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 속에는
바람이 잠들어 있어
부르기만 해도 시원하다
겨우내 어두운 다락방에 누워
숨죽여 바람 잠재우던 부채
무성한 나무잎
뜨거운 여름 햇쌀
부채는 참았던 숨 내쉬듯
하얀 날개 활짝 펼쳐
바람꽃으로 피워낸다
뜨거운 햇빛 가려주고
이마에 맺힌 송글송글 땀방울
시원하게 식혀주며
공원 산책길 달려드는 모기떼
휘저어 날려 보내는 부채
여름은
부채와 함께 피어나
부채와 함께 접는다
여름꽃으로 피워낸
시원한 바람꽃
매미 소리 점점 멀어지고
저녁노을 서늘해질 때면
부채는 바람을 거두어 품에 안고
뜨겁던 여름과 함께
스르르 날개를 접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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