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레임을 갈매기 날개 위에.
7월 27일. 아직 장마 기간 중이나 쾌청한 날씨. 동서울 터미널에서 출발한 고속버스는 - 휴가철이라 막히면 어찌 하나는 걱정을 털어 버리고 거침없이 달려, 2시간 40분 만에 동해항에 도착.
다시 항구로. 어제 저녁에 미리 와서 하룻밤을 보낸 素岩 선생님 (45년생). 야간 우등버스로 새벽에 도착한 부산의 夫婦 (48년생). 세종시에서, 곧 도착한다는 64년생의 젊은이,... 인터넷 카페에서 만난 우리 일행은 여자 3명, 남자 6명. 여기에 올란우데 까지 동행할 또 어느 부부. 모두 11명. 출국 심사는 간단하였고 15,000톤급의 DBS 훼리 크르즈는 비교적 쾌적 하였다. 3등 선실이란 1.2층으로 된 침대간이 기본인데 침대 사이가 너무 좁아 말 그대로 닭장처럼 보여 - 저기서 갑갑해 어떻게 자나 싶었지만,
다행히 11명이 한거번에 예약한 관계로 제일 높은 3층. 15인실을 배정 받아 여유만만. 하나 잘못 한 것이 있다. 1년 기간으로 왕복 선표를 끊었다면 - 다음엔 중국으로 간 다음 브라디에서 돌아 올텐데... 어찌 그 생각을 못 하고 비싼 편도를 끊었는가 하는 후회가 들었으나 넓은 방 얻어 걸럿으니 그것으로 만족. 內海를 빠저 나오니 동해항이 저 멀리 보이고 - 24시간은 동해의 푸른 물에 마음껏 빠저 보리라. 갑판은 내리 쬐는 태양열에 뜨거우리라 짐작 하였으나 햇빛만 따가울 뿐. 행운은 또하나 따라 왔으니 우리 팀만 선장과의 특별한 만남을 가질수 있었다. 선장의 배려로 操舵室에 초대되어 항해에 관한 많은 사실을 알게된 행운.
어느 知人이 바다만 보이면 늘 하는 질문.
" 지금 보이는 저 수평선 까지는 도무지 몇 km나 되나?" 역시 알지 못하는 사람으로서 궁금하기는 그와 한 가지.
선장에게 물었다. 저 수평선 까지는 얼마나 되는가를.
" 해변가에서 쪼그러 앉아 보는 거리는 2.5 km, 서서 보는 거리는 약 3km. 이 배는 높이가 18.5m 이니 약 23km" 명확한 이 대답을 궁금해 하던 그 지인이 볼려나?
海圖를 보여 주며 자세한 안내를 덧붙인다. 부라디는 손바닥에서 손가락을 쭉 편 모습의 항구인데 이배는 그중 세번쩨 손가락에 해당 하는 지점으로 들어간다고 하였다.
신기한 경험과 시원한 해풍. 해가 지자 나이트 클럽의 흥거운 분위기.
그럼에도 마음속에 어두운 그림자가 하나 있으니 - 우리 일행 누구도 모르는 혼자만의 고민.
인터냇 카페에서 모여 가는 일행인 만큼 출발 전에 수없이 메일을 보냈는데 그 마지막 메일의 내용
- 선박예약, 러시아에서 철도 예약, 선물용 구입과 발송. 북경에서 돌아오는 비행기편 예 약, 여행자 보혐. 모든것이 끝났다. 그러나 부라디에서의 숙박처는 예약 하지 못 하였 다. 현지에 가서 방을 구 할 수 없다면, 역 대합실에서 배낭베고 자는 수 밖에는 - 그 러나 걱정 마시라. 결코 그런 일은 없을 테니 - 배낭 고수란, 없는 방을 찿아 내는 것이 高手 이니 -
이렇게 큰 소리 첮으나 사실 뚜렷한 해결책이 없는데 어떻게 하여야 하지? 이것이 남 모르는 혼자만의 고민. 이 타는 속을 누가 알리!!!!
브라디에서 이틀 밤을.
