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학교 친구가 너무 재밌게 봤다고, 그야말로 강력 추천을 해준 덕분에 더 보고 싶은
연극이었습니다. 기대가 너무 크면 실망도 큰 법인데 기대 이상의 정말 즐거운 날이었어요.
연극을 본 날 시험을 너무 못 봐서 우울해하고 있었는데 보고 나와서 어찌나 기분이
좋던지 시험걱정은 싹 다 날려버릴 수 있었어요.
다섯 가지 이야기 하나하나에 너무 행복해지는 사람 냄새가 났습니다. 요즘은 코미디 프로
그램을 봐도 웃음이 나지 않았는데 그렇게 큰 소리로 웃어본 지도 정말 오랜만이었어요. 어
느새 크게 웃고 있는 저를 발견하고 흠칫 놀라기도 했으니까요.
저는 첫 번째 소묘와 다섯 번째 소묘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오랜만에 만난 두 친구
가 토닥거리면서 다투는 게 귀엽고. 정말 연극인이란 이런 거구나 제대로 느낄 만한 감동도
있었고요. 여자 주인공이 여관 아주머니와 전화 통화를 하다가 점점 언성이 높아지는 장면
에선 같이 숨고르기를 하고 있는 듯 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다섯 번째 소묘는 할머니, 할아버지의 사랑에 시린 손마저 따뜻해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마음은 물론이고요. 잠이 든 할아버지가 깰까봐 조용히 이불을 덮어주시는 할머니의 모습이
마지막 여운으로 오래 남았습니다.
연극이 끝나고 흘러나오는 노래에, 작은 공간에 쏟아지는 박수 소리. 기분이 황홀했어요.
집에 돌아가 ‘엄마, 아빠 정말 재밌었어요, 꼭 가서 보세요’ 소리치며 잠들기 전까지 들떠
있었던 제 모습이 떠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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