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정맥 2회차
탄치재~불암산~토끼재~쫓비산~갈미봉~지계교
2011년 1월 23일
10Km 3시간
내내 영하10도 안팎의 추위 속에서 떨다가
저기 남쪽 호남의 끝까지 달려간다.
신경 쓰였던 옆자리엔 올올에 처음 오신 손님회원이 앉았다.
희끗희끗 쌓인 산자락 눈을 감상하며 지루함을 달래보지만
‘이거! 이거!’ 너무 힘들다.
성당 ‘새해소망란’에
“자유롭게 산에 오르고, 입은 무겁게, 성질은 죽이며, 내 몫은 다하자.”
이렇게 적어 놓았는데 1월 한 달 완전 실패다.
눈물 한 방울 없이 따뜻한 탄치재 들머리에 서서
얼었던 기분을 녹이며 가볍게 오른다.
앞지르며 비껴가며 차례대로 소리 없이 오르며 호흡조절.
불암산 얕은 정상에 서니 오늘도 다 보인다.
섬진강!
구비구비 돌아들며 여러 사람 울렸겠다.
섬진강을 배경으로 소설을 썼어도 몇 십 권,
시를 지었어도 몇 백 편은 될 거다.
박경리, 최명희, 박완서, 좋아했던 아줌마들이 다 가버렸다.
보송보송한 산자락을 밟으며 하염없이 가다가 덫에 걸렸다.
방금 쳐놓은 듯 새하얀 철조망이 날을 세웠다.
남의 집 뒷마당에 들어섰나?
괜히 뜨끔하여 누가 볼세라 얼른 돌아 나온다.
느랭이재 휴양림을 조성한다는 소린가? 입산금지구역 운운…
토끼재 도로 건너 오름 능선에 붙는다.
앞서 오르던 남편이 뒤돌아보며 한마디.
새색시 걷듯 얌전이도 오른단다. (빨리 오라는 소리)
그러거나 말거나~ 사알ㅡ살, 사알ㅡ살.
따뜻한 기운을 받으며 조붓한 쫓비산에 올랐다.
쪽빛 물든 섬진강에 드리워진 산도 쪽빛으로 물들어 쫓비산이라나?
몇 걸음 더하니 너른 숲길로 이어진다.
볼품없을 것 같은 눈 없는 겨울산도 보여줄 게 많다.
빼곡한 푸르른 소나무 숲과 뾰족이 오른 이름 모를 자잘한 야생초,
군데군데 초록빛깔로 맞아준다.
10Km쯤은 너무 짧아 갈미봉 하나 남겨 두었나?
진눈깨비마저 흩날리니 아쉬움 접고 얼른 내려선다.
지계교 너른 주차장에서 모두 모일 때까지 무작정 휴식.
버너사용금지로 식사는 식당에서---
후미대장까지 다 왔는데,
아뿔싸! 처음 오신 옆자리 두 분 안보이네!
갈미봉에서 관동마을로 빠졌다나?
영호씨는 강남고속 등에 업고 섬진강 따라 구비구비 돌아간다.
산수유마을, 다압리 녹차밭 지나 관동마을로~
잔뜩 약 오른 두분 무사히 태우고 화개장터 지나
산수유 산동마을 ㅇㅇ호텔 식당으로 버스는 달려간다.
푸짐한 밥상에 “시장이 반찬”이라지만
뜨겁게 새로 지은 쌀밥이 으뜸이다.
회원들 모두 꿀떡처럼 먹고 일어선다.
돌아오는 길에 세 번째 자리에서 건너편
산마루님 자리에 앉았다가 큰 코 다쳤다.
오늘도 세 번째 옆자리에선 또 방송사고가 났다.
이번엔 끊임없이 돌아가는 고장 난 경상도 턴 테이블.
새해 소망을 되새기며 성질 죽인다.
서울엔 눈이 펄펄 내려 소복이 쌓였다.
먼 여행 끝에 돌아온 듯 낯설기만 하다.
직녀 씀
댓글
댓글 리스트-
작성자sanji 작성시간 11.01.25 걸었 던 길을 다시금 걷는 듯~ 아름다운 섬진강 풍경이 그려집니다!... 그 따뜻한 쌀밥에 엄청 행복^^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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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시냇물 작성시간 11.01.25 자~암~도 못자고 올님들 즐겁게 해주시는 지~잉~녀님 너무 감사합니다 가~앙 저기 또 나타 나서리~~~ 성질 팍 낼수도 없고~~~ 고생 하셨고 늘 감사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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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대원군 작성시간 11.01.25 오늘의 산행은 그려지는 모습은 없었지만 산행시간이 짦아 시간적인 여유가 있었던 산행이였죠.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