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은 부부의 이야기
늙은 부부의 사랑이야기 를 다루는 연극이라고 하면 대충은 내용이 짐작 갔지만
역시 실제로 눈앞에서 연극을 보니 느낌이 새롭고 가깝게 다가왔다. 늙으면 어
린애가 된다고 했던가? 두 노인이 알콩달콩 사랑 하는 모습을 보면서 그 모습이
너무나 정감 가고 사랑스럽게만 느껴졌다. 사실 노인들이 사랑을 하고 재혼을
하기에는 아직까지 우리 사회가 보수적이고 인식이 좋지 않은 것 이 사실이다.
하지만 늙은 부부는 용감했다. 그런 사실을 부정하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굴복하
지도 않았다. 한마디로 말한다면 순수하게 사랑만 생각한 늙은 부부가 너무나 부
러웠다. 그리고 그렇게 하지 못하는 내 자신이 너무나 초라하게 느껴졌던 연극이
었다. 그리고 마지막 부분에서는 여학우들이 우는 소리가 들렸 었는데 나도 눈물
이 날뻔한걸 참느라 너무 힘들었다.
사랑에 관한 다섯개의 소묘
예전에 러브액츄얼리란 영화를 보았을때 참 잘 만든 영화라고 생각했었다. 옴니부스 형식의 새로운 시도로 신선함을 선사했던 영화인데 "사랑에 관한 다섯가지 소묘" 는 10년 전부터(어디서 봤는데 맞나요?) 해왔다고 하는 것으로 보아 연극이란 것이 참 진보적이고 앞서 간다는 느낌이 들었다. 또 하나 영화를 볼때와 달라진 점이 있다면 영화는 시커먼 전우들과 봤지만 (군대에서 봤는데 이딴 영화를 빌려왔냐는 고참들의 갈굼속에 꿋꿋히 봤던 기억이 난다.나중엔 모두 집중했음) 연극은 좋아하는 여인네와 봤다는 것이다. 므흣~
첫번째 이야기, 젊은 두 남녀의 사랑(?) 초등학교 동창 이었던 두 남녀의 사랑 직전의 이야기 이다. 마치 불씨만 지펴주면 활활 타오를것 같은 긴장감(?)이 느껴졌던건 왜일까? 개인적으로 가장 추구 하고 싶은 인간관계 유형 이기도 하다. 다 털어놓을 수 있는 남녀 친구 사이에서 연인으로 발전하는 가장 하기 어려운 사랑이기도 하지만 일단 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을것 같은....
두번째 이야기, 극적이면서도 조금은 진부한 느낌을 지울 수 없는 사랑이야기 이다. 위기와 기회의 만남이랄까.. 다섯개의 연극중 그 만남이 가장 운명적이라고 볼 수 있는 사랑이다.
세번째 이야기, 원수를 사랑하라는 명언이 있듯이, 세번째 사랑은 웬수를 사랑하는 것이다. 사랑이란 삶의 고단함 앞에서 얼마나 쭈그러드는지 익히 알고 있지만 이런 사랑이 있기에 사랑이란 이름으로 삶 앞에서 당당할 수 있지 않을까?
네번째 이야기, 이게 사랑일까? 사랑보단 연민이나 후회 안타까움의 감정이 느껴졌다. 차라리 파격적으로 부부가 같은 시한부 인생이었다면 수평적 관계에서 사랑이라고 볼 수도 있지 않았나 싶다. 드라마나 영화에서 보지 못한 그런 사랑이 아쉬웠다.
다섯번째 이야기, 왠지 마지막은 이런 사랑일꺼야! 라고 생각했던 것이 그대로 들어맞았다. 늙은 부부의 사랑이야기와 비교하면서 볼 수 있었던 사랑이었다. 개인적으론 늙은 부부의 사랑이야기가 더 재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