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올려도 되는 건지 모르겠네요^^
"오늘 닭집에 갔었다!"를 보고 왔어요.
24년을 살면서 연극이라는 것을 처음 보러 갔어요.
그래서 그런지 기대도 참 많이 했어요^^;;
남자친구랑 같이 대학로를 왔는데 처음에는 아룽구지 소극장을 못 찾아서 한 바퀴 돌면서 헤맸어요~
처음 들어서면서 막 시끌시끌한 분위기가 참 생소했어요.
저는 클래식 작곡 전공인데 '공연장'하면 조용~하고 차분한 분위기만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들뜬 마음으로 연극을 봤어요.
처음이라서 얼떨떨했지만 너무 재밌었어요.
시장에서 열심히 일하는 모습들을 보면서 정말 여러가지 감정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도라지 파는 할머니랑 박스 줍는 할머니 보면 마음이 찡했고
또 활기차게 아침을 맞이하는 시장 상인들을 보면서 참 열심히 산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언젠가 재수할 때 들은 이야기인데요
공부하다가 지칠 때 시장을 한 번 가보라는 거에요~ 특히, 새벽 시장을요!
그러면 열심히 사는 그분들을 보면서 느끼는 게 있을 거라고 하더군요.
그리고 또 시장 상인들끼리 엮여 있는 무언가 끈끈함이 느껴졌어요.
전 개인적으로 주마담과 제천댁 사이에 오해나 분쟁이 있을 때마다
가운데서 말리고 서로를 이해하라고 말해주던 국밥집 아주머니랑 야채가게 순미씨가
정말 시장 상인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닭집 주인 제천댁이 자기 아들이 아닌 종구에 대한 깊은 사랑이 잘 느껴졌구요.
주마담과 시장관리인 이씨의 야릇한 관계도 재밌었어요.
그리고 일인 다역의 감초역할을 맡아서 연기를 정말 잘해주신 지퍼 채우던 형사님, 잊을 수 없어요.
사건이 많았지만 그 안에서 소소한 행복들을 느낄 수 있는 '시장'이라는 곳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된 재미있는 연극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