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늙은 부부 이야기 감상 평 입니다 ^^
늙은 부부 이야기.
조금 부끄러운 이야기 지만 이번 기회를 통해 연극을 처음 보게 되었다.
영화나 음악공연장등은 자주 찾지만 어떻게 된 일인지 연극은 한번도 보러가 보질 못했다.
연극 하면 왠지 어렵고 비주류 문화라는 느낌이 들어서였던것 같다.
수업을 같이 듣는 친구와 대학로로 갔다. 소극장을 잘 못찾아 조금 헤맸지만
연극이 시작하기전에 소극장에 도착할수 있었다.
B-31번. 표를 받고 아, 좀 뒤겠거니 했는데 극장 안에 들어가보니
깜작 놀랄만큼 소극장 내부가 작았고 무대와 간격도 없었다.
늙은 부부 이야기는 황혼의 나이에 접어들고 배우자를 미리 보낸 두 노인의 이야기 였다. 이점순 할머니(성병숙)가 혼자 사는집에 박동만 할아버지(이순재)가
세를 들어 살게 되면서 일어난 이야기였다. 처음엔 티격태격 하지만
결국 서로를 사랑하고 재혼을 하게 되어 제 2의 행복을 맛본다.
그러나 할머니가 병에 걸려 먼저 세상을 떠나는 이야기였다.
남편과 사별한 할머니는 혼자 산다고 무지받지 않고 더 강하게 살기위해
욕을하며 살아갔고 할이버지는 부인과 사별한 후 허풍과 멋을 내며
살아갔다. 하지만 할머니, 할아버지는 모두 사랑하는 배우자를
먼저 잃고서 외로움을 느끼고 마음속으로 의지할곳을 찾고있던것 같다.
두 사람의 사랑은 순박하고 따듯했다. 돋보기 없인 작은 글씨를 볼 수도
없지만 신혼여행을 가자며 운전면허 공부를 하고 할머니가 자기보다
매일 상에 오르는 오이소박이를 더 좋아하는것 같다며 질투를 느낀다.
또 서로의 예전 배우자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 나누며 이해하고
함께 추억하는 모습은 그들의 나이에서 우러나오는 마음의 여유와 따듯함이 느껴졌다.
가장 인상깊었던 장면은 할머니의 병세가 무거워 졌을때 쪽마루에서
할머니가 할아버지의 등을 가만히 쓸어내리며 이야기 나누는 장면이었다.
구부정하고 늘진 할아버지의 어깨를 할머니가 눈물을 훔치며 쓸어내리는
장면은 사랑한다는 말보다 간절하고 서로 의지하고 있는 마음을 느낄수 있었다.
할머니가 먼저 떠난후 할머니를 그리워 하는 할아버지의 모습도 무척 애잔했다.
할머니 사진을 어루만지고 추워진 날씨에 모자와 목도리를 해 주는 모습에
할머니와 함께 했던 쪽마루는 더욱 쓸쓸해 보였다.
어떻게 보면 평범하고 평면적인 소재였고 영화로 만들었다면 자칫 진부할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 공연은 연극으로서의 매리트를 톡톡히 살려 제작한것 같았다.
두 사람의 뛰어난 연기력에는 스크린 상으로는 느낄수 없는 사랑이 전해져 왔다.
관객과 호흡하는 무대였다. 연극이라는 장르에 한걸음 가까이 다가간것 같은
좋은 경험이었다.
-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