과연 싼 방을 찾아 냈을까? 그 물가 비싸다는, 서울 보다 2.5~ 3배는 비싸다는 브라디보스톡에서, 언어도 안 되는 사람이, 처음 오면서, 무슨 특별한 제주가 있다고?
인터냇 카페에서 만난 분들인 만큼 일행 서로는 이름도, 얼굴도 모른다. 이래서는 안 되겠지 하는 마음에 출발 전에 두 번의 공식 모임을 가졎는데 - 어느 한분이 스스로 총무를 自任하고 나섰고, 어느 날 싼 방이 (일인당 30,000원) 인터냇에 떴는데
“당신이 빨리 결정을 내려 주지 않아 그 방을 놓첬다. 이제 어떻게 할 텐가? 그렇게 싼 방은 잘 나오지도 않는데?” 하는 질책이 세삼 스럽다. (이분은 나중에 스스로 모임에서 빠저 나감. 그 이유는 다음 기회에)
아! 그때 왜 결정을 미적 거리다, 이 시간, 혼자서, 이토록 스트레스를 받아야 하는가? 다 自業自得인가? 좀 더 신중 할 걸 그랬나.... 그 분의 말씀에 빨리 결정 내려 줄 걸...
한국 동해안에서 러시아로 가는 航路는 두 노선이 있다. 속초에서 러시아 자루비노 까지 가는 노선인데 이 노선은 중국의 훈춘을 통과하여 길림. 장춘. 하얼빈 등으로 여행하기 좋은 노선으로 많은 보따리상이 이용 하였으나 적자가 심하여 노선을 폐쇄 하였다고 한다. 지난 4월 까지만 해도 있었는데..., 참 안타깝다. 자루비노에서 브라디 까지는 하루에 한번 있는 버스로 4시간 소요 된다고. 다른 한 노선이 이번에 이용한 삼척(동해) - 브라디보스톡 노선이다. 날씨가 잔잔한 탓이기도 하겠지만 배는 흔들림이 거의 없었다. 컵에 따라 놓은 맥주가 한 방울도 넘지 않으니. 샤워실은 비교적 양호, 나무 욕조가 있었고 물이 발목 정도 잠길 만큼 받아저 있길래 물을 저리 아끼나? 하는 마음으로 욕조에 들어갔는데 사실은 물을 아끼는 것이 아니다. 흔들림 없다고 여겼지만 받아 놓은 물은 그렇지 않아 앞뒤로 출렁거리는 것이 월풀 욕조를 능가 하는 듯. 만일 물이 더 많았다면 목이 잠겨 젔으리라. 24시간의 항해 끝에 브라디 항구에 도착 하였으나 下船하기 까지는 적지 않은 인내가 필요. 러시아인 먼저 내리고 다음 他國人. 상황 판단을 잘한 덕분에 비교적 빨리 내렸으나 입국장을 빠저 나가는데는 또 한번 긴 인내가 필요. 여권 심사 하다가 어디를 가기도, 전화 받기는 보통... 뭐, 이런 놈들이 다 있어? 또 무표정은 어떻고? 인사를 해도 인사를 받지 않는다. 우리나라에 와서 관광수입이 오르는 것은 나와 아무 상관없다는 듯. 이러한 무표정과 무관심적 태도는 최소한 브라디에서는 어디를 가드라도 다 같다. 호텔에서,식당에서..., 가격을 물으면 턱으로 가르킨다. 손님이 와도 반갑지 않다. 삼류호텔 로비에서 방을 구하는데 드럼통 중년 여직원은 私的 전화 받느라 10분도 더 결렸으리라. 아마 통제경제 체제에서 사장경제 체제로 바뀐지 얼마 되지 않아서 그런가? 설마 그럴리야? 돈맛이야 금방 알아보는 것이 인간 아닌가?
하여튼 끈질긴 인내의 결과로 드디어 입국! 여기가 그토록 바라던 러시아 땅, 브라디보스톡인가!
" 그렇다 치고. 이 사람아 방은 어떻게 되었어? 일행을 露宿 시켰다는 말인가?“
- 좀 기다리세요. 말 하는데도 순서가 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