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로소극장......축제.....
혜화역3번출구를 나와 종로약국 좁은 골목으로 들어가면 막다른 곳에
간판이 없었다면 극장으로 느끼지 못했을 작은 소극장 축제가 보인다.
무슨고시원간판이 바로 옆에 보여 더욱 생경해 보였지만
지하로 내려가면 아늑하고 소박한 무대가 수줍은 미소처럼 손님을 반긴다.
소극장에서 보는 연극은 정감있고 친근함이 배로 더하여 마음이 푸근해진다.
무대의 작은 소품.....-벤치-
아마도 배경은 사람들이 오가는 작은 공원(?)인가 보다.
그 -벤치-주변으로 사람들의 마음이 머물다 간다.
제목에서 느껴지듯이 사랑에 관한 다섯개의 에피소드가 보여진다.
터프한 여자복서와 사시를 공부하는 백수청년의 풋풋한 이야기..
연극단원이 세 남녀의 얼키고설킨 알콩달콩한 사랑 이야기...
전라도 사투리가 걸죽한 중년부부의 거친 듯 끈끈한 사랑 아니, 情 이야기...
자폐증 청년과 복지사 아가씨의 순수하고 아프게 찡한 사랑이야기...
죽음을 앞둔 할머니의 마지막을 따뜻하게 동행해 주는 노부부의 속깊은 사랑이야기..
올 들어 가장 추운 날이라 떠들어대던 하루였지만
오랜만에 따뜻하고 유쾌하고 가슴 찡한 연극 한 편으로 추운 걸 잠시 잊었던 두 시간이었다.
나이가 들어서일까 노부부의 티격태격이 더욱 정겹고 애틋하다.
그들이 함께 동행해 온 오십년의 세월이 대단해 보인다.
그렇게 함께 걸어온 세월의 마지막을 아름답고 따뜻하게 마무리할 수 있는 그들이
참 보기 좋고 한편 어쩐지 다른 세계의 이야기같아 쓸쓸하다.
그들에게도 아픔과 상처의 시간이 오십년의 세월속에 분명 있었을텐데...
그것을 덮어주고 상처를 어루만져 주었을 그 넉넉한 마음..........
-그럼에도 불구하고-의 사랑법이 그들에게 있었나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마음으로 살 수 있다는 건 축복이다.
홀로 공연보기의 작은 행복이 늦은 밤 귀가길의 추위를 녹여 버린다.
그래..........아직은,,,,,견.딜.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