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상플랜도 지식재산 시대
직접판매업계 차별화 전략 진화
직접판매업계에서 보상플랜을 지식재산권으로 보호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제품과 원료, 제조기술 중심이었던 특허 전략이 조직 운영 방식과 후원수당 체계로까지 확대되면서 업계 경쟁의 무대가 변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동안 직접판매기업들은 차별화된 제품과 브랜드 경쟁력 확보에 집중해 왔다. 그러나 시장 성숙도가 높아지고 제품 간 기술 격차가 줄어들면서 사업자 유치와 조직 안정성에 영향을 미치는 보상플랜이 새로운 경쟁 요소로 부상하고 있으며, 최근 인큐텐과 엑스피겨스가 각각 새로운 형태의 보상구조에 대한 특허를 추진하면서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바이레벨·체이너리 등 차별화 경쟁
인큐텐은 2026년을 재도약의 원년으로 선언하며 기술 혁신과 함께 비즈니스 구조 혁신 전략을 공개했다. 이 가운데 핵심은 ‘바이레벨(Bi-Level)’ 보상플랜이다.
바이레벨은 기존 유니레벨과 바이너리 방식의 장점을 결합한 구조로 현재 특허 출원이 진행 중이다. 유니레벨은 조직 관리와 확장에 유리하지만 수익이 상위 사업자에게 집중되는 경향이 있고, 바이너리는 빠른 수익 창출이 가능하지만 좌우 조직 균형 유지가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는 점에 착안했다.
인큐텐은 바이레벨이 이 같은 구조적 한계를 보완해 단기 성장성과 장기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좌우 라인 균형 구조를 유지하면서도 세대별 보상 체계와 회사 성장 연동 요소를 결합해 상·하위 사업자 모두에게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제공하도록 설계됐다는 것이다.
인큐텐 관계자는 “회원들에게 보다 안정적이고 지속가능한 수익 구조를 제공하기 위해 보상플랜 특허를 추진하게 됐다”며 “타사의 모방을 방지하고 회원들이 장기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밝혔다.
지난 4월 특판조합과 공제계약을 체결한 엑스피겨스 역시 보상구조 차별화에 나섰다.
엑스피겨스는 직접판매 플랫폼 ‘허슬플레이(Hustle Play)’를 통해 ‘체이너리(Chainary)’라는 독자적인 보상 구조를 선보였으며 특허 출원을 완료했다. 회사 측은 체이너리가 기존 직접판매산업에서 발생하는 라인 간 갈등을 최소화하고 글로벌 단일 라인 개념을 구현한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한다.
체이너리는 기존 유니레벨 구조와의 시너지를 통해 조직 안정성과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춘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움직임을 직접판매산업의 새로운 경쟁 국면으로 해석하고 있다. 과거에는 제품 특허와 원료 특허가 기업 경쟁력의 핵심이었다면 이제는 사업 모델과 수익 구조 자체가 차별화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허 실효성에는 의견 엇갈려
보상플랜 특허 경쟁은 해외 직접판매업계에서는 완전히 새로운 현상은 아니다. 미국에서는 이미 2010년대 초부터 일부 기업들이 보상플랜을 지식재산권으로 보호하려는 시도를 이어왔다. 미국의 직접판매 컨설팅 기업 AMC(Americas MLM Consultants)는 2010년 직접판매용 신규 보상플랜 4종에 대한 특허 출원을 추진한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2004년부터 에스토니아에서 직접판매기업들이 안정적으로 보상플랜을 운영하고 글로벌 조직을 관리할 수 있도록 IT 솔루션을 공급해 온 플로리스(Flawless) 그룹은 고객사가 원하는 독창적인 보상체계를 맞춤형으로 구현하는 인프라를 제공하고 있다.
다만 보상플랜 특허의 실효성을 두고는 의견이 엇갈린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사용되는 보상플랜은 대부분 바이너리나 유니레벨 같은 기본 구조에서 파생된 형태”라며 “회사별로 수당 비율이나 적용 방식에 차이가 있을 뿐 완전히 새로운 개념의 플랜은 드물다”고 말했다.
이어 “특허가 인정되더라도 실제로 유사 구조를 어디까지 침해로 볼 것인지 판단이 쉽지 않다”며 “향후 업체 간 분쟁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보상플랜의 차별성은 결국 수당 지급 비율과 운영 방식에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며 “완전히 새로운 구조가 아닌 이상 특허를 통한 독점적 권리 확보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업계에서는 보상플랜 특허 경쟁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제품과 원료 중심의 차별화 전략이 한계에 직면한 상황에서 사업 모델과 수익 구조 자체를 경쟁력으로 내세우려는 시도가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는 바이너리, 유니레벨, 브레이크어웨이 등 기존 보상체계의 장점을 결합한 하이브리드형 플랜이 늘어나고 있어 향후 보상플랜을 둘러싼 지식재산권 경쟁도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특허의 보호 범위와 실효성에 대한 명확한 기준 마련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출처 : https://www.mknews.kr/?mid=view&no=44393&cate=A&page_size=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