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스텔 톤의 바깥 배경에 덩그러니 놓여 있는 벤치,
벤치라는 일상적인, 흔한 장소가 보여주는 다섯 개의 사랑이야기.
사시 준비중인 남자, 다이어트 하겠다고 복싱하는 여자가 다투는,
극단 내에서 몰래 연애하는 줄도 모르고 후배에게 술취해 도와달라고 했다가
끝내 사실을 알고 비참한 기분을 삼키며 아무렇지 않은 듯 그들을 떠나는,
전라도 사투리가 귀여운 두 부부가 늦둥이 이야기를 하며 투닥거리는,
자폐증 남자와 자원봉사를 하다가 그와 사랑에 빠지는 여자가 이루어짐이 어려움에 눈물 짓는,
한평생을 함께 하다 금혼식을 앞둔 훈훈한 노부부가 이야기를 나누는,
그 소박하고 딱딱하지만, 그들의 이야기로 한없이 아름답고 반짝이는 벤치가 기억에 남는다.
시작되는 사랑, 몰래하지만 마냥 즐거운 사랑, 혼자 하는 사랑,
이미 정으로 사는 부부의 사랑, 어렵고 아픈 사랑, 이제 끝나가는 생에 함께 하는 사랑 ...
웃기도 많이 웃고 흐뭇해 한 적도 많았지만,
연극을 보면서 그렇게 눈물을 뚝뚝 흘려본 적도 처음인 듯하다.
낯설지 않은 유행가가 중간중간 관객의 귀를 이끌고,
그러나, 그들의 사랑에서 눈을 뗄 수 없는,
두시간이 채 못 되는 시간이 어느때보다 사랑하고 싶어지는 연극.
사랑에 관한 다섯개의 소묘 ♡
연말이고 사랑이야기라서 연말에 커플들 많이 보겠구나 싶었는데,
보고 나니까 부모님이나 친구들이랑 봐도 정말 좋을 거 같아요.
너무너무 인상깊은 연극이었습니다. 강추해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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