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단막극이라기에, '베스트 선집'이라기에, 또 주제가 주제이니만큼 부담없이 볼 수 있겠다 싶어 골랐다. 결과적으로 그 기대를 잘 맞추어준 연극. 혹은 조금 그 이상일지도.
다섯개의 이야기.
무대는 여관방이다. 침대, 화장대, 티브이, 소형 냉장고, 그리고 욕실이 있는 전형적인 여관방. 이 한 공간에서 다섯 커플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노총각 노처녀>. 초등학교 동창인 남과 여는 동창의 결혼식이 끝난 후 뒤풀이를 위해 여관방을 잡았다. 다른 친구들과 함께 하기로 한 자리이지만 다들 애인이다 남편이다 하며 각자의 갈길로 가고 결국 짝없는 둘만이 남게 된다. 원체 하나부터 열까지 티격태격하는 이들인데, 어찌보면 잘 어울리는 것인지도...? 전형적인 로맨틱 코미디의 소재지만, 전소운, 민충석, 두 배우의 감칠맛나는 코믹연기와 호흡, 통통튀는 대사, 속도감있는 구성이 돋보인다. 전소운도 그렇지만 민충석의 개그에 가까운 연기가 인상적이었다. 단박에 사람을 끌어들이는 흡인력이 있다.
<얼론alone>. 이 단편은 존재감에 대한 이야기를 독특한 구성으로 풀어나간다. 실연당하고 자살을 결심한 여자. 죽기 위해 여관방을 찾는다. 베트남으로 신부감을 찾아 떠나는 시골 노총각. 내일 비행기를 타기 위해 여관방에 묵는다. 이들의 방은 옆방일수도 혹은 아닐수도 있다. 그러나 관객들은 같은 공간, 가까운 거리에 있는 이들의 모습을 동시에 보게 된다. 여자가 침대 위에 놓아둔 유서는 남자의 베트남어 공부쪽지가 되고, 남자가 침대위에 펼쳐놓은 넥타이를 여자는 집어들어 목을 매는 데 사용한다. 이들의 일상은 이렇게 (비현실적으로이지만) 교차한다. 결국 죽음으로 인한 부산함, 새로운 만남에 대한 기대로부터 놓여나, 예의 습관적으로 티브이를 켜고 침대에 걸터앉는 순간, 이들은 그제야 등을 맞대게 된다. 누구세요? 라고 물으며, 서로의 존재감을 확인하는 순간.
커다란 임팩트는 없지만, (영화에서 화면을 둘로 나누어 서로 다른 상황을 한꺼번에 보여주는 듯한) 독특한 이야기구성과 깔끔한 스토리라인이 돋보인다. 엄숙한듯 하면서도 코믹한 연기를 능청스럽게 소화하는 이혜원의 카리스마가 인상적.
그 외
불치병에 걸린 남자와 그 아내의 감정을 굵직하게 묘사한 <버릴 수 없는 사랑>
걸죽한 입담과 언발란스한 애교를 선보인 <전라도 부부>
마지막으로, 느긋한 호흡과 따뜻한 여운을 남기며 극을 마무리한 <할아버지 할머니>.
간혹 엠비씨 베스트극장에서 신선하고 감각있는 단막극을 만날때가 있는데, 이 역시 그런 느낌이다. 묵직한 임팩트는 없지만, 유쾌하고 구성력 있어서 부담없이 웃을 수 있고 웃고나서도 허탈하지 않다.
다섯개의 이야기.
무대는 여관방이다. 침대, 화장대, 티브이, 소형 냉장고, 그리고 욕실이 있는 전형적인 여관방. 이 한 공간에서 다섯 커플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노총각 노처녀>. 초등학교 동창인 남과 여는 동창의 결혼식이 끝난 후 뒤풀이를 위해 여관방을 잡았다. 다른 친구들과 함께 하기로 한 자리이지만 다들 애인이다 남편이다 하며 각자의 갈길로 가고 결국 짝없는 둘만이 남게 된다. 원체 하나부터 열까지 티격태격하는 이들인데, 어찌보면 잘 어울리는 것인지도...? 전형적인 로맨틱 코미디의 소재지만, 전소운, 민충석, 두 배우의 감칠맛나는 코믹연기와 호흡, 통통튀는 대사, 속도감있는 구성이 돋보인다. 전소운도 그렇지만 민충석의 개그에 가까운 연기가 인상적이었다. 단박에 사람을 끌어들이는 흡인력이 있다.
<얼론alone>. 이 단편은 존재감에 대한 이야기를 독특한 구성으로 풀어나간다. 실연당하고 자살을 결심한 여자. 죽기 위해 여관방을 찾는다. 베트남으로 신부감을 찾아 떠나는 시골 노총각. 내일 비행기를 타기 위해 여관방에 묵는다. 이들의 방은 옆방일수도 혹은 아닐수도 있다. 그러나 관객들은 같은 공간, 가까운 거리에 있는 이들의 모습을 동시에 보게 된다. 여자가 침대 위에 놓아둔 유서는 남자의 베트남어 공부쪽지가 되고, 남자가 침대위에 펼쳐놓은 넥타이를 여자는 집어들어 목을 매는 데 사용한다. 이들의 일상은 이렇게 (비현실적으로이지만) 교차한다. 결국 죽음으로 인한 부산함, 새로운 만남에 대한 기대로부터 놓여나, 예의 습관적으로 티브이를 켜고 침대에 걸터앉는 순간, 이들은 그제야 등을 맞대게 된다. 누구세요? 라고 물으며, 서로의 존재감을 확인하는 순간.
커다란 임팩트는 없지만, (영화에서 화면을 둘로 나누어 서로 다른 상황을 한꺼번에 보여주는 듯한) 독특한 이야기구성과 깔끔한 스토리라인이 돋보인다. 엄숙한듯 하면서도 코믹한 연기를 능청스럽게 소화하는 이혜원의 카리스마가 인상적.
그 외
불치병에 걸린 남자와 그 아내의 감정을 굵직하게 묘사한 <버릴 수 없는 사랑>
걸죽한 입담과 언발란스한 애교를 선보인 <전라도 부부>
마지막으로, 느긋한 호흡과 따뜻한 여운을 남기며 극을 마무리한 <할아버지 할머니>.
간혹 엠비씨 베스트극장에서 신선하고 감각있는 단막극을 만날때가 있는데, 이 역시 그런 느낌이다. 묵직한 임팩트는 없지만, 유쾌하고 구성력 있어서 부담없이 웃을 수 있고 웃고나서도 허탈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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