로 웃었다. 그런 그의 모습에 송영수는 웬지 이천운을 보는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흥! 변변치 않은 놈이 별호는 꼭 무슨 신협, 아니면 무슨 신룡이더군." 이천운이 냉소지으며 비웃는 어조로 말했다. 일부로 큰 소리로 말했기 때문에, 호천재는 그 말을 듣고 표정이 일그러졌다. "네놈이 정말로 죽고싶어 안달이 났는가 보구나. 내가 처음으로 나서지. 누가 덤빌 테냐?" 호천재는 노기를 가라앉히며 도를 들어 자세를 취하고 말했다. "그야 당연히 내가 먼저지!" 호천재가 손가락으로 이천운들을 향해 손짓하자, 송영수를 제외한 셋이 동시에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 "장난하지 말고 순서를 정해라." 호천재는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자세를 거두며 말했다. "당연히 내가 나서야죠. 저런 건방진 놈은 내가 손봐주고 싶어요." 이천운이 나머지 둘을 만루하며 당연하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그게 무슨 소리냐? 너도 건방진 것은 만만치 않잖아. 차라리 내가 먼저 나서서 싸우마." 황대호가 패도로 바닥을 내려치며 말했다. "어허~! 너희는 장유유서도 모르냐? 내가 먼저 나서서 너희가 나설 틈도 주지않고 끝내버리마." 이번에는 왕군악이 말하며 호천재를 향해 달려들려 했다. 그러나 갑자기 이천운과 황대호가 그의 팔을 잡아끌며 방해했다. "이건 당연히 천재인 내가 나서야지. 가짜 천재에게 진짜 천재의 무서움을 보여주마." "저런 천운이놈 만큼 건방진 놈은 내가 손봐야돼. 날 믿어!" "어~허~! 내가 먼저 나선다니까......" 셋은 호천재의 시선을 무시하고 자기들끼리 다퉜다. "지금 장난 하냐?! 그냥 셋 중에 제일 잘생긴 놈이 나와서 공격해라." 반각가까이 시간이 흐르자, 기다리다 지친 호천재가 버럭 소리를 질렀다. "거봐, 잘생긴 사람이 나오라잖아!" 다시 셋은 동시에 자신을 가리키며 앞으로 나서려했다. "휴~! 역시 괜히 따라왔군. 저 분들께 일을 맡기는 게 아니었는데......" 구본석은 그런 그들의 모습에 긴 한숨을 토해내며 고개를 저었다. 그뿐만 아니라 장내에 있던 모든 사람들도 불안한 표정이었다. "그냥 아무나 먼저 나서라! 강상협무(江上挾霧)!" 자존심이 상한 호천재는 이천운들을 향해 장력을 분출하며 외쳤다. 그의 장심에서 안개와 같은 기운이 나타나 이천운들을 향해 덤쳐갔다. "내가 간다!" 이천운을 비롯한 셋은 동시에 외치며 신법을 펼쳐 사방으로 흩어졌다. 그들은 각자 호천화를 덮여갔다. "으악!" 이천운들이 피하자 뒤에 있던 구본석이 놀라 비명을 질렀다. 호천재의 공격이 그를 향해 덮쳐가고 있었다. 그제야 상황을 눈치챈 이천운들은 다시 돌아가려 했으나, 이미 멀리 벗어나 여유가 없었다. 구본석은 놀라움에 두 눈을 감았다. "섬밀참무(閃密斬霧)!" 순간 구본석의 뒤쪽에서 냉막한 목소리와 함께 날카로운 검기가 날아왔다. 검기는 강상협무의 장을 정확히 이등분해 상쇄시켰다. 요란한 폭음과 함께 구본석은 충격의 여파로 뒤로 밀려났다. 그는 주춤거리며 엉덩이를 땅에 부딪힐 뻔했으나, 어느새 싸늘한 표정의 이십대후반의 사내가 나타나 그를 부축했다. "누구냐?" 갑작스런 사내의 출연에 호천재가 외쳤다. "아~! 당신이로군요." "갑자기 왜 여기에 나타난 거지?" 이천운들은 다시 사내의 근처로 돌아와 반가운 기색으로 사내에게 인사했다. 사내는 괴상한 쌍둥이 노인의 제자인 이상원이었다. "자네들이 좋은 일을 하는데 보고만 있을 수는 없지 않은가?" 주민들을 헤치고 대노가 천천히 걸어오며 말했다. "그래서 우리도 같이 왔네. 이놈정도면 큰 도움이 될 걸세." 