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9년 대만의 신악회를 통하여 말레시아의 키타바루산이 동남아에서
제일 높은 산임을 알게 되었다. 호기심이 발동된다.
오기로 한번 다녀오자고 마음먹고 한국산악회에 이를 보고했다.
회신이 오기를 한산 지부 여성산악회인 "스마일산악회"에서 가고 싶어하니
안내하면 어떻하냐 라는 얘기를 듣고 오케이 하고 교신이 몇차례 오고가고
코카키나바루 공항에서 합류하기로 하였다.
나는 대만산악회 이사겸 산악가이드인 린조우슝 씨와 둘이서 하루전에
코타키나바루에 도착하여 대기하였다.
"코타기나바루"는 동말레시아인 보루네오 섬에 있으며 행정상 "사바"주에 속한다.
보루네오섬 최북단에 위치한 코타키나바루는 지도상 필리핀에서 보다
가까운지역으로 보인다.
전까지는 말레시아를 가본적이 없었고 여행에 대하여서는 타이완을 제외한
타지역에 관해서는 아주 생소할 때이다.
이지도는 근간에 타인이 오린 것을 스크랲 한것임
동남아에서 가장높다는 "카나바루산은 4,101m 로 버스를 대절하여 거대한
코타키나바루 국립공원을 거쳐서 올라간다. 1,564m의 공원관리사무소에서
입산수속과 더불어 산악가이드를 배정받아야만 오를수가 있다.
열대성 기후존이기에 야자수나무 등 열대식물 들이 시원스러히 하늘로 뻗어 있어, 이색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공기가 너무나 신선하고 산이 청결하다.
당시만 해도 말레시아는 후진국으로 알았고 좀 지저분 할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예상 밖이다. 종이 조각 하나, 담배꽁초가 1도 보이지 않는다.
그는 분명한 편견이었다.
알고 보니 가이드로 따라온 이는 가이드임과 동시에 환경미화원
이었고 주 정부의 강력한 환경미화 정책에 따른 다년간의
노력이 있었다고 알려준다.
이슬람사원
많은 서양인들이 휴양차 이곳을 들린다고 들었다. 나 역시 장기간 이곳에 와서
살고 싶은 생각이 문득 든다.
고산은 어디서나 마찬가지 이겠지만 아래와 위가 기후가 완연히 다르다.
3,668m "사알"산장에 도착하기 몇백미터 전부터 가스가 끼더니 비가오기 시작한다.
다행히 큰비는 아니다.
좀 쉬니 몸이 회복된다. 준비해온 취사도구를 이용, 밥을 지어 먹었다.
밥맛이 없다. 약간의 고산증세 때문이다.
이튿날 새벽 4시반 부터 정상을 오르기 위한 사투가 시작되었다. 나는 고산을 오를 경우
주로 새벽을 선호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어두컴컴한 시간에 올라야
힘이 덜 들기 때문이다. 어둡고 춥고 덜 맑은 정신으로
앞사람의 꽁무니만 쳐다보고 가야 얼떨결에 오를 수 있다.
물론 헤드랜튼 준비는 필수다.
정상을 두고 몇백미터 전부터 온 산이 하나의 거대한 바위로 형성되어 있다.
장엄하고 산의 기상이 넘친다.
정상 200-300m 전 부터는 거대한 바위산이다. 다행이 이곳부터 굵고 긴 흰색의 로프줄이 있다.
이를 잡고 오르면 덜 힘들고 미끄러움을 방지할 수
있고 길을 잃을 염려 또한 없다.
다시 말해 생명줄이다.
정상은 삼각형 모양의 커다란 모습을 보인다. 정상에 오르자 모두 안도의
한 숨과 동시에 기쁨의 환호성을 외쳤다. 아직 해 뜨기 전의 시야가
밝지 않은 상태이다.
일출
아침에는 비가 그친 상태다. 한참 하산하다보니 다시 비가 부슬 부슬 온다.
어쨋건 기분 좋은 산행이었다.
지금은 전 보다 훨신 좋게 변모되어 더 많은 관광객을 유치하고
있으리라 생각된다.
지금 같으면 많은 사진을 남겼겠지만 당시에는 내가 찍은 사진이 없고
타인이 보내준 한정된 몇장의 사진뿐이라 많이 아쉽다.
이제는 산이 아니고 공원과 해변에서 즐기려 다시금 가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