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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애주가가 부르짖는 술의 노래

작성자노빈손|작성시간14.10.13|조회수227 목록 댓글 0

^*^♧ 애주가가 부르짖는 술의 노래 ♧^*^

                             글♧청호 윤봉석

십대가 마시는 소주 한 병은

술에 맛도 모르고

마시는 의미도 느끼지 못하며

분위기에 휩쓸려 남이 마시니까

의례 마시는 것으로 알고

호기심에 마구 부어대는 철모르는 한 병의 술이다

이십대가 마시는 소주 세병은

이 세상 삶에 제대로 적응할 줄 모르고

갈팡질팡 세상 탓을 하며

청춘을 불사르고 열정을 잠재우며

치미는 화를 삭이며 인간 세상에

두려움을 조금이라도 잊기 위함이다

삼십대가 생각하며 마시는 양주 세병은

고단한 인간살이의 관문을 두드리며

앞날에 식견을 쌓고 폭넓은 삶을 위해

용솟음치는 희망을 키우기 위함이며

인간에 가치관을 확립하고 황금마차를 타기 위함이다

사십대가 마시는 양주 한 병은

가정에서 복기고 사회에서 뛰어야 하는

찌들은 삶을 달래기 위함이고

일상생활에 고단함을 잊고

피멍들은 삶이 묻어나는 재충전을 위한 한 병이다

오십대 중년이 마시는 막걸리 세병은

인생에 허탈함과 외로움과

설움을 달래기 위함이고 육신을 충전하고

허망한 생활의 과거를 되찾기 위한 선택이며

줄어드는 능력에 절규하는 최악의 바락 이기도하다

환갑이 마시는 막걸리 한 병은

늙어가는 아픔을 달래려는 달래기 위함이고

평생을 모질게 가난하고 고단함을 술잔에 담아

인생에 황혼 길을 뒤돌아보며

인생을 논하기 전 참회하고

회고록 같은 쓰디쓴 실음에 한 병이다

고희가 마시는 막걸리 한 잔은

인생을 뒤돌아보게 하는

심심풀이 한잔은 여가의 무려함을 달래고

세상을 내가 조금 더 양보하고 베풀 것을

모두가 되돌리고 싶은 후회뿐이고

하늘에서 언제 부를까 하는 두려움과

회한의 눈물을 한 잔술로 달래려고 마시는 술이다

술잔에 얼룩진 버림받은 인생이지만

남이마시는 술 한 잔은

육신을 썩게 하는 극약이지만

내가 마시는 보약은

육과 영을 맑게 하는 청량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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