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위에서 / 홍현은 (2026.06)
쓰나미처럼 사납게 왔다간 성난 파도
집도 공장도 모두 무섭게 집어삼켰다
공장 담벼락 빨간 넝쿨장미는 두려운 듯
가시에 찔렸는지 부르르 떨며 아프다고 소리친다
무엇부터 손을 대야할지 무얼 해야 할지
가느다란 손으로 멍하니 허공만 휘젓고 있다
사나운 파도는 잠잠해질 수 있을까
얼마를 기다려야 숨을 쉴 수 있을까
쓸려나간 세간살이는 다시 건져 쓸 수 있을까
버티고 있는 앙상한 기둥만 안쓰럽게
힘겨운 숨을 헉헉 내뱉는 하루
행여 다시 겹쳐 올 파도가 또 있을까
깜깜한 밤에 하얀 거품만 토해낸다
독버섯 같은 하루를 곧추세워 보려
힘겹게 헤엄치며 발버둥 쳐 본다
어쩜 그 사람도 어쩔 수 없었겠지
그도 거센 파도를 미처 피하지 못했으리
스스로를 달래고 위로하며
눈을 부릅뜨고 젖 먹던 힘 다해
두 손으로 파도를 움켜 쥐어본다
다시 밀려오지 않게 양팔을 크게 벌려
단단히 버티며 파도를 감싸 안는다
파도 위에 다시 쓰러지지 않으려
담장 흐드러진 빨간 넝쿨장미도
가시를 사납게 세워 눈을 부릅뜬다
거센 물결이 서서히 잔잔해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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