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턴
대학 졸업 후 처음 가진 일자리
그곳에는
내 몫으로 정해진 자리가 없었다
그날그날 빈 책상을 찾아
노트북을 옮겨 다녔다
간이테이블까지 꽉 찬 날은
옆 건물 카페에 가야 했다
늘 보부상처럼
커다란 보따리를 들고 다녔다
텀블러 칫솔 핸드크림 여행용 티슈
휴대폰 충전기도
나와 함께 자리를 옮겨 다녔다
볼펜 가위 자 같은 문구류도
보따리에 넣고 다녔다
정장 입은 직장인들 손에서
가볍게 흔들리는
작고 예쁜 가방을 바라보며
저 사람들 가방엔
스테이플러 같은 건 들어있지 않겠지
계약기간 끝날 때
두고 가는 건 없나 확인했나요
묻는 말에 표정으로 말한다
확인할 필요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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