대노의 뒤로 남노가 걸어오며 말을 이었다. 그는 대견스런 눈빛으로 이상원을 바라봤다. 이상원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여 스승의 눈길에 답했다. "당신은 누구시오?" 자신이 전력을 다한 공격을 가볍게 무마시켰기 때문에, 호천화의 목소리는 처음보다 당당한 기운이 많이 사라져 있었다. "알 것 없네. 그냥 지나가는 노인네들이라고 해주게나." 대노가 노인 특유의 여유 있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우리는 나서지 않고 제자가 나설테니 너무 긴장할 필요는 없네. 설마 겨우 이런 일에 우리까지 나서겠나." 남노도 비슷한 미소를 띠며 말을 이었다. '제자가 저 정도의 실력이면 저 노인네들의 실력은 엄청나겠군.' 호천재는 이상원을 살피며 두려움을 느꼈다. 그러나 두 노인은 나서지 않겠다고 했기 때문에 한편으론 안심하고 있었다. "잘 됐네요. 상원 아저씨가 저 대신 저 붉은 노인네를 맡으면 되겠군요." 송영수는 이상원을 바라보며 안도의 표정을 지었다. "잠깐......" 이상원이 불쾌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그런 모습에 이천운들은 혹시 무슨 실수라도 했나 하는 생각에 불안해했다. 이상원이 쉽게 입을 열지않아 장내에는 잠시 어색한 침묵이 흘렀다. "난 아저씨가 아니다. 늙어 보여도 아직 27살이다. 형이라고 불러라." 이상원의 의외의 말에 이천운들은 웃을 수도 없고, 울 수도 없는 이상야릇한 표정을 지었다. 평소에는 상상도 못할 말이었기 때문에 대노와 남노도 배를 잡고 얼굴을 돌렸다. 둘의 뒤로 킥킥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이제 쓸데없는 소린 그만 하자. 독자들이 싫어한다. 요즘 독자들은 수준이 높거든. 누가 먼저든 어서 덤벼라!" 호천재는 쓸데없는 소릴 지껄이며 다시 자세를 취했다. "좋다! 내가 간다!" 말은 하나였으나 동작은 세 개 였다. 이천운과 황대호, 왕군악이 동시에 공중으로 솟구쳐 호천재를 향해 덤벼든 것이었다. 당연히 호천재는 반격은커녕 피하는 데 급급했다. "이 놈들이...... 정파라는 것들이 비겁하게 굴다니......" 보다못한 호평수가 노한 어조로 외치며 끝이 세 갈래로 갈라진 2자 길이의 무기를 꺼냈다. 그의 독문병기로 물 속에서 큰 위력을 발휘하는 삼기창(三岐槍)이라 했다. 그는 무기를 꺼냄과 동시에 몸을 날려 대해폭파(大海暴波)의 수법으로 왕군악의 가슴을 찔러갔다. 그리고 곁에 있던 호천재의 사부인 장사군도 황대호를 향해 몸을 날렸다. "흥! 감히 나랑 어울려 보겠다니...... 잠시 장난 좀 쳤더니 내가 우습게 보이는 모양이구나." 왕군악은 호평수가 자신을 가장 만만하게 여기고 공격하자 노기가 치밀었다. 그는 공세를 멈추고 호평수를 향해 공중에서 몸을 비틀었다. "파옥권(破玉拳)!" 왕군악은 현란한 몸짓과 함께 호평수의 턱밑으로 파고들었다. 호평수가 놀라 무기를 거둬들여 막았으나, 그는 작은 몸집을 이용해 쉽게 파고들었다. 그가 파옥권을 사용해 턱을 쳐올리자, 호평수는 급히 몸을 뒤로 젖혔다. 간신히 왕군악의 주먹을 피해냈으나, 주먹의 풍압으로 인해 호평수의 코에서 피가 흘렀다. "내 주먹을 피하다니 제법이구나. 파옥권 연환십삼수(連環十三手)!" 왕군악은 호평수가 자신의 주먹을 피해내자 의외라는 표정을 지으며 연속해서 주먹을 뻗었다. 호평수는 파옥권의 위력을 봤기 때문에 받아낼 엄두를 내지 못하고 뒤로 물러나며 피하는 데 급급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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