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극후기입니다, 너무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교회에서 같은 팀 사람들과 친해질 겸, 약속 경매를 라는 것을 했었다. 나는 연극데이트를 약속으로 내놓았고, 친한 오빠가 내 데이트를 샀다. 서로 시간을 맞추어 11월 8일 함께 “BEST-사랑에 관한 다섯 개의 소묘“를 보게 되었다. 사실 1년을 사귀어온 남자친구와 헤어진 지 1주일도 안 되서 사랑에 관한 연극은 피하고 싶었지만 ‘소묘’라는 단어가 마음에 들어 표를 덜컥 사버렸다. ‘사랑하는 사람이랑 보는 것도 아니고...... 이게 뭐야!’ 속으로 불평하며 보게 된 연극이 날 이렇게 울릴 줄 누가 알았겠는가! 시간이 되자 불이 꺼지고 연극이 시작되었다. 이 연극의 배경장소는 여관이다. 여관이라고 해서 짜릿하고 야한 장면을 생각했다면 그건 큰 실수다. 여관에서도 아름답고 순수한 사랑이 시작될 수 있다! 연극은 제목처럼 5개의 사랑이야기를 다루고 있는데 지금부터 하나씩 짧게 소개하겠다.[사랑이야기의 제목은 내 마음대로 붙여보았다.]
-첫 번째 이야기, 친구에서 애인으로. -
친구의 결혼식에 갔다가 동창들과 뒷풀이를 하기 위해 여관방 하나를 잡고 어려서부터 친구인 노총각과 노처녀가 여관방에 들어선다. 다른 친구들에게서 집에서 아내가 기다려서, 아이들이 기다려서 못 갈 것 같다는 전화가 온다. 둘은 들어올 때부터 티격태격한다. 너는 어디가 못 났니 그러니 시집을 못 간다느니 하면서 인신공격을 해대다가 나중엔 침대를 놓고 싸우고 이불을 놓고 싸운다. 두 사람이 티격태격하는 모습이 이제 막 사랑을 시작한 연인의 짜릿하고 귀여운 사랑싸움으로 보인 건 나뿐일까? 그렇게 싸우던 두 사람은 결국 지쳐 침대에 앉아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가 노처녀는 살포시 노총각의 어깨에 기대어 잠이 든다. 묘한 분위기가 흐르고 조명은 어두워진다. 그 뒤의 이야기는 당신의 상상에 맡기겠다.
-두 번째 이야기, 이별의 아픔과 사랑의 기대가 만나 사랑을 이룬다. -
두 사람이 들어온다. 여인은 자신을 찬 남자친구 때문에 자살할 생각으로 옛 추억이 담긴 여관방을 찾았다. 중년의 남자는 시골 노총각인 듯하다. 결혼을 하게 될 베트남 처녀와의 만남을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리며 여관방에서 하루를 묵는다. 여자는 목을 매어보고 약을 먹어 보며 자살을 시도하지만 빈번히 실패한다. 남자는 베트남어를 외우고 있다. 두 사람이 동시에 침대에 앉는다. 서로의 등이 닿고 흠칫 놀라 돌아본다. “누구세요?” 조명이 어두워진다. “누구세요?” 새로운 사랑의 시작일지도 모르겠다.
-세 번째 이야기, 함께 하는 게 부부야. -
환자복을 입은 한 남자가 침대에 걸터앉아 성경을 소리 내어 읽는다. 출애굽기다. 읽다가 집중이 안 되는지 같은 부분을 읽고 또 읽다가 결국엔 짜증이 나 성경을 던져버린다. 지쳐 보이는 여자가 방으로 들어온다. “너 왜 또 왔니?” 여자가 남자에게 묻는다. “돈은?” 남자가 묻는다. “병원으로 돌아가자.” 여자가 말한다. “싫어, 돈은?” 남자가 말한다. 남자는 위암에 걸려 죽을 날을 기다리고 있다. 여자는 그의 아내이다. 여자는 같이 죽자고 한다. 남자는 싫다고 한다. 남자는 농담인지 진담인지 알 수 없게 나중에 재혼하면 정력 좋은 남자랑 결혼하라는 등 여자에게 이런 저런 남자를 추천해준다. “그만해, 재미없어. 유치해.” 두 사람은 정말 서로 사랑하긴 하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들 때 쯤, 여자가 울기 시작한다. “너 이럴 거면서, 나 혼자 놔두고 갈 거면서 왜 나랑 결혼했니? 이럴 거면 처음부터 함께 하질 말지.” 여자가 지금까지 화를 내고 짜증을 낸 이유를 그때서야 깨달았다. 약값 대기 힘들어서도 아니었고 남편의 짖꿎은 괴롭힘과 욕설 때문도 아니었다. 남자를 너무 사랑해서였다.
