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이별
이중환
열꽃 같이 붉게 물들었던 단풍
절정의 향연 치루고 나서
떨어진 낙엽들 쓸어 모은다
애정 결핍에 허우적거리는
젊은 시절도 지나고
채식만 고집하여야 하는 중늙은이
마지막 남은 두 장의 달력 앞에
성상은 몇 번이나 지나갔는가를
꼽아본다
쓰고 나서 날아온
월말의 카드 청구서 같이
왠지 부담이 되는
한 해를 더해가는 세월
같이 있어도 외롭다는
이 가을을 또 한 번 보내야 하니
서러운 눈물방울 하나 더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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