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제목에서 다섯 개라는 명했다는 건.... 이 연극에 다섯 개의 사랑이야기가 나온다는 얘긴데... 음... 예전에 봤던 '파이브 코스 러브'가 생각나면서...(주절주절...)
영화 시사회는 몇 번 당첨됐어도... 연극은 처음이라... 이 기쁜 마음을 주체하지 못하고 설레는 마음으로 대학로로 달려갔다.
입구부터... "추우시죠... 몸 좀 녹이세요~"하며 표를 챙겨주시는 분의 멋진 목소리에 기분 두 배로 좋아지고~^^
저 의자는 대체 누굴 기준으로 만들었는지 모호한... 옴짝달짝 못하게 만든 완전 초절정 스몰사이즈의 의자에 잠시 식겁했지만...
'움직이지 말고 연극에 집중하라는 의미인가...'라는 긍정적 마인드로 마음을 달랜 뒤 바람잡이분의 연습문제인줄 알았던 유치원 수준의 문제에 허무해하며... 연극은 시작됐다....
연극은 예상대로 5개의 이야기로 꾸며졌다...
* 그 벤치에 앉아서 공부를 해야하는 고시생과, 그 벤치에서 운동을 해야하는 아마추어 복서 (여자입니다~ㅋ) 그렇게 자리로 옥신각신 싸운 뒤 음란한 소리로 고시생을 내쫓은 뒤 그의 다이어리를 발견하는 여자. 고시생의 일용한 양식인 쿠폰을 모두 쓴 뒤 다이어리를 돌려주며 둘의 인연은 그렇게 시작되는데....
* 극단 안에서 비밀연애를 하고 있는 37남자와 25여자. 그 사실을 모르는 선배는 술을 잔뜩 마신 후 남자의 마음을 떠보기 시작한다. 비밀이니 말할 수도 없고, 밝히면 극단에서 둘 중 하나는 쫓겨날 거 같고... 그런데... 이 술취한 선배 너무 들이댄다...!
* 자식교육을 위해 서울로 올라온 부부. 남편은 10년이상 택시운전한 마당발로 손님을 끌어모을 수 있으니 기사식당을 열자고 하고, 친구가 낳은 늦둥이가 부러워 딸도 하나 더 낳자고 아내를 조르는데... 이에 아내가 건 배팅은 사교댄스학원. 절대 안된다는 고지식한 절라도 아저씨는 과연 협상 테이블에 나올 것인지...
* 가르쳐준대로만 하는 남자이지만 한 여자밖에 모르는 순수한 사람. 그 사람과의 결혼을 모두 반대하지만 자신이 슬플 때 노래를 불러주고, 배고플때 빵을 만들어주겠다는 눈물을 흘리며 용기를 내겠다는 그 남자... 정말 두 사람은 결혼하면 불행해질까..?
* 죽음을 앞둔 잔소리쟁이 할머니와 시도때도 없이 버럭대는 할아버지. 할머니가 좋아하는 산책을 나오면 하루종일 춥고 덥고를 반복해 할아버지가 잠시도 앉을 틈이 없지만... 그래도 그게 살아가는 행복임을 너무 잘 아는 두 사람... 곧 금혼식이 다가오는데... 할머니는 걸어서 들어가는 연습을 하고, 할아버지는 뒤늦은 사랑고백을 하는데....
연극은... 그냥 잔잔하고 무난하게... 그리고 가끔은 과격하게 흘러간다...ㅋ
그 가운데 ... 감동도 있고... 웃음도 있고... 눈물도 있고... 사람 사는 재미도 있고...
뭐 이런게 사랑아니겠는가~ 대단하고 위대한 것만 사랑인건 아니잖아~ㅎ
책임질 누군가를 위해 자신의 미래를 잠시 바꿔보고, 안 입던 옷도 입어보고, 용기도 내보고...
조금 양보하면서 상대방의 얘기를 들어주고, 오해하지 않고, 이해해주고...
항상 곁에 있어주고, 그 사람만 바라봐주는 거....
생각하면 참 예쁜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