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12(토), 19:30 혜화역주변 좁은 골목에 위치한 소극장에서 우린 큰 감동을 받았다.
다섯커플의 사랑이야기를 통해 잔잔하고 깊은 여운을 남겨준 삶의 묘사.
가장 앞자리에 앉아 배우들의 수많은 관객의 눈을 압도하는 표정과 목소리, 동작은
1시간 40분이라는 공연시간을 정말 짧게 느끼게 해준다.
바닥에서부터 10cm 높이 밖에 차이나지 않는 무대에서의 동작들은
보는이에게로 하여금 물리적인 거리감을 떠나 전혀 새로운 세상을 보고 느끼게 해준다.
가끔 배우가 10cm 아래 관객석으로 내려오면 관객과 작품이 하나가 되는 그 짜릿함도 체험할 수 있다.
<내가 공연을 관람하고...>
"사랑에 관한 다섯개의 소묘"를 여자친구와 함께 관람했다.
연극이 끝나고, 돌아오는 발걸음에 연극에 대한 서로의 감정을 말로 표현하는 것에 한계를 느꼈지만
배우들이 보여준 열연과 감동의 기운을 지속시키는데는 충분했다.
여자친구와 이야기를 나누며, 처음 사귈때 프로포즈를 모호하게 한 이야기가 툭 튀어나왔다.
내 성격이 다소 우유부단하고 사랑고백에 쑥스러움을 많이 타는지라 사귀자는 말을 얼렁뚱땅하긴 했다.
친구사이에서 발전하여 연인으로 된 경우라 그런지 특히 그랬다.
아무튼 우리 둘 사이에 금기시 되는 말의 발단은 연극 "사.다.소" 였다.
결국 대학로를 20분 정도 걸었을까?...10분 뒤 우리는 각자 지하철을 타기에 이른다.
여섯번째 우리 사랑에 대한 소묘는 아직도 진행중이다.
p.s. 취객연기 / 자원봉사자 연기를 한 여자분 유쾌하고 사실적인 연기가 너무 감명깊네요.
관람석 맨 앞에서 "저...안봤는데요."를 조용히 외친 한 남자관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