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고 푸른 파도
순하게 철썩철썩
바람에 일렁이었다
IMF란 놈이
성난 파도 같이 밀려와
내 삶을 휘감아 밀어냈다
이십삼 년 운영하던 사업
IMF란 거센 파도에 휩쓸려
서울에서 안산으로 떠 내려왔다
멀리 밀어내던 재봉틀
살아내기 위해 가까이 손잡았다
거세게 출렁이는 파도
온 몸으로 버텨내며
부서질지언정 더 떠내려가지 않으려
발가락마다 힘 꽉 주고
밤낮없는 고단한 손놀림 견디고 보니
나의 섬이 된 재봉틀
많은 세월 지나
퇴색의 계절에서 돌아보니
사납게 덤벼들던 거센 파도
부수고 무너뜨리느라 몸부림친 날들
이제는 잔잔한 은빛 파도가 되어
철썩철썩 일렁이니
반짝이는 구슬로 보이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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