-네 번째 이야기, “당신, 이거랑 해.” -
지저분하게 어질러진 방에 중년의 남자가 혼자 낄낄거리며 만화책을 보고 있다. 그 때, 웬 아주머니가 들어온다. 남자의 아내이다. 알고 보니 남자는 빚을 지고 도피 중이고, 아주머니는 남편을 찾아왔다. 아내는 남편에게 온갖 욕을 해댄다. 남편도 지지 않고 꼬박꼬박 핑계를 댄다. 그러다가 아내가 묻는다. “당신은 오늘이 뭔 날이지나 아는 겨?” “내가 그걸 잊었으면 인간이 아니지라잉. 옛다, 선물 하나 사 부렸다.” 멋없게 검은 비닐봉지에 둘둘 말린 스카프를 받고 아내는 부끄럽게 좋아한다. “당신, 이거랑 해.”하면서 남편은 손가락 4개를 들어 보인다. “그게 뭔 소리다요?” 눈치도 없게...... “4 랑 해.”
-다섯 번째 이야기, 풋풋한 첫 사랑. -
내가 적은 제목을 보고, “청춘남녀의 사랑이야기구만.” 했을 것이다. 미안하지만 아니다. 마지막 이야기는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사랑이야기다. 어릴 적 잠시 사랑의 눈길을 나누었지만 결국 서로 다른 사람과 가정을 꾸리고 아이를 낳고 이제는 다 커버린 아이들과 손주를 둔 늙은이가 되어 두 사람은 다시 만났다. 할머니는 곧 이민을 간단다. 할아버지는 이제야 다시 만난 첫 사랑을 놓칠 수 없다며 할머니를 붙잡는다. “나랑 파란 대문에 빨간 지붕이 있는 집에서 같이 살자.” 나는 이 대사에 또 다시 왈칵 눈물을 쏟았다. 세상에 저렇게 멋진 프로포즈가 또 어디에 있는가! 할머니를 설득하다 지쳐 잠이든 할아버지를 바라보는 할머니의 눈에는 사랑이 담겨있다.
다섯 개의 사랑이야기에는 사랑의 편안함, 애절함, 짜릿함, 구수함 그리고 설렘이 담겨있었다. 나의 사랑이야기는 이중 어느 것일까? 또 다시 사랑에 빠지고 싶어지게 하는 아름다운 소묘였다.
교회에서 같은 팀 사람들과 친해질 겸, 약속 경매를 라는 것을 했었다. 나는 연극데이트를 약속으로 내놓았고, 친한 오빠가 내 데이트를 샀다. 서로 시간을 맞추어 11월 8일 함께 “BEST-사랑에 관한 다섯 개의 소묘“를 보게 되었다. 사실 1년을 사귀어온 남자친구와 헤어진 지 1주일도 안 되서 사랑에 관한 연극은 피하고 싶었지만 ‘소묘’라는 단어가 마음에 들어 표를 덜컥 사버렸다. ‘사랑하는 사람이랑 보는 것도 아니고...... 이게 뭐야!’ 속으로 불평하며 보게 된 연극이 날 이렇게 울릴 줄 누가 알았겠는가! 시간이 되자 불이 꺼지고 연극이 시작되었다. 이 연극의 배경장소는 여관이다. 여관이라고 해서 짜릿하고 야한 장면을 생각했다면 그건 큰 실수다. 여관에서도 아름답고 순수한 사랑이 시작될 수 있다! 연극은 제목처럼 5개의 사랑이야기를 다루고 있는데 지금부터 하나씩 짧게 소개하겠다.[사랑이야기의 제목은 내 마음대로 붙여보았다.]
-첫 번째 이야기, 친구에서 애인으로. -
친구의 결혼식에 갔다가 동창들과 뒷풀이를 하기 위해 여관방 하나를 잡고 어려서부터 친구인 노총각과 노처녀가 여관방에 들어선다. 다른 친구들에게서 집에서 아내가 기다려서, 아이들이 기다려서 못 갈 것 같다는 전화가 온다. 둘은 들어올 때부터 티격태격한다. 너는 어디가 못 났니 그러니 시집을 못 간다느니 하면서 인신공격을 해대다가 나중엔 침대를 놓고 싸우고 이불을 놓고 싸운다. 두 사람이 티격태격하는 모습이 이제 막 사랑을 시작한 연인의 짜릿하고 귀여운 사랑싸움으로 보인 건 나뿐일까? 그렇게 싸우던 두 사람은 결국 지쳐 침대에 앉아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가 노처녀는 살포시 노총각의 어깨에 기대어 잠이 든다. 묘한 분위기가 흐르고 조명은 어두워진다. 그 뒤의 이야기는 당신의 상상에 맡기겠다.
