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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관극평

더 벤치 - 아츠 윤설한님

작성자경미bebe|작성시간06.08.11|조회수30 목록 댓글 0
 

더 벤치는 대사보다 움직임이 더 많다. 사실 대사가 아주 적다. 대사는 이미지를 고정시키고 명확하게 해주는..의미를 한정하는 역할은 한다. 하지만 그런 대사가 아주 적어 어떤 뜻이겠구나 짐작은 하지만 확신을 하기에는 힘들었다. 대신 음악과 움직임이 이미지를 더욱 풍부하게 표현했다. 조명이나 음악, 동작들이 참 조화가 잘 된 것 같다. 그래서 이미지극이라 하나보다.

 

공연은 산뜻했다. 스케치해내는 광경에 소음이 배제된 것처럼. 창 너머로 바라보는 바깥풍경과도 같은 그런 느낌이 들었다.
죽음의 풍경에 대해서 조차도..여러개의 에피소드는 크로키처럼 스케치되고 다음 스케치북 장으로 넘어간다. 시작부터 무대중앙에 놓여있는 벤치는 낱장들이 흩어지지 않게 모아주는 스케치북같았다.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장애인이 나오는 장면이었다. 어릴때 신나게 불렀던 비행기라는 멜로디가 그렇게 쓸쓸한 울림을 가질수도 있구나 싶었다. 자유가 제한되어 있다. 제대로 움직일 수가 없다. 종이비행기를 날리며 언니가 좋아하는 사이 동생은 도망간다. 동생을 나쁘다하기에는 그녀의 마음도 외면하기 힘들다. 씁쓸함과 안타까움만이 남는다.

 

모든 에피소드들이 괜찮았다. 비통함 가운데 죽음의 의미를 모르는 아이도, 장애인과 동생도, 여고생의 상상도, 노부부이야기도, 모녀의 이야기도, 연인이 되어가는 사람들이 이야기도..일상적이라 표현할 수 있는 상황이 1시간 20분 정도의 시간동안 천천히 스치고 지나갔다. 전혀 일상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투명한 테이크아웃 컵에 소주를 부어마시는 것. 그게 이 공연의 감성이 아닌가 하다. 쓰디 쓸수도 있지만 투명하고 세련되고 유쾌함이 감도는 그런 느낌. 지극히 도시적인.

 

짜증날정도로 더운 여름에 볼만한 공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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