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판매 리크루팅 새로운 설득법 찾아야
‘억대 성공담’보다 실제 수익분포 설명 중요해져
미국 경제당국이 MLM 기업과 고위 판매원의 수익 과장 광고를 잇달아 문제 삼으면서 국내 직접판매업계의 판매원 모집 방식도 재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동안 업계에서는 일부 상위 판매원의 성공 사례나 고수익 이미지를 앞세워 신규 판매원을 모집하는 방식이 활용돼 왔다. 그러나 해외에서는 이제 “얼마나 크게 성공할 수 있는가”보다 “대부분의 판매원이 실제로 얼마를 벌고 있는가”를 기준으로 수익 광고의 적정성을 따지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일부 성공담, 전체 결과처럼 보이면 문제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는 지난 4월 글로벌 MLM 기업 포에버리빙 프로덕츠 인터내셔널(Forever Living Products International)과 운영진에 대해 잠재 판매원에게 수익 가능성을 오인하게 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명령을 발표했다. FTC는 포에버리빙이 제품 판매와 신규 판매원 모집을 통해 상당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것처럼 홍보했지만, 실제로는 대다수 판매원이 거의 돈을 벌지 못하거나 손실을 봤다고 지적했다.
FTC에 따르면 최근 5년 동안 제품 구매·판매 또는 모집 활동을 한 포에버 비즈니스 오너(FBO) 가운데 매년 최소 77%가 보상을 받지 못했고, 신규 판매원의 89% 이상은 2년이 지나도 초기 비용 300달러를 회수할 만큼의 수입을 얻지 못했다.
이 사건이 주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일부 성공 사례가 사실이라도 그것이 전체 판매원의 일반적인 결과처럼 전달된다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상위 일부의 성공담만 부각되고 대다수 판매원의 실제 수익분포가 충분히 설명되지 않으면 예비 판매원은 기대수익을 실제보다 높게 판단할 수 있다.
FTC의 최근 집행은 기업에만 머물지 않았다. FTC는 고위 MLM 판매원인 스토미 웰링턴(Stormy Wellington)이 토털라이프체인지(TLC)와 파마시(Farmasi) 모집 과정에서 허위 또는 근거 없는 수익 주장을 했다고 보고 조치를 취했다.
FTC 자료에 따르면 TLC의 2023년 소득공개자료에서는 활동 참여자 76.8%가 보상을 전혀 받지 못했고, 전체 활동 참여자 중 5,000달러를 초과해 벌어들인 사람은 최대 0.4%에 그쳤다.
이 사례가 중요한 이유는 규제의 초점이 회사 공식 광고에서 판매원 개인의 SNS, 유튜브, 줌(ZOOM) 미팅, 세미나 발언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데 있다. 회사가 공식자료에서 조심하더라도 리더 사업자가 개인 채널에서 “누구나 고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식으로 말한다면 회사와 업계 전체의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
국내도 후원수당 설명 의무 존재
국내에서도 후원수당과 소매이익에 관한 규율은 이미 마련돼 있다. 방문판매법 제21조는 다단계판매업자가 다단계판매원이 되려는 사람 또는 다단계판매원에게 후원수당이나 소매이익에 관해 거짓 또는 과장된 정보를 제공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한다. 또한 전체 다단계판매원에 대한 평균 후원수당 등 후원수당 지급현황 정보를 고지해야 한다.
공정거래위원회가 공개한 2024년도 다단계판매업자 주요정보에 따르면 2024년 다단계판매 시장의 총매출액은 4조 5,373억 원으로 전년보다 8.5% 감소했고, 후원수당 총액은 1조 5,099억 원으로 8.8% 줄었다. 등록 다단계판매원 수는 687만 명이었으며, 후원수당을 한 번이라도 지급받은 판매원은 약 115만 명으로 전체의 16.7%였다. 전체 등록 판매원 기준으로 보면 10명 중 8명 이상은 해당 연도에 후원수당을 한 번도 받지 못한 셈이다.
투명한 수익공개가 신뢰 전략
직접판매업계의 리크루팅 방식은 “성공한 사람은 얼마를 벌었나”에서 “대부분의 참여자는 실제로 얼마를 버나”로 옮겨갈 필요가 있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예비 판매원에게 필요한 것은 극단적인 성공 가능성만이 아니라 자신의 상황과 비슷한 다수 참여자의 현실적인 결과다.
이 같은 전환은 단순한 규제 대응을 넘어 마케팅 전략이 될 수도 있다. 직접판매업계는 오랫동안 “다단계는 결국 몇몇 사람만 돈을 번다”, “누구나 억대 수익을 낸다는 식으로 사람을 모은다”는 부정적 인식에 시달려 왔다. 이를 깨기 위해서는 더 화려한 성공담보다 차분하고 투명한 수익정보가 필요하다.
업계가 활용할 수 있는 방식은 신규 판매원 모집 설명자료에 전체 등록 판매원 수, 후원수당 수령자 수, 수당 미수령자 비율, 수당 수령자 기준 평균, 전체 판매원 기준 평균, 구간별 지급분포 등을 표와 그래프로 제시하는 것이다. 평균은 상위 고소득자가 전체 수치를 끌어올릴 수 있는 만큼, 구간별 분포를 함께 보여주는 방식이 더 적절하다.
판매원 개인 홍보물 관리도 중요해졌다. 국내 업체들도 판매원 SNS, 유튜브, 블로그, 카카오톡 메시지, 줌 강의, 센터 교육자료에서 “월수익”, “자동수익”, “경제적 자유”, “누구나 가능” 등의 표현이 어떻게 사용되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누구나 억대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식의 홍보는 이제 소비자 신뢰를 높이기보다 오히려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일부 성공 사례를 강조하는 것보다 전체 참여자들의 실제 수익 현황을 투명하고 이해하기 쉽게 공개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출처 : https://www.mknews.kr/?mid=view&no=44392&cate=A&page_size=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