-두 번째 이야기, 이별의 아픔과 사랑의 기대가 만나 사랑을 이룬다. -
두 사람이 들어온다. 여인은 자신을 찬 남자친구 때문에 자살할 생각으로 옛 추억이 담긴 여관방을 찾았다. 중년의 남자는 시골 노총각인 듯하다. 결혼을 하게 될 베트남 처녀와의 만남을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리며 여관방에서 하루를 묵는다. 여자는 목을 매어보고 약을 먹어 보며 자살을 시도하지만 빈번히 실패한다. 남자는 베트남어를 외우고 있다. 두 사람이 동시에 침대에 앉는다. 서로의 등이 닿고 흠칫 놀라 돌아본다. “누구세요?” 조명이 어두워진다. “누구세요?” 새로운 사랑의 시작일지도 모르겠다.
-세 번째 이야기, 함께 하는 게 부부야. -
환자복을 입은 한 남자가 침대에 걸터앉아 성경을 소리 내어 읽는다. 출애굽기다. 읽다가 집중이 안 되는지 같은 부분을 읽고 또 읽다가 결국엔 짜증이 나 성경을 던져버린다. 지쳐 보이는 여자가 방으로 들어온다. “너 왜 또 왔니?” 여자가 남자에게 묻는다. “돈은?” 남자가 묻는다. “병원으로 돌아가자.” 여자가 말한다. “싫어, 돈은?” 남자가 말한다. 남자는 위암에 걸려 죽을 날을 기다리고 있다. 여자는 그의 아내이다. 여자는 같이 죽자고 한다. 남자는 싫다고 한다. 남자는 농담인지 진담인지 알 수 없게 나중에 재혼하면 정력 좋은 남자랑 결혼하라는 등 여자에게 이런 저런 남자를 추천해준다. “그만해, 재미없어. 유치해.” 두 사람은 정말 서로 사랑하긴 하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들 때 쯤, 여자가 울기 시작한다. “너 이럴 거면서, 나 혼자 놔두고 갈 거면서 왜 나랑 결혼했니? 이럴 거면 처음부터 함께 하질 말지.” 여자가 지금까지 화를 내고 짜증을 낸 이유를 그때서야 깨달았다. 약값 대기 힘들어서도 아니었고 남편의 짖꿎은 괴롭힘과 욕설 때문도 아니었다. 남자를 너무 사랑해서였다.
-네 번째 이야기, “당신, 이거랑 해.” -
지저분하게 어질러진 방에 중년의 남자가 혼자 낄낄거리며 만화책을 보고 있다. 그 때, 웬 아주머니가 들어온다. 남자의 아내이다. 알고 보니 남자는 빚을 지고 도피 중이고, 아주머니는 남편을 찾아왔다. 아내는 남편에게 온갖 욕을 해댄다. 남편도 지지 않고 꼬박꼬박 핑계를 댄다. 그러다가 아내가 묻는다. “당신은 오늘이 뭔 날이지나 아는 겨?” “내가 그걸 잊었으면 인간이 아니지라잉. 옛다, 선물 하나 사 부렸다.” 멋없게 검은 비닐봉지에 둘둘 말린 스카프를 받고 아내는 부끄럽게 좋아한다. “당신, 이거랑 해.”하면서 남편은 손가락 4개를 들어 보인다. “그게 뭔 소리다요?” 눈치도 없게...... “4 랑 해.”
-다섯 번째 이야기, 풋풋한 첫 사랑. -
내가 적은 제목을 보고, “청춘남녀의 사랑이야기구만.” 했을 것이다. 미안하지만 아니다. 마지막 이야기는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사랑이야기다. 어릴 적 잠시 사랑의 눈길을 나누었지만 결국 서로 다른 사람과 가정을 꾸리고 아이를 낳고 이제는 다 커버린 아이들과 손주를 둔 늙은이가 되어 두 사람은 다시 만났다. 할머니는 곧 이민을 간단다. 할아버지는 이제야 다시 만난 첫 사랑을 놓칠 수 없다며 할머니를 붙잡는다. “나랑 파란 대문에 빨간 지붕이 있는 집에서 같이 살자.” 나는 이 대사에 또 다시 왈칵 눈물을 쏟았다. 세상에 저렇게 멋진 프로포즈가 또 어디에 있는가! 할머니를 설득하다 지쳐 잠이든 할아버지를 바라보는 할머니의 눈에는 사랑이 담겨있다.
다섯 개의 사랑이야기에는 사랑의 편안함, 애절함, 짜릿함, 구수함 그리고 설렘이 담겨있었다. 나의 사랑이야기는 이중 어느 것일까? 또 다시 사랑에 빠지고 싶어지게 하는 아름다운